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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기자의 ‘이 차 어때?’ | 6~8인승 3열 자동차]

[박성민 기자의 ‘이 차 어때?’ | 6~8인승 3열 자동차]

“좋은 자동차 좀 없어?” 자동차 담당 기자라는 이유로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차는 적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이 넘어가는 고가의 제품이다. 그만큼 구입 전 고민을 거듭하지만 답을 내리기 힘들다. 차에 대한 느낌과 만족도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크게 달라 정답이 없기도 하다. 그래서 세그먼트·가격대·용도 등을 종합한 맞춤형 차량을 제안한다. 첫 번째는 35세 직장인 독자가 질문한 6~8인승 자동차다.
도요타 시에나.
“올해 둘째 아이를 갖게 된 35세 직장인이다. 이전까지 중형 세단을 탔는데 작은 느낌이 있어서 큰 차로 바꾸려 한다. 가끔 지방에서 올라오는 부모님과 우리 가족 모두가 탈 수 있는 차를 찾고 있다. 3열 시트를 가진 6~8인승 자동차를 원하는데 딱 마음에 드는 모델이 없다.”

과거에 비해 고를 수 있는 6~8인승 RV의 종류가 늘었다. 하지만 막상 여러 조건과 가격을 대입해 보면 의외로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세그먼트이기도 하다. 국산차는 기아 카니발·카렌스, 현대 맥스크 루즈, 쌍용 투리스모 정도가 있다. 수입차 중에서는 혼다 오딧세이, 도요타 시에나,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피아트 프리몬트가 대안이 될 수 있다.
 7인승 카니발 리무진 타볼 만
기아차는 7인승 모델 ‘카니발 리무진’을 올 3월 출시했다.
가장 보편적인 선택은 ‘기아 카니발’이다. 지난해 6월 출시한 카니발은 깔끔한 디자인에 뛰어난 주행성능, 실용성이 부각되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카니발은 3열이 아닌 4열 시트를 가진 9인승과 11인승 자동차라고?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7인승도 있다. 올해 초 기아는 3열 시트를 가진 7인승 ‘카니발 리무진’을 출시했다. 최고의 가격 대비 성능을 자랑한다. 기존 9·11인승 몸체에 시트를 7석만 달았으니 넓은 공간을 덤으로 얻었다. 긴 차체에도 4열이 꽉 들어찬 카니발이 답답하게 느껴졌다면 ‘리무진’ 모델이 답이다. 2열 좌석에 앉아서 다리를 쭉 뻗어도 될 만큼 넓고 편안하다. 3열 좌석은 다소 답답한 느낌은 있지만 2열이 조금만 양보해 공간을 확보해주면 그럭저럭 앉을 만하다. 괜히 ‘리무진’이라는 이름이 붙은 게 아니다. 3500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 또한 비교적 합리적이다. 카니발의 경우 지난해 출시 후 인기 고공행진을 이어오다 소음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7인승 리무진은 이 문제도 해결했다고 하니 기대를 걸어도 좋을 듯하다.

‘카니발 리무진’에 눈길을 준 운전자라면 현대차 맥스크루즈도 함께 살피게 될 가능성이 크다. 맥스크루즈라는 이름이 생소하다면 ‘길어진 싼타페’를 떠올리면 된다. 카니발과 비슷한 가격대에서 고민해볼 수 있는 SUV다. 2013년 3월 출시해 호응을 얻고 있다. SUV에 다양한 고급 사양을 넣어 프리미엄 SUV라는 인상을 심어 주는 전략이 주효했다. 디젤 모델의 경우 카니발 리무진 디젤 모델과 배기량과 성능이 거의 같다. 연비 또한 큰 차이가 없다. 카니발 리무진의 차체가 지나치게 길어 부담스럽다고 느껴지는 운전자라면 맥스크루즈를 선택할만하다.

차를 고르는 여러 조건 중 ‘가격’에 방점을 찍는다면 최고의 선택은 쉐보레 올란도다. 적당한 옵션에서 고른다면 2000만원 후반대에 그럴 듯한 7인승 RV를 가질 수 있다. 올란도와 비슷한 가격과 세그먼트로 경쟁하는 차는 기아차 카렌스다. 하지만 판매에서는 올란도가 카렌스보다 월등히 많다. 쉐보레 자동차 중 순수 판매량으로 현대·기아차의 경쟁모델을 압도하는 차는 올란도가 유일하다. 2013년 6년 만에 신형 기아 카렌스가 출시됐을 때, 격차가 잠깐 줄기도 했지만 지금은 올란도가 더 멀리 달아났다. 그만큼 검증된 차가 올란도다.

올란도는 차체의 길이와 휠베이스가 카니발에 비하면 짧다. 카니발보다 실내 공간은 좁지만 운전은 더 편하다. 차체가 약간 박스형태여서 공간 활용성이 뛰어나다. 쉐보레 자동차 특유의 탄탄한 주행능력도 강점이다. 큰 차임에도 울렁거리는 느낌 없이 제법 단단하게 컨트롤할 수 있다. 이 가격, 이 덩치에 이만큼 달려주는 차는 드물다. 쉐보레는 최근 올란도의 2016년형 모델을 발표했다. 유로6 기준을 만족하는 디젤차로 변신했다. 2000cc급 디젤차를 1600cc급으로 다운사이징했다. 수치상의 성능만 놓고 보면 큰 차이는 없다. 다만 200만원 내외로 가격이 올랐다는 점이 아쉽다.

가족을 위한 RV 차량 중 글로벌 시장에서 돋보이는 차는 주로 일본 브랜드다. 혼다 오딧세이, 도요타 시에나 같은 차량이 북미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성능·디자인·편의장치는 훌륭하나 경제성에서 물음표가 달린다. 두 차량 모두 5000만원대의 가격이 책정됐다. 3500cc급 배기량의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강한 힘을 내지만 연비가 아쉽다. 5000만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하고 매달 나가는 기름값까지 생각하면 국산 RV와의 가격 차이는 더욱 크게 벌어진다. 두 차 모두 고급스러운 RV를 강조하며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도요타 시에나는 국내에 최고급 사양만 들여왔다. 조금 더 고급스러운 3열 시트 자동차를 원한다면 한 번쯤 눈길을 줄 수는 있지만 쉽게 지갑을 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운사이징 도전한 올란도
이 모든 차가 식상하다면 시트로엥의 그랜드 C4 피카소는 어떨까? 프랑스의 감성을 가진 독특한 느낌의 7인승 미니밴이다. 외관과 내관 모두 곡선을 강조해 부드러운 느낌의 자동차다. 하이라이트는 널찍한 전면 유리다. 운전석에 앉으면 하늘까지 뻥 뚫린 듯한 시원한 개방감을 맛볼 수 있다. 1560cc와 1997cc 디젤 모델이 나와 있는데, L당 14~15.1km의 연비가 수준급이다. 최고출력이나 최대토크에서는 약간 아쉬움이 남지만 직접 몰아보면 그렇게 힘이 부족한 느낌은 아니다. 문제는 역시 3990~5090만원의 가격. 차의 특성상 카니발보다는 올란도나 카렌스와 비슷한 세그먼트인 것을 감안하면 가격이 더욱 비싸게 느껴진다. 올해 그랜드 C4 피카소는 233대(11월까지)가 팔렸다.

- 박성민 기자 park.sungmin1@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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