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아마추어 골퍼가 저지르기 쉬운 20가지 실수] 마음껏 드롭하고 상대 보고 연습 스윙

[아마추어 골퍼가 저지르기 쉬운 20가지 실수] 마음껏 드롭하고 상대 보고 연습 스윙

일러스트:김회룡 aseokim@joongang.co.kr
이론이나 상식으로는 뻔히 알고 있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실천하지 못하거나 편의에 따라 그냥 넘기는 사소한 습관이 라운드 현장에서는 종종 나타난다. 웃어넘길 만한 실수인지라 딱히 지적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룰이나 매너에 엄격한 동반자라면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더라도 속으로 혀를 끌끌 차는 일을 알게 모르게 범할 때가 많다. 매너 있는 골퍼의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잘못된 행동 20가지를 추렸다. 절반 이상이 체크된다면 당신의 비즈니스 골프는 동반자와의 관계에 손해를 끼치고 있는 상황이다. 다섯 가지 내외라면 염두에 두고서 바로 고쳐야 한다.



1. 일단 굿샷부터 외친다 :
상대방의 샷을 칭찬하라는 얘기를 듣고서 샷을 하자마자 ‘굿샷’부터 외치는 건 실례일 수 있다. 상대방의 볼이 페어웨이를 지나 벙커에 떨어지거나 물로 들어가기라도 하면, 참으로 민망하면서도 면구하다. 정말 굿샷일 때만 그에게 다가가 ‘굿샷’임을 칭찬하라. 너무 잦은 칭찬은 아부처럼 들릴 수 있다.



2. 준비된 사람부터 쏜다 :
페어웨이에서는 볼이 홀에서 멀리 떨어진 사람부터 쳐야 한다. 티샷을 더 잘 보냈으면서도 동반자 앞에서 세컨드 샷을 먼저 하는 건 실례다. 동반자의 게임을 살피지 않고 내 플레이만 챙기는 이기주의자로 비칠 수 있다. 새로운 홀 티잉 그라운드에 오르면 전 홀에서 가장 스코어가 좋은 골퍼인 오너(Honor)부터 쳐야 한다. 준비된 골퍼부터 쏘는 건 아니다.



3. 그린에서 그림자는 무시한다 :
그린에서는 퍼팅 자체보다 처신에 신중해야 한다. 상대방이 퍼팅할 때 홀에 핀이 꽂혀 있다면 빼준다. 내 볼 라인을 보려 걸어갈 때 상대방의 볼 라인을 밟지 않도록 주의한다. 상대방이 어드레스에 들어갈 때부터는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서 있는 위치도 잘 살펴야 하는데 상대의 퍼팅선을 연장한 앞뒤는 피한다. 만약 내 그림자가 상대방 퍼팅 라인 선상에 걸친다면 비켜 서야 한다. 내 그림자가 라인 읽기를 방해할 수 있다.



4. 레슨을 수시로 해준다 :
99타 치는 골퍼가 100타 골퍼를 가르친다는 게 골프의 속성이다. 나보다 조금 떨어진다 싶거나 미모의 초보 여성 골퍼라도 있으면 티칭 프로라도 되는 듯 왠지 골프를 가르치고 싶어진다. 그래서 어떤 때는 필드 레슨이 진행되는데 시범 샷도 한다. 하지만 이는 슬로 플레이로 이어지거나, 라운드 하는 다른 동반자의 눈총을 사게 된다. 마지막으로 필드에서 배운 임기응변 레슨이란 교습 효과도 별로다.



5. 다시 치는 건 멀리건이다 :
티샷을 했는데 볼이 휘어지면서 오른쪽 숲으로 날아간다. 오비(Out of Bounds)거나 혹은 깊은 러프 쪽일 것 같다. 그때 동반자가 ‘다시 치라’고들 한다. 이 말은 대체적으로는 ‘벌타 받고 세 번째 샷을 하라’는 게 아니라 ‘멀리건’을 주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것도 골퍼 나름이다. 동반자가 아무 말 없으면 본인이 ‘잠정구(Provisional Ball)’를 분명히 선언하고 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 번째 샷을 한 게 된다. 멀리건이라고 지레짐작했다가는 나중에 스코어를 속이는 골퍼로 오해받기 십상이다.



6. 말뚝 색깔은 무시한다 :
호수에 볼이 빠졌고 옆에 노란색 말뚝이 박혀 있다. 이때는 워터해저드 규정에 따라 세 가지 선택이 가능하다. 첫째, 볼이 살짝 잠겨 있다면 그대로 플레이해도 된다. 둘째, 볼이 넘어간 지점과 홀컵과의 선을 그어 뒤쪽에서 볼을 드롭한다. 마지막으로, 샷을 했던 곳으로 돌아가 다시 플레이한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1벌타를 더해야 한다. 만약 빨간색 말뚝이라면 ‘래터럴 워터해저드’ 규정에 따라 홀과 가깝지 않은 지점에 드롭할 수 있는 조항이 추가된다. 물론 여기서도 1벌타를 받아야 플레이할 수 있다.



7. 벙커샷하고 얼른 나온다 :
벙커에서 샷을 하고 난 뒤, 밖에 놓인 고무래를 들고 볼을 친 지점으로 가서 샷 부근과 발자국을 편평하게 고른다. 만약 샷 하기 전에 벙커 정리를 하면 벌타를 받는다. 벙커 정리는 내 뒤에 오는 이들이 균일한 모래에서 샷을 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한 손으로 대충 고무래를 끌면서 나오거나 내 자리에 흉내만 내는 정리는 피한다. 옆에 있는 다른 이의 발자국까지 편평하게 고르는 것이 올바른 벙커 정리의 매너다.



8. 피치마크는 무시한다
양잔디가 깔린 페어웨이에서 샷을 하고 나면 항상 그로 인해 발생한 디봇(잔디 뗏장) 자국을 떨어진 규격과 모양에 맞춰 덮어준다. 그리고 나서 잘 밟아주면 뿌리가 빨리 다시 내린다. 만약 방치하면 원상복구 되는데 3~4주가 걸리기도 한다. 그린보수기를 휴대하면서 내 볼이 파인 그린 위 자국(피치마크)은 주변 잔디를 돋워 복구해야 한다.



9. 골프백은 청소하지 않는다 :
지난 여름날 빗속 라운드를 했거나 휴가철에 동남아 골프장에서 하루 36홀을 돌고 왔다면 시간을 들여 골프백을 털고 청소해두어야 한다. 상사와의 라운드 자리인데 주머니에서 지난번 우중(雨中) 라운드에서 쓰던 축축하고 꼬깃거리는 장갑이 나오거나 클럽을 빼는 데 클럽을 말리던 신문지 조각까지 나오는 민망한 상황은 피해야 한다.



10. 옷은 최대한 편하게 입는다 :
여름 라운드에서는 더위를 피하려 모시 바지를 입는 골퍼들이 있다. 그때 피해야 할 것은 비치는 진한 색 내의다. 상의를 입을 때는 셔츠 아랫단을 바지 안으로 넣어 입는다. 복장은 편하게 입기보다는 단정하게 입어야 한다. 골프장에 갈 때 빼놓고 가야 할 것이 네 가지가 더 있다. 진한 향수와 화장, 값비싼 보석, 그리고 문신이다.



11. '볼’이라고 소리치지 않는다 :
샷이 너무 잘 맞아서 그린에서 퍼팅하는 앞 조 골퍼에게 날아가거나 옆 홀에서 라운드하는 골퍼 쪽으로 볼이 날아가면 ‘볼(Ball 영어로는 포어 Fore)’이라고 크게 외쳐야 한다. 그래야 앞 조의 골퍼가 볼을 피하도록 시간을 주거니와 자신은 고지 의무를 다하는 것이다. 그건 캐디만의 의무가 아니다.



12. 캐디가 나를 좋아한다 :
캐디가 내 말에 잘 웃는 것은 서비스가 뛰어난 것이고 분위기를 맞춰주는 것이지 내 농담이 뛰어나서가 아닐 수 있다. 땀내 나는 중년 아저씨가 내뱉는 음담패설은 젊은 아가씨에게는 성희롱이 될 수도 있다. 혹시 나를 좋아하는 것으로 착각하면 큰 오해다.



13. 언제나 블루 티를 고집한다 :
친구들끼리의 라운드에서는 승부욕에 불타올라 블루티를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그건 선택사항일 뿐이다. 내 평균 비거리를 생각하고 비싸게 주고 산 볼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화이트 티로 걸어 내려가야 한다. 화이트 티 선택은 한 순간 자존심의 상처가 될지 모르나 이후의 만족도는 라운드를 마칠 때까지 오래 간다.



14. 코스도 업무의 연장이다 :
라운드 중에 급한 업무 통화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쳐야 할 볼 앞에서 통화하면서 상대방을 하염없이 기다리게 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전화 상대에게 양해를 구해 홀아웃 한 뒤에 통화하거나, 일단 샷을 먼저 하고 통화를 이어간다. 끊기 힘들면 그 홀에서 볼을 집어들어도 된다. 가장 좋은 건 애초 진동으로 해놓고 홀아웃 한 뒤에 통화하는 것이다.



15. 앞 조를 맞힐 듯 샷한다 :
골프는 앞뒤 팀이 적당한 거리와 시간 여유를 두고 즐기는 게임이다. 앞 조에서 세컨드 샷을 모두 마치기 전에 티샷을 하거나 그린을 다 벗어나 카트를 타기 전에 샷을 하는 건 설사 볼이 그들 방향으로, 그들이 있는 거리만큼 날아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삼가야 한다. 아무리 서둘러 친다 해도 결국 앞 조가 끝난 뒤에서야 우리 조의 게임이 끝나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급하게 하는 샷은 마음까지 조급하게 만들고 스코어도 망친다.



16. 드롭은 던지는 것이다 :
볼이 치기 어려운 곳에 있어 언플레이어블(Unplayable)을 선언하거나 드롭을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때는 클럽 한두 개 거리 등 정해진 거리에서 한쪽 팔을 어깨높이만큼 수평으로 들어 올린 다음 볼을 자유 낙하시켜야 한다. 주머니에서 볼을 꺼내 슬쩍 던지는 건 타수를 까먹는 룰 위반 행동이면서 동시에 당신의 평판을 깎아먹는 비매너이기도 하다.



17. 마주 보며 연습 스윙한다 :
라운드를 시작하기 전에 연습 스윙을 한다. 하지만 이때 동반자와 서로 마주 보며 얘기하면서 연습 스윙을 하거나 그 주변에서 클럽을 휘둘러서는 안 된다. 연습 스윙 중에 자칫 잘못해 이물질이 튀어 상대방을 맞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도 상대를 위협하는 행위가 된다.



18. 잘못한 샷을 불평한다 :
누구나 샷을 실수하거나 잘못 할 수 있다. 수시로 투덜대거나 샷을 하고 나서 칭얼대는 건 고쳐야 할 습관이다. 상대방에게 ‘당신이 원래는 뛰어난 골퍼인데 오늘만은 볼이 잘 안 맞는다’는 걸 설득시키려 하지 말라. 골프가 그럴 때도 있다. 불평은 마음속으로 하는 것이다. 지금 나쁜 샷을 투덜대면 이따 좋은 샷이 나올 땐 자랑을 해야 한다.



19. 선크림은 한 번만 바른다 :
라운드 전에는 대부분 여유를 가지고 거울을 보며 선크림을 바른다. 하지만 그게 끝이다. 선크림의 유효 시간은 2~3시간 정도다. 후반 라운드로 넘어가기 전에 다시 한 번 잘 발라준다. 동반자들에게 선크림 인심을 넉넉히 베풀어도 좋다. 플레이를 할 때마다 이런 습관을 지키면 나중에는 상하지 않은 자신의 피부에 고마워할 것이다.



20. 오케이가 아니어도 집어든다 :
홀과의 샤프트 길이 정도가 통상 컨시드(혹은 오케이, 기브)의 거리다. 하지만 이 거리는 사람마다 편차가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주는 재량의 영역에 속한다. 따라서 퍼트를 한 뒤에 동반자에게서 ‘오케이’가 나오지 않으면 ‘마크하라’는 의미다. 아무 말 없이 오케이로 생각하고 볼을 집어들면 그건 룰과 상대방을 무시하는 행동으로 비칠 수 있다. 일단 마크한 뒤에 상대의 아량을 기다려라.

- 남화영 골프칼럼니스트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이스라엘-이란 전쟁 공포 확산에 환율 출렁…1380원대 마감

2노용갑 전 한미약품 사장,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으로

3KB금융, 홀트전국휠체어농구대회 지원…“장애인 인식 개선”

4SK하이닉스, 파운드리 세계 1위 ‘TSMC’와 협력…차세대 HBM 개발

5LG전자, 에어컨에 AI 탑재하니 판매량 30% ‘쑥’

6하나은행, 1분기 DC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 15.8%…“시중은행 1위”

7코인원, ‘3억 원의 주인공은 누구?’ 거래 이벤트…11만 위믹스 지급

8삼성화재, 유뷰트 채널 활용해 고객 소통 강화 나선다

9현대카드, 5억 달러 규모 해외 달러화표시채권 발행

실시간 뉴스

1이스라엘-이란 전쟁 공포 확산에 환율 출렁…1380원대 마감

2노용갑 전 한미약품 사장,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으로

3KB금융, 홀트전국휠체어농구대회 지원…“장애인 인식 개선”

4SK하이닉스, 파운드리 세계 1위 ‘TSMC’와 협력…차세대 HBM 개발

5LG전자, 에어컨에 AI 탑재하니 판매량 30% ‘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