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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대화 | 『세상은 문밖에 있다』 이장우 박사] 최고의 투자처는 ‘자신의 본질’

[저자와의 대화 | 『세상은 문밖에 있다』 이장우 박사] 최고의 투자처는 ‘자신의 본질’

저성장·저금리 시대다. 투자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은행에 예금하면 걱정할 게 별로 없었다.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직장에서 월급을 꼬박꼬박 받는 것 외에 수익을 올릴 만한 게 드물다. 그마저도 어렵다. 임금피크제니 뭐니 하며 나이가 들수록 수입이 쪼그라들 가능성이 크다. 경기가 어려워지면 그런 직장마저 다닐 수 없을지 모른다. 더 큰 걱정은 수명이 길어진다는 데 있다. 마음은 젊고 몸도 더 일할 수 있는데, 아무런 대책 없이 직장에서 내몰리게 마련이다. 사면초과처럼 보이지만 이장우 박사는 확실한 투자처가 있는데 무슨 걱정이냐고 반문한다. 그는 “본인 자신이 최고 수익을 내는 투자처”라고 말한다.

이 박사 역시 30년간 샐러리맨이었다. 가정용 수세미 영업맨에서 시작해 외국계 기업 CEO까지 거쳤다. 대부분 은퇴하고 노후를 걱정하고 있을 53세의 나이, 그는 다시 직장을 만들었다. 사무실을 가진 것도 아니고 직원이 있는 것도 아니다. 스스로 세운 1인 기업이다. 생산설비는 본인 자신. 정확하게 말하면, 본인의 본질이다. 자신이 무엇에 가장 강점이 있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자문해보고 이를 브랜드로 만들어 팔겠단 계획이었다.

그는 책을 읽고 생각하는 걸 좋아했다. 그래서 스스로 ‘아이디어 닥터’라는 브랜드를 내걸었다. 기업이 생산설비에 투자해 상품을 만들 듯, 그는 자기계발에 투자해 지식을 만들어 냈다. 그렇게 7년 동안 본인에게 투자했다. 경영학은 물론, 공연예술학의 박사를 취득했고, 디자인 박사도 수료했다. 현재 브랜드 마케팅 그룹의 회장인 그는 한국소셜네트워크협회장, 월드브랜드콩그래스 고문, 한국소비자브랜드 기업분과위원장, 글로벌패션포럼 자문위원, 이화여대 경영대학 겸임교수 등을 맡고 있다. 11권 책을 쓰거나 번역했고 여러 대기업의 자문을 맡고 있다. 쏟아지는 강연에 분초를 나눠 쓸 정도로 바쁘다. 돈도 제법 많이 번다. 2011년 한창일 땐 강연료에 따른 세금만 4000만원을 냈다. R&D 투자비, 즉 자기계발비로만 1억~2억원을 쓴다. 꿈 같은 이야기 같아 이 박사에게 직접 비결을 물어봤다.



자기계발로 성공한 비결이 뭔가.


“단순하다. 공부다. 인간의 능력을 키우는 건 공부밖에 없다. 난 주로 식음료 분야에 집중했다. 치즈·커피·맥주 등을 해외 유명 과정에서 배웠다.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치즈 배우는 데만 3000만원이 넘게 들었다. 그 과정에서 6~7개 외국어도 공부했다. 세계 각국에 가장 뛰어난 교육과정을 찾아다니며 전문가가 됐다.”



은퇴할 나이에 공부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유리하다. 나이가 들면 경륜이 생긴다. 이를 잘 활용하면 어느 것을 공부하더라도 하나의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모든 학문도 하나의 줄기에서 나눠진 거다. 물론 모든 사람이 경륜을 가진 것은 아니다. 많은 경험을 한 것이 잔소리가 되기도 한다. 콘텐트가 부족해 같은 스토리만 말하는 건 잔소리다. 경직된 사고로 단순반복적인 일을 오래한 사람은 나이 들어 공부하기 훨씬 어렵다.”



경륜은 어떻게 쌓아야 하나.


“우선 한 우물을 아주 깊이 파야 한다. 그걸로 수입이 생길 때까지 파야한다. 그렇게 깊이 파보면 다른 우물을 팔 때 훨씬 쉽다. 어떻게 파야 하는지, 어느 정도 파야 하는지 알기 때문이다. 그렇게 여러 우물을 파다보면 우물들이 하나의 지하수맥에 연결된 걸 알 수 있다. 그 지하수맥을 안다는 거, 그게 경륜이다.”



직장인들에게 ‘세상 밖으로 나가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한 직장에 오래 머물면 전문성이 키워진다. 하지만 언젠가는 젊은 사람들에게 밀려나게 마련이다.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 정도되면 자신의 콘텐트가 고갈된다. 그 전에 새로운 인생을 준비해야 한다. 그게 ‘리얼한 세상으로 나가는 준비’다. 그러지 않으면 도태된다. 그 전에 자신의 본질을 찾는 진짜 세상을 만나보란 의미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그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걸 하라는 게 아니다. 책을 읽고 공부를 해야 한다. 새로운 지식을 얻고 새로운 인맥을 형성해야 한다. 그래야 학습지능(LQ)이 길러진다. 즉, 공부하는 방법과 능력을 꾸준히 향상시켜야 한다. 또 새로운 정보와 사람을 폭넓게 만나고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SNS는 그런 면에서 가장 효과적인 도구다.”



자기계발을 하는 고유의 메커니즘이 있나?


“국내외를 막론하고 여행을 한다. 그저 유랑하는 게 아니다. 가기 전에 철저하게 계획을 세운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일단 여행지에 도착하면 3주 이상 지내며 민첩하게 새로운 학습거리를 발견한다. 세상에 새로운 분야란 건 없다. 잘 발견하는 사람이 임자다. 그리고 스펀지처럼 내용을 빨아들인 뒤 이를 되새기면서 소화한다. 그렇게 지식을 쌓는다. 자신의 말로 배운 걸 표현할 수 있게 되면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한다. 나는 ‘OO토크’라는 형식으로 강연을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방송에서 불러주고 전문가로서 강연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늘 그렇게 공부하니 원하는 분야마다 전문가(금전적 수익을 얻는 프로) 소리를 듣는다.”



앞으로 계획은?


“브랜드 마케팅과 식음료 쪽을 주로 찾아 다닌다. 일상적으론 젊은 트렌드가 즐비한 가로수길이나 홍대앞 등을 탐방하면서 책과 패션소품 등을 수집한다. 신문과 잡지, SNS로도 정보 여행을 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조만간 이탈리아와 체코를 방문할 계획이다. 여행 주제는 식향과 향이다.”

- 박상주 기자 park.sangjoo@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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