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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시에나] 실용성+정숙함+부드러움

[도요타 시에나] 실용성+정숙함+부드러움

가족 단위로 캠핑을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SUV나 RV 차량이 인기다. 보통은 도심에서도 부담이 없는 SUV가 우선 고려 대상이다. 여기에 더 많은 승차 인원과 공간에 대한 욕심을 내면 RV에도 눈길이 가게 마련이다. 그런데 막상 RV 차를 보면 의외로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그나마 몇몇 차를 놓고 비교하면 뚜렷한 특색을 발견하기도 힘들다. 실용성을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개성을 발휘할 여지가 많지 않다. 국산차 중에서는 기아차 카니발과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가 있다. 수입차 중에서는 혼다 오디세이,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정도가 미니밴으로 구분된다.
 실내 인테리어에 큰 변화
올 초 출시된 시에나 부분변경 모델은 실내 인테리어가 세련되고 모던하게 바뀐 것이 특징이다. / 사진:한국 도요타자동차 제공
일본 도요타의 시에나는 RV 차량 중에선 그나마 특색이 강하다. 국내에서는 고급 미니밴을 콘셉트로 2011년 11월 3세대 모델이 상륙했다. 올해 초 부분변경을 거치며 업그레이드된 시에나를 시승했다. 미니밴 중에서는 드물게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부드럽고 정숙한 승차감을 뽐낸다. 고급을 지향하는 만큼 실내 인테리어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미니밴 중에서는 유일하게 상시 4륜구동 모델(코란도 투리스모는 파트타임 4륜구동)을 출시한 것도 특징이다. 올 6월 125대가 판매되며 국내 출시 후 월간 최대 판매량을 갱신하는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시에나는 7인승 모델로 전체 길이만 5m가 넘는다. 길이가 길고 덩치가 클수록 세련된 외관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시에나는 그나마 앞부분을 잘 가다듬어 봉고차 느낌은 피했다. A필러 앞부분을 부드러운 선으로 마감해 둔해 보이는 느낌을 최대한 없앴다. 다소 아쉬움은 있지만 외관 곳곳에 크고 작은 볼륨을 넣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외관의 아쉬움은 내부 인테리어에서 충분히 만회가 될 듯하다. 이번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가장 많은 공을 들인 곳이 내관이다. 기본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운전석 계기판을 모두 바꿔 한층 더 세련되게 꾸몄다. 센터페시아에는 전작에 없었던 4.2인치 스크린이 장착됐고, 버튼의 형태나 배열도 새롭게 바꿨다. 모던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도록 만들었다.

주행에서는 강점과 단점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강점은 부드럽고 정숙한 승차감이다. 기본적으로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디젤 엔진 중심의 SUV나 RV보다 부드럽게 출발한다. 거기다 노면의 소음과 진동을 철저하게 차단하는 도요타 특유의 기술이 더해져 세단과 견줘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주행감을 뽐냈다. 핸들도 굉장히 부드러운 편이어서 5m가 넘는 긴 차체를 컨트롤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시속 100km가 넘는 고속으로 접어들면 핸들이 살짝 묵직해지면서 전체적인 안정감을 더한다. 아이를 포함한 동승자를 편안하게 이동시키기엔 시에나 만한 차가 없을 것 같다.

뒷좌석까지 편안하고 안전하게 탈 수 있도록 만들었다. / 사진:한국 도요타자동차 제공
달리기를 위한 차가 아닌 만큼 퍼포먼스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차는 3456cc 6기통 엔진을 장착했다. 넉넉한 배기량에도 워낙 덩치가 커서 날렵하다는 인상을 주기엔 힘들다. 최대 266마력의 출력에 33.9kg·m의 토크를 발휘하는데 경쾌하게 뻗어나가는 느낌은 없다.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만큼 경쾌한 주행감이 필요 없는 차이기도 하다. 연비는 L당 8.5km(4륜구동은 8.1km)인데 실제 주행에서는 7km 후반대를 기록했다. 이 역시 차의 덩치를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디젤보다 연료비가 비싼 가솔린이라는 점이 다소 부담스러운데, 최근의 저유가 흐름이라면 단점이 상당히 상쇄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 차에는 다양한 안전장치와 편의장치가 장착됐다. 사각지대 감지 장치와 후측방 경고시스템을 장착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큰 차체를 조작하는 데 도움을 준다. 총 8개의 에어백과 4개의 유아용 안전시트가 있어 안전에 많은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뒷좌석이 어떤 RV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편안하다. 두 개의 좌석이 독립된 2열은 비행기의 퍼스트 클래스 좌석을 연상케 한다. 발 받침대를 길게 뻗으면 반쯤 누운 상태에서 이동할 수 있다. 다른 RV나 SUV와 비교해 3열에도 넉넉한 공간을 할애했다. 7좌석 모두가 편안한 것이 이 차의 또 다른 특징이다. 3열은 6대4로 폴딩이 가능해 더 많은 짐을 실을 수도 있다. 3열을 완전히 접으면 꽤 넓은 공간이 확보되기 때문에 잠깐 누워서 쉬기에도 좋다.
 편안함 돋보이는 2·3열
시에나의 가격은 5270만원(4륜구동은 5610만원)이다. 고급을 강조한 만큼 앞서 언급한 RV보다는 높은 가격대에 팔고 있다. 국산 카니발과 코란도 투리스모보다는 1000만원 이상, 수입차 오디세이와 그랜드 C4 피카소보다는 200만원 정도 비싸다. 가솔린 엔진을 장착하고 조용하고 편안한 4륜구동 미니밴이라는 특징이 있다. 실용성에 고급스러움까지 겸비한 RV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만한 매력을 갖췄다. 출시 초반 도요타가 밝혔던 목표치(월 50대) 이상으로 늘고 있는 판매량이 이를 입증한다.

- 박성민 기자 park.sungmin1@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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