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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성장 가능성 그리고 걸림돌

한국의 성장 가능성 그리고 걸림돌

한국은 글로벌 경제 전문가 사이에서 많은 호기심을 불러온 나라다. 불과 30년 만에 1차, 2차 산업혁명을 마무리 했다. 대단한 성공을 거둔 데 멈추지 않고 다음 단계인 정보통신(IT)산업에서까지 경쟁력을 확보했다. 내가 만난 수많은 글로벌 CEO들은 하나 같이 한국에 경외심을 표해왔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 경제인들의 시각이다. 이들은 여전히 한국 경제가 불완전하고 위기에 빠져 있다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다. 경제는 항상 불완전하다. 그리고 만족하는 순간 위기가 찾아 온다. 한국 경제가 직면한 문제는 분명 존재한다. 최근 한국 경제엔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맞는 말이다. 변화무쌍한 글로벌 경제에 한발 먼저 적응하기 위해 과감한 변화도 필요하다. 나 역시 한국이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규제 개혁과 새로운 성장 산업을 찾는 노력이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에 걸림돌이 될 규제, 사법부의 경직성, 교육 제도 등을 관리하고 사물인터넷(IoT) 같은 혁신 기술을 정부 차원에서 육성한다면 한국은 또 한 번 도약할 수 있다고 본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후발주자인 아시아 국가들이 점점 더 많은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앞서 나간 서방 국가에서 생긴 문제 때문에 한국이 불필요한 규제를 사전에 만들어 놓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전반을 변화시키고 있는 네 가지 흐름으로 신흥시장의 부상, 혁신 기술의 발전, 인구 노령화, 세계적인 데이터 통합이 있다. 이런 엄청난 변화의 물결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존의 규제에서 탈피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한국 검찰이 가진 강력한 공권력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한국 검찰이 달라져야 할 필요를 느낀다. 분명 강력한 검찰은 한국 경제 성장에 도움을 줬다. 하지만 동시에 혁신에 두려움을 주는 걸림돌이기도 했다. 기업인을 통제하는 수단이 아니라 공정한 경제 질서를 잡기 위한 도구가 돼야 한다. 효율적인 교육 제도도 중요하다. 대학에서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인구 고령화 시대에서는 대학 교육의 현대화를 통한 후속 세대 양성이 중요하다.

한국의 발전 가능성은 정부 주도로 IoT산업을 육성하는 데 있다고 봤다. 자동차, 철강, 의료산업 등 세계를 이미 주도하는 한국 산업과 자산에 IoT 기술을 접목해야 한다. 1970~ 1980년대 한국 정부가 나서 제조업을 급속도로 성장시킨 것과 같이 이제 한국 정부는 IoT 관련 기술을 키워야 한다. 금융도 한국이 충분히 도전할 만한 분야다. 아직 세계 금융은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와 영국 런던의 금융시장이 주도하고 있지만 이젠 아시아가 주도적으로 금융시장을 성장시켜야 할 때다. 한국은 이전에 아시아 금융 허브를 고민했다. 이런 고민과 노력이 쌓이면 충분히 금융 중심지로서 역량을 발휘할 것이다. 

변화는 정부가 홀로 만들어 낼 수 없다. 기업의 자체적인 변화 노력도 필요하다.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문화나 구조 등에서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 의사결정자까지의 보고 단계를 줄여 정보가 빨리 흐를 수 있는 조직 구조를 짜야 한다. 수평적 리더십이 구축된 애플은 팀 쿡 CEO에게 직접 보고하는 사람 수가 17명이다. 최근 듀폰도 보고 라인을 11개에서 4개로 줄였듯이 한국 기업도 조직을 더 유연하게 할 필요가 있다.

※세계경제연구원 10월 29일 강연을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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