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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펀드④ NH-CA Allset성장중소형 펀드] 막연한 성장 기대보다 매출 신장에 무게

[명품펀드④ NH-CA Allset성장중소형 펀드] 막연한 성장 기대보다 매출 신장에 무게

올 상반기 동안 국내 주식형 펀드 중에서 중소형 펀드가 단연 돋보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7월 22일까지 국내 액티브주식중소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32%였다.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9.9%)의 세 배 수준이었다. 국내외 펀드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지난 3년간 평균 누적 수익률은 76%에 이른다. 중소평 펀드의 높은 수익률은 장기 불황에 따라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의 대형주가 부진하자 상대적으로 성장성이 큰 중소형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렸기 때문이다. 물론 6월 말 유럽연합(EU)-그리스의 채무협상이 난항을 겪는 사이 국내 증시가 출렁대며 중소형주의 상승세도 다소 꺾였지만 최근 그리스의 채무협상 타결 이후 다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미약품·이수페타시스·신흥기계 등에 투자
일러스트:중앙포토
대내외 악재 속에 증시의 변동성은 커질 수 있지만 이런 장세에도 꾸준하게 수익을 올리는 중소형 펀드가 있다. 바로 NH투자증권의 ‘NH-CA Allset성장중소형 펀드’다. 이 펀드는 지난 6월 4일 ‘NH-CA 대한민국 NO.1 중소형주’ 펀드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새로운 희망, 완벽한 준비라는 뜻인 ‘Allset’은 NH-CA자산운용의 투자상품 브랜드이기도 하다. 이름에 걸맞게 수익률도 높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54%, 3년 수익률은 87%에 달한다. 7월 22일 기준으로 운용 설정액이 284억원에 불과한 작은 펀드지만 이렇게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비결은 뭘까.

이 펀드의 운용을 맡고 있는 홍정모 펀드매니저는 “좋은 종목을 잘 골라 오래 보유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너무나 뻔한 답일지도 모르지만 좋은 종목을 찾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좋은 종목을 고르기 위해 개별 기업의 실제 가치를 차근차근 살펴보고 분석해 투자하는 ‘바텀업(bottom-up) 전략’을 구사한다. 중소형주는 성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다가 성장성이 꺾이면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리서치와 분석이 필수다.

7월 22일 기준으로 Allset성장중소형 펀드의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종목은 총 102개다. 이 펀드가 투자 중인 상위 10개 종목은 한미약품(펀드 편입 비중 3%)·효성(2.5%)·이수페타시스(2.4%)·신흥기계(2.3%)·삼성전자(1.9%) 등이다. 편입 상위 10개 종목이 펀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8%다. 편입된 종목은 코스피에 상장되어 있는 기업에 50% 이상 투자하고 나머지는 코스닥에 투자한다.

홍정모 펀드매니저는 “펀드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모든 종목은 모두 성장성이 큰 기업”이라며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불황으로 반도체나 소재, 건자재 등의 실적이 다소 주춤했지만 그때 담은 관련 종목 덕분에 현재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예컨대 최근 차익실현에 나선 건자재 기업인 한샘의 시가총액은 현재 6조원의 대형주가 됐지만 불과 2년 전만 해도 3000억원의 중형주였다. 펀드 상위 편입 종목인 한미약품도 주식을 첫 매입했을 때 시가총액이 7000억원이었지만 지금은 5조원을 넘었다. 홍 매니저는 “기업을 찾을 때 장기간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인기 업종보다 매출성장률과 같은 기업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담고 있는 70~80개 종목은 펀드가 설정된 2011년 때부터 관심을 갖고 투자한 종목”이라고 덧붙였다. 편입 후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대부분 차익실현에 나선다. 그는 올 4월 10여개 종목들은 차익을 실현하고 새로운 종목을 편입했다. 이 과정에서 80여개였던 종목 수를 102개로 늘렸다.

중소형주 중심의 펀드이지만 대형주에도 투자한다. 지난해 말 12%였던 대형주 비중은 올 5월 말 18%로 늘렸다. 그는 “투자 종목을 가능한 분산시켜 리스크에 대비하고 최근 대형주 가격도 싸져 투자 매력이 높은 종목들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약이나 바이오, 의료기기 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조금 신중한 편이다. 이들 종목은 기술개발 후에 가치 평가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막연한 성장 기대감보단 실적이 개선되는 곳에 투자하는 게 원칙이다.

홍 매니저는 중장기적으로 여전히 중소형주에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 중국의 고성장에 힘입어 그동안 성장했던 국내 대형주들의 이익 성장은 과거만큼 기대하기 어려워졌고, 대기업이 주축인 한국 경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과적으로 중소기업을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글로벌 유동성 악화가 우려되고 국내에서는 환율 부담 속에서 대형주의 실적 개선이 더딜 가능성이 있다.

그는 “최근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과열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성장성이 큰 중소형주는 있다”고 말했다. 최근 그가 주목하고 있는 업종은 소비재·미디어·반도체·바이오·헬스케어주 등이다. 특히 바이오와 헬스케어주는 고령화 추세에 따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만큼 성장하고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목표 수익률 달성하면 환매해야
성장성과 수익률은 높은 편이지만 투자할 때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중소형주는 대형주보다 경기 상황과 이슈에 따라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어서다. 가령 최근 백수오 대표기업인 내츄럴엔도텍은 지난 4월 22일 한국소비자원이 백수오 제품 대다수에 ‘가짜 백수오’로 알려진 이엽우피소가 섞여있다고 발표한 이후 당시 8만원대 였던 주가가 보름 만에 10분의 1수준인 8000원대로 급락했다.

여기에 중소형주는 대형주에 비해 재무구조가 탄탄하지 않고 규모가 작아 경기가 나빠지면 수익률이 하락할 가능성이 큰 편이다. 홍 매니저는 “아직까지 매출이 발생하지 않거나 실적 개선 세가 뚜렷하지 않은 바이오나 제약, 헬스케어주 등은 리스크가 따르게 마련”이라며 “펀드에 가입할 때 포트폴리오를 확인해야 하며, 목표수익률을 잡고 거기에 도달하면 환매하는 전략도 구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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