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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의 고성장비결

LG생활건강의 고성장비결

‘차석용 매직’이라 불리며 M&A 통한 기업 규모 확대를 꾀했던 LG생활건강의 다음 전략은 ‘차이나 매직’이다. 무기는 화장품이다. 포브스는 LG생활건강이 중국의 여성들을 사로잡아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유망기업으로 선정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은 2005년 차석용 부회장이 CEO를 맡은 뒤 급격히 성장했다. 차 부회장은 자사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확실한 기술이나 브랜드를 가진 기업과 사업 카테고리 외연을 확대할 수 있는 기업을 13곳이나 인수해 기업 규모를 키웠다. M&A 때마다 업계 일부는 ‘대기업의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평가절하했지만 차 부회장은 꿋꿋했다. 2007년 코카콜라음료 인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음료사업을 시작한 LG생건은 2010년 더페이스샵, 2013년 일본 에버라이프 인수까지 추가하며 생활용품, 음료, 화장품 사업별로 영역을 넓히고 경쟁력을 강화했다. 차 부회장은 이같은 공격경영으로 LG생건 매출을 6배 늘려놓았다. ‘부실하다’고 지적됐던 인수기업은 1년이 채 안돼 경영 정상화를 이뤄냈다. 취임 이후 36분기 연속 흑자기록도 세웠다. M&A를 통한 LG생건의 성장을 두고 ‘차석용 매직’이라는 말이 나온 배경이다.
 해외시장 확대, 무기는 ‘더 고급화’
궁중 한방 화방품 브랜드 ‘후’는 작년 10월 롯데면세점에서 루이비통 등 수입 명품브랜드를 제치고 매출 1위에 등극했다.
지난해 말, 차 부회장은 한동안 뜸했던 M&A경영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화장품과 의약품을 결합한 ‘코스메슈티컬’ 성장성에 주목하고 이 분야 선두 브랜드인 ‘차앤박’을 인수한 것이다. 지난 7월에는 커져가는 색조화장품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색조화장품 OEM기업 제니스도 인수했다. 차 부행장은 올해 초 자신의 M&A방식을 임직원들에게 메일을 통해 설명한 적이 있다. 그는 메일에서 자신의 M&A는 ‘외형적인 성장을 이루는 점 말고도 회사가 그리는 큰 그림에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작업’이라고 했다.

거대한 생활용품 기업이 된 차석용 부회장의 LG생건을 두고 최근 ‘국내보다 중국에서 더 잘나간다’는 평가가 많다. 그가 지속적으로 강화해 온 뷰티사업이 결실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포브스 역시 LG생건이 뷰티사업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하는 점에 주목했다. 글로벌 뷰티 브랜드들과 경쟁하고 있는 중국시장에서의 흥행도 높이 평가했다.

LG생건의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의 20% 수준이다. LG생건은 특색 있는 재료와 효능을 앞세운 화장품 브랜드로 해외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 예로 고급 한방 화장품 브랜드 ‘후’가 중국에서 급성장 중이다. 허브 화장품 빌리프, 에코 화장품 비욘드도 미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중국은 LG생건이 해외 시장의 거점지역으로 삼은 곳이다. ‘고급화’와 ‘VIP 마케팅’이 무기다. 화장에 큰 관심이 없던 중국 여성들이 화장을 하기 시작하면서 비싸더라도 효과가 검증된 고급 화장품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궁중화장품 브랜드 ‘후’는 기존의 한방화장품을 뛰어넘는 ‘왕후의 궁중문화’라는 차별화된 감성가치를 제공해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후’는 2014년 매출 4,300억을 달성해 전년대비 110%이상 성장했다. ‘중국의 13억 인구 중 화장에 눈 뜬 여성은 1억 명이 채 안 된다’는 업계 전문가의 말은 중국 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LG생건의 전망을 더욱 밝게 해주고 있다.
 차석용 매직에서 차이나 매직으로
황금산삼 성분을 넣은 럭셔리 한방 화장품 ‘후 천기단 화현 골드 앰플’.
LG생건은 상해, 항주, 북경 등 주요 대도시의 백화점에서 VIP초청 뷰티클래스를 운영하는 등 ‘더 고급화 전략’을 취하며 상위 5% 고객을 공략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 전략은 국내 면세점에서도 시행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금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 황금산삼 성분을 넣은 럭셔리 한방 화장품 ‘후 천기단 화현 골드 앰플’을 출시해 중국 VIP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후’는 특히 중화 권에서 인기가 높은 배우 이영애를 모델로 기용해 고급 브랜드 이미지에 친숙함까지 더했다. 여기에 LG생건은 작년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후’를 소개하며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까지 추가했다.

LG생건은 프리미엄 이미지를 쌓으며 성장해온 화장품 사업과 마찬가지로 업계 1위의 자사 생활용품 브랜드에도 프리미엄 전략을 적용하고 있다. 소비 수준이 높아지고 자신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소비 트렌드에 따라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능성을 자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예로 바디케어 브랜드 ‘온더바디’는 피부에 많은 투자를 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퍼퓸 컨셉트의 ‘온더바디 퍼퓸 샤워 바디워시’를 출시했다. 소비자의 감성적 니즈를 만족시켜 판매를 확대한다는 이 전략은 주효했고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LG생건의 성장동력은 차석용’이라 부를 만큼 LG생활건강은 차 부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아래 성장했다. 하지만 메가 화장품 브랜드가 탄생하고 각 사업군별로 해외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면서 이제는 LG생건의 성장동력은 해외시장 특히 중국에서 찾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차석용 매직’으로 성장한 이 기업이 ‘차이나 매직’으로 고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 유부혁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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