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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주 하반기엔 살아날까] 가짜 백수오 무혐의에도 실적 부진 악재

[홈쇼핑주 하반기엔 살아날까] 가짜 백수오 무혐의에도 실적 부진 악재

사진:중앙포토
이른바 ‘가짜 백수오 논란’으로 증권시장에서 내츄럴 엔도텍에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은 피눈물을 흘려야 했다. 비록 지난 6월 26일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수사를 종결해 그 사이 폭락했던 주가가 반등하기는 했지만, 투자자들의 아픔은 치유되지 않고 있다. 가짜 백수오 논란에 홈쇼핑주도 타격을 받았다. 내츄럴엔도텍이 지난해 백수오로 기록한 매출 1240억원 가운데 75%가 넘는 940억원어치가 홈쇼핑을 통해 판매됐을 만큼 백수오와 홈쇼핑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다. 이에 백수오를 판매해온 홈쇼핑 기업들은 환불로 인한 막대한 손실과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 등으로 노심초사해야 했다.

주가에도 그만큼 변동성이 커졌다. 5월 중순에서 6월 말까지 주가 추이를 보면 지난해 매출 기준 홈쇼핑 업계 1위인 CJ오쇼핑(26만원대→19만원대)과 2위 GS홈쇼핑(25만원대→20만원대), 3위 현대홈쇼핑(13만원대→12만원대) 모두 일제히 하락했다. 올 봄 코스피에 상장된 엔에스쇼핑(26만원대→19만원대)이나 장외주식으로 거래되는 롯데홈쇼핑 또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검찰의 무혐의 처분이 나온 지 한 달 정도 지난 최근 들어서도 홈쇼핑주는 좀체 시원하게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CJ오쇼핑이 21만원대를 회복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고점 찍고 저무는 해로 돌아섰나
2013~2014년 한때 주가가 고공비행하며 찬란했던 홈쇼핑주는 최근 1년간 급격히 ‘저무는 해’로 분류됐다. 내수 경기의 침체 등으로 기업마다 실적이 정체·악화된 데다, 홈쇼핑 시장 자체도 레드오션이 되면서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CJ오쇼핑은 지난해 매출이 1조27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422억원으로 9.6%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전년 동기 대비 17.5% 감소한 329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데 그칠 만큼 실적이 악화됐다. GS홈쇼핑도 2013년 1537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1373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현상 유지에 성공(영업이익 1448억원→1451억원)한 현대홈쇼핑이나, 4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큰 폭(781억원→1012억원)으로 증가한 롯데홈쇼핑도 있었지만 이들 기업도 홈쇼핑주의 몰락이라는 큰 흐름을 막을 순 없었다. 이처럼 부진의 늪에 빠진 홈쇼핑주의 반등이 단기간 내에 이뤄질 수 있을까? 증권가 전망이 아직은 밝지 않다. 근거는 역시나 실적이다. 특히 올 2분기에는 가짜 백수오 논란에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인한 유통 업계 전반의 소비 침체까지 이어지면서 홈쇼핑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예외 없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우선 CJ오쇼핑에 대해서는 비교적 높은 강도로 비관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홍성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J오쇼핑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8% 감소한 517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약 19% 밑돌 것”이라며 “백수오 파동과 메르스의 영향으로 매출이 부진했고 일회성 환불 비용도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CJ오쇼핑은 경쟁사들에 비해 백수오 환불 비용이 클 것으로 추정되고, 재정비 중인 모바일쇼핑 부문에 투입되는 마케팅 비용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홈쇼핑주 중에서도 투자 매력도가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가짜 백수오 논란에 이어 실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홈쇼핑주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GS홈쇼핑도 비관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백수오 환불 비용은 업계 평균 30억~4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는데 GS홈쇼핑은 평균 범위 내에서 올 2분기에 전액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이에 따라 GS홈쇼핑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25.9%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또한 홈쇼핑 상품 구성 중 생활필수품의 비중이 미미해, 올 6월 메르스로 인해 다소간 기대됐던 온라인 채널의 반사이익도 뚜렷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증권가는 현대홈쇼핑의 올 2분기 영업이익도 시장 전망치를 27%가량 밑돌면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한다. 롯데홈쇼핑도 롯데쇼핑이 홈쇼핑뿐 아니라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거의 모든 사업 부문에서 실적이 저조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전망이 어둡다.

증권가는 이렇듯 홈쇼핑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면서 홈쇼핑주에도 당분간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하지만, 올 하반기 전반적인 주가에 대해서는 반등 가능성을 열어뒀다. 올 하반기가 기술적 반등 시점일 수 있다는 것이 그 첫 번째 근거다. 홍성수 연구원은 현대홈쇼핑을 예로 들었다. 그는 “최근 현대홈쇼핑 주가는 지난 2012년 말 이후 신저가를 기록할 만큼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며 투자 의견 ‘매수’를 고수했다. 두 번째로 하반기 모멘텀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다. 증권가가 주목하는 종목은 GS홈쇼핑이다. 안지영 연구원은 “GS홈쇼핑의 경우는 경쟁사들에 비해 뚜렷한 배당정책을 앞세우면서 주주 환원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는 투자자들의 센티먼트(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인 만큼 올 하반기에는 점진적인 모멘텀 회복을 기대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김기영 SK증권 연구원도 “GS홈쇼핑은 부진한 TV 부문과 달리 최근 모바일 부문에서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올 하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70% 안팎의 고성장이 예상된다”면서 이 회사의 모바일 부문 실적 개선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판촉비 경쟁 등으로 수익성 개선은 다소 지체될 것”이라면서도 “메르스 사태 등으로 인한 소비 침체 우려가 해소되는 올 3분기 말부터 4분기 초 사이에는 점진적인 소비 회복이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GS홈쇼핑·엔에스쇼핑에 주목
이와 함께 증권가는 전신(前身)이 농수산TV로, 수익성이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되는 엔에스쇼핑도 주목할 만하다고 분석한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에스쇼핑은 주요 수익원인 TV 홈쇼핑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데다, 식품 위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송출 채널 간 트래픽 격차가 줄면서 업계 내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 연구원은 “엔에스쇼핑은 식품을 취급하는 TV 채널의 경쟁력이 구조적으로 커지는 환경이라 투자 매력도가 높다”며 “자회사인 하림식품이 대단위의 식품 클러스터를 조성 중으로, 이를 통해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상품 개발을 이어나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이창균 기자 lee.changkyu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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