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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머니 해외 부동산 포식

차이나 머니 해외 부동산 포식

“위안화 평가절하, 주식시장 붕괴, 중국 부동산 시장 거품 등으로 국내 경제와 정치에 불안을 느끼기 때문에 해외로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영국 런던의 고급 아파트 건물, 미국 뉴욕의 펜트하우스, 호주 시드니의 항구 쪽 전망 좋은 콘도미니엄…. 중국의 경기둔화, 주가급락, 통화 평가절하에 몰려 중국인 투자자들이 손에 들고 있던 위안화를 해외 부동산과 맞바꾸고 있다.

“호주인은 중국인이 시드니와 멜버른 부동산 시장에 투자를 많이 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아직 맛보기에 불과하다.” 지난 8월 ‘콜로니얼 퍼스트 스테이트 글로벌 애셋 메니지먼트’의 수석 경제전문가 스티븐 핼머릭이 일간지 시드니 모닝 해럴드에 한 말이다.

투자자들이 더 안정적인 안전자산을 모색하고,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추가적인 평가절하 전에 위안화를 다른 통화로 바꾸려 한다. 따라서 투자자들의 ‘반사적인’ 반응으로 중국인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올해 초 주식·채권·통화 시장의 자유화를 목표로 개혁을 실시했다. 그에 따라 세계적으로 자산, 특히 부동산 가격이 부풀어 올랐다.

중국인의 해외 상용 부동산 투자는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해외 주택투자를 짐작할 수 있는 대안 지표다. 올 상반기 중 총 65억 달러에 달해 지난해 총액 105억 달러를 뛰어넘을 기세다. 미국 부동산 서비스 업체 CBRE의 통계다.

올해 중국의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투자자들은 올 상반기 해외 부동산 투자를 계속 늘려왔다. 중국인은 이미 미국에서 부동산을 사들이는 외국인 중 가장 큰 손이다. 미국주택구매자연합(NHBA)에 따르면 외국인이 구입한 단독주택과 콘도미니엄 중 16%를 차지한다. 올 상반기 중국인 투자자들의 지출액은 전년 한 해 대비 68%에 달했다.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이 같은 트렌드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경기둔화가 오히려 사람들의 해외 투자를 부채질하고 있다. 해외 투자 수익이 국내에서의 잠재수익보다 훨씬 낫기 때문”이라고 태런스 탕이 IB타임스에 말했다. 국제부동산 서비스 업체 콜리어스 인터내셔널의 아시아 지역 자본시장·투자서비스 담당 상무다. “투자자들은 평가절하 후에도 수익을 기대할 만한지, 특히 평가절하가 또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감안해 따져봐야 한다.”

지금은 시장의 최전선을 지키는 부동산 브로커들 사이에서 중국 자본이 계속 유입된다는 믿음이 여전히 강하다. 호주 부동산 중개업체 레이 화이트 그룹의 댄 화이트이사는 “호주 부동산 시장에서 중국인 투자자 수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IB타임스에 말했다. “우리는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 환경에선 부동산이 항상 재미를 본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실물인 고정자산 투자로 안전을 모색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기둔화, 주가급락, 통화 평가절하에 몰려 중국인 투자자들이 손에 들고 있던 위안화를 시드니의 전망 좋은 콘도미니엄 등 해외 부동산과 맞바꾸고 있다.
화이트 이사는 지난 8월 말 중국 방문 때 23개 투자단을 만났다고 한다. 모두 호주 투자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하는 데 큰 관심을 보였다고 IB타임스에 말했다. “사람들이 단순히 예의상 그랬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전에 구입한 호주 부동산을 인수하고 싶어하는 구매자가 있다며 거래 의향을 물었을 때 어느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대(對) 호주 투자규모 면에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선두로 떠올랐다고 올해 초 호주의 대외 투자 평가기구가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해 총 276억 호주달러(23조5300억원)를 기록했다.

위안화 가치가 더 떨어지기 전에 서둘러 미국 내 부동산을 구입해야 한다고 조바심을 내는 중국인이 많다고 한다. 미국의 한 부동산 중개인이 자신의 고객들에게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온라인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말했다. “위안화 평가절하, 주식시장 붕괴, 중국 부동산 시장 거품 등으로 국내 경제와 정치에 불안을 느끼기 때문에 해외로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좀 더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중개인도 있다. 중국 경제난이 해외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측정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주장이다.

“국제 부동산 투자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봐야 한다. 시장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으며 앞으로 오랫동안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주식시장과는 거의 독립적인 움직임을 보일 듯하다”고 중국 투자자의 해외 부동산 투자를 돕는 주웨이닷컴의 앤드류 테일러 공동대표가 IB타임스에 말했다. “하지만 몇 가지 예측은 가능하다. 중국 부유층이 올 후반에 위안화 가치가 더 떨어지리라고 예상할 경우 가치하락을 피하려고 유동자산을 해외로 빼돌릴지 모른다.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 아파트는 디플레이션(통화수축 물가하락)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고 여기는 중국인이 많다.”

자본투자 외에도 중국인 투자자들이 해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또 있다. 현지 시장에 중국인이 뛰어들면서 지역의 투자 심리가 강화돼 거래와 가격이 상승세를 타게 됐다고 중개인들이 IB타임스에 말했다. 따라서 어떤 요인으로 중국인의 해외투자가 감소하면 현지의 투자 심리가 위축될 뿐 아니라 그 시장들로부터 투자자본이 빠져나가면서 시장 활동에 더 큰 제약을 주게 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계속 경기침체에 허덕일 경우 해외 부동산 시장에 도미노 현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경기둔화는 장기적으로 대다수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탕 상무가 말했다. “심리가 예전처럼 긍정적이지 않다. 중국인 투자자들이 필시 예전처럼 적극적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위험회피 투자 기회를 더 많이 찾고자 한다. 보유 위안화를 외국 통화로 더 많이 바꾸기 위해서다.”

화이트 이사도 맞장구쳤다. “중국인의 투자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경우 그리고 다른 투자자들의 수요 증가가 없을 때는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주식시장에는 ‘거래소에 피가 흐를(투매가 일어날) 때가 매수 시기’라는 오랜 격언이 있다. 적어도 지금은 중국인 투자자들이 그런 장세에선 ‘부동산을 사라’는 변형 패러다임을 따르는 듯하다.

- MARK HANRAHAN IBTIMES 기자 /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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