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미디어의 시험대 ‘페이스북’

미디어의 시험대 ‘페이스북’

페이스북의 노티파이는 이용자가 가입한 채널 별로 스마트폰에 자동 알림(push notifications)을 전달하는 독립형 모바일 뉴스 앱이다.
지난해 또 다른 메신저 서비스가 세상에 나오기를 고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래도 페이스북은 독립형 앱으로 ‘메신저’를 선보였다. 지난 11월 둘째 주에는 뉴스앱 ‘노티파이(Notify)’를 출시했다. 기존에 플립보드(소셜 뉴스 매거진 앱), 애플 뉴스, 그리고 자사의 뉴스리더 앱 ‘페이퍼’가 진을 치고 있는 시장이다.

노티파이는 이용자가 가입한 채널 별로 스마트폰에 자동 알림(push notifications)을 전달하는 독립형 모바일 앱이다. 속보 뉴스 앱으로 알고 있었지만 IB타임스가 파트너 매체들에 연락해보니 딱딱한 뉴스보다는 장문 기사, 특집기사, 해설기사를 제공한다고 했다.

지금껏 약 70개 매체가 이 시스템과 기사배급 계약을 했다. 각 파트너는 다수의 스테이션(stations)을 운영할 수 있다. 예컨대 워싱턴 포스트(WP)는 10개(4개는 워싱턴 DC 관련 뉴스와 정보에 초점), 뉴욕타임스(NYT)는 자칭 ‘라이프스타일 콘텐트’에 관해 11개 스테이션을 제공한다.

노티파이는 페이스북이 잇따라 선보이는 미디어용 서비스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와 같은 파트너십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제작해 콘텐트를 공유하는 뉴스 매체에서 비롯된다. 그런 포맷이 벽에 부닥쳤다.

예컨대 콘텐트 마케팅 업체 심플리치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10월 페이스북 상위 30대 매체의 트래픽이 32% 감소했다. 지금은 독자들이 공유된 기사를 클릭해 제3자 웹사이트로 연결되는 비율이 줄어든다. 그것은 일정 부분 페이스북의 ‘즉시 기사(Instant Article, 언론매체가 페이스북 뉴스피드에 직접 기사를 게재)’ 프로젝트 탓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일부 매체는 걱정하지도 놀라지도 않는다. CNN 디지털의 메리디스 아틀리 편집장은 “당연히 외부연결 트래픽과 독자 참여율은 오르락내리락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그들 나름의 사업이다. 그들이 왜 그런 결정을 내리는지 이해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 뉴스 매체는 페이스북과 파트너십을 확대해가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 8월부터 뉴스 속보 앱 아이디어를 들고 언론 매체 편집국에 접근하기 시작했다. 뉴스 매체들은 시간과 인력을 투자하고 그 소셜네트워크와 많은 의견을 주고받으며 콘텐트 전략을 수립했다.

WP의 코리 헤이크 신흥 뉴스 상품 본부장은 “당시 우리는 ‘즉시 기사’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고 돌이켰다. 그는 “그때 그들이 이 새로운 서비스에 관해 거론했다”며 “노티파이는 우리의 더 개인화된 자동 알림 실험에 딱 맞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은 ‘신속하게 움직여 혁파하라(Move fast and break things)’는 모토를 갖고 있다. 페이스북이 독자들을 조종하고 미디어를 윽박지른다고 경고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뉴스 매체들은 새로운 실험이 필요하다는 나름의 확신을 갖고 페이스북에서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한다.

노티파이가 페이스북에 하나의 실험이듯이 언론 매체들도 그것을 자신들을 위한 실험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페이스북과 미디어 모두에 데이터와 분석자료가 따르는 실험이다. 10개의 노티파이 스테이션을 운영하는 디지털 미디어 사이트 매셰블의 라이언 리틀 소셜 프로젝트 매니저는 이메일을 통해 “자동 알림과 관련해 무엇이 통하고 무엇이 통하지 않는지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받는다. 우리로선 실험의 관점에서 상당히 흥미롭다”고 밝혔다.

일부 매체는 페이스북 노티파이를 가리켜 ‘뉴스 속보’ 앱으로 부른다. 그러나 사실상 페이스북이 정보원(sources)으로 부르는 매체 파트너 중 다수는 뉴스 속보 매체가 아니다. 또한 이들 전통 매체 중 다수는 노티파이를 긴급 콘텐트 용으로 활용하지도 않는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그렇다.

WP의 헤이크 본부장은 “우리는 팩트만 전달하는 뉴스 속보를 택하지 않았다”며 “NYT나 CNN의 계획은 몰랐다”고 말했다. “우리는 해설기사로 가기로 했다. 앞으로 어떻게 되고 그것이 왜 중요한지를 설명한다. 우리의 장기와 속도를 결합했다.”

뉴스 속보를 택하지 않기로 한 NYT는 성명을 통해 “라이프스타일 콘텐트 대상의 실험”이라고 밝혔다. 매셔블은 전문 분야인 IT와 벤처 이외의 콘텐트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그들이 운영하는 스테이션으로는 요리관련 테마를 다루는 ‘Nom Nom Nom’등이 있다.

그러나 CNN은 뉴스 속보에 관한 자동 알림을 제공하는 나름의 ‘성공적인’ 모바일 앱이 있는데도 뉴스 속보 중심으로 전략을 수립했다. CNN의 아틀리 편집장은 “노티파이는 CNN의 본질인 뉴스 속보와 성격이 맞아 우리에게 안성맞춤”이라고 밝혔다. “‘즉시 기사’를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노티파이야말로 우리가 원하는 데다 잘하고 싶은 서비스였다. 시중에서 가장 강력하고 인기 있는 뉴스 앱 중 하나다.”
 독자 확보에 더없이 좋아
페이스북 노티파이는 한때 ‘뉴스 속보’ 앱 실험으로 간주됐지만 대다수 언론 매체는 장문기사나 특집기사 등의 용도로 사용한다.
CNN과 WP는 자신들의 콘텐트를 독자 눈 앞에 펼쳐놓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아틀리 편집장은 “우리 사이트를 벗어난 뉴스 게재는 우리로선 전략적으로 커다란 변화”라며 “우리가 독자를 찾아가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실험으로는 독자적인 모바일 앱을 개발하고 새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법 등이 있다. 예컨대 WP는 애플워치 앱을 개발했다. 자동 알림을 통한 뉴스 열람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참여도도 가장 높다고 아틀리 편집장은 말했다. WP는 애플 뉴스 서비스도 이용한다.

헤이크 본부장은 “애플 뉴스 앱에선 우리 콘텐트가 정말 아름답게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가 입지를 넓히고 독자를 새로 확충해 나가기에 좋은 곳이다. 위험성은 없다. 시도하기 전에는 실제로 어떤지 알 수 없다.”

플립보드 같은 인기 뉴스 리더들이 있고 한때 뉴스 공유의 일번지로 여겨졌던 트위터와 애플 뉴스도 있다. 하지만 언론 매체들은 페이스북에 더 깊이 뿌리 내리고 있다. 트래픽 통계가 모두 감소세에 있는 건 아니다. 소셜미디어 동향 조사 업체 뉴스휩의 조사에 따르면 11월 9~12일 NYT가 게시한 인스턴트 기사 20꼭지의 참여도가 기존의 링크보다 평균적으로 더 높았다.

“일반 링크에 비해 공유는 3.5배 이상, ‘좋아요’는 2배 이상, 댓글은 5.5배 가까이 더 많았다”고 뉴스휩의 리암코코랜 커뮤니케이션 국장이 밝혔다. “추정컨대 기사를 처음 읽을 때 댓글을 달기가 더 쉽다. 웹사이트에서 할 때는 뉴스 피드(최신 소식 섹션)로 돌아가 페이스북 댓글을 남겨야 하는데 그런 경우는 드물다.”

노티파이는 그런 참여를 확대하고 앱 이용자들이 콘텐트를 페이스북으로 직접 공유할 수 있게 한다. 노티파이 관리에 드는 하루의 품은 트윗을 올릴 때와 비슷하다고 헤이크 본부장은 말한다.

- KERRY FLYNN IBTIMES 기자 / 번역 차진우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경찰, ‘이선균 수사정보 유출’ 관련 인천지검 압수수색

2독일 Z세대 3명 중 1명 “유대인에 역사적 책임 동의 못한다”

3미국, 마이크론에 반도체 보조금 8.4조원…삼성전자와 규모 비슷

4이재명, 조국에 “정국상황 교감할 게 있어” 러브콜…오늘 비공개 만찬

5크라우드웍스, AI 언어 모델 사업 ‘본격화’…웍스원 개발

6국내 이주노동자, 일하고도 600만원 넘게 떼였다

7LG디스플레이 또 적자…그래도 1Q 손실 폭 줄였다

8 美 백악관 “마이크론에 반도체 보조금 61억 달러 지급”

9포스코홀딩스, 1Q 매출 18조·영업익 5830억…“체질 개선 지속”

실시간 뉴스

1경찰, ‘이선균 수사정보 유출’ 관련 인천지검 압수수색

2독일 Z세대 3명 중 1명 “유대인에 역사적 책임 동의 못한다”

3미국, 마이크론에 반도체 보조금 8.4조원…삼성전자와 규모 비슷

4이재명, 조국에 “정국상황 교감할 게 있어” 러브콜…오늘 비공개 만찬

5크라우드웍스, AI 언어 모델 사업 ‘본격화’…웍스원 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