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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결산] 1억5000만원 이상 럭셔리 카 시장

[2015 결산] 1억5000만원 이상 럭셔리 카 시장

경기침체 속에서도 럭셔리 카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2015년도 변함없이 메르세데스-벤츠의 독주가 빛났다. 랜드로버의 고가 전략은 유효했고, BMW는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역시 ‘벤츠’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15년에도 마이바흐, AMG 모델을 앞세워 구입가 1억5000만 원 이상 럭셔리 카를 5000대 이상 판매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1월말 집계 기준 5296대를 판매해 2014년 판매량인 2950대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업계에서는 기업 수요가 많은 12월 판매량까지 합산하면 벤츠의 럭셔리 카 판매가 6000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도요타, 미니의 일 년치 판매량과 맞먹는 수치다.

11월까지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된 1억5000만 원 이상 모델(이하 럭셔리 카)은 모두 8519대다. 이 중 메르세데스-벤츠가 62%로, 판매 순위 10위 안에 7개 모델을 올렸다. 효자 모델은 S 400, S 500 시리즈다. S 400 4매틱과 S 400은 각각 1463대, 815대가 팔렸다. 2014년 1000대 안팎의 판매를 보였던 S 500 4매틱과 S 500도 각각 725대, 526대가 팔리면서 롱런했다. 2억 원이 훌쩍 넘는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500과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600도 각각 529대, 229대가 팔리면서 메르세데스-벤츠의 럭셔리 이미지를 강화시켰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전체 차종 판매량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11월까지 4만2044대의 차를 팔았는데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29.4% 늘어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메르세데스-벤츠는 E클래스, C클래스, S클래스 등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며 “메르세데스-벤츠의 대중차를 경험했던 고객이 다시 럭셔리 대형 세단으로 옮기는 등 충성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판매 2위 자리는 랜드로버가 차지했다. 2015년 11월까지 875대 판매량을 보이며 648대에 그친 아우디를 제쳤다. 특히 레인지로버 4.4 SDV8, 레인지로버 5.0 SC 등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선전이 돋보였다. 100% 알루미늄 경량화 차체와 강력한 퍼포먼스, 최첨단 인포테인먼트 기능이 특징이다. 레인지로버 4.4 SDV8은 디젤과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5가지 라인업을 갖추었다. 운전석이 높고 시야가 트여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2010년 럭셔리 카 711대 판매로 최고치를 찍은 후 2012년부터 3년 연속 500대 미만의 판매를 보였던 BMW는 이번엔 턴어라운드(반전)에 성공했다. 11월까지 모두 683대가 팔리면서 2015년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750Ld xDrive가 304대 팔려 상승 곡선을 주도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i8 모델의 선전도 눈에 띈다. 지난 5월 출시 이후 120대가 팔리면서 BMW 럭셔리 카에서 판매 2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서 온 자동차’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세련된 디자인, 폭발적인 성능을 갖춘 2억 원대 최고급 수퍼카다. “물량이 딸려 예약을 해놓고도 물건을 받지 못한 대기자가 많다”는 게 BMW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2015년에 이렇다 할 럭셔리 카 새 모델을 선보이지 못한 아우디는 11월까지 648대를 팔며 4위로 떨어졌다. 2014년엔 773대로 2위였다. A8 L60 TDI 콰트로가 367대 팔리면서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아우디는 A3, S3, A6, A7 등 1억 원대 미만 모델을 주로 선보였다.

판매 5위는 포르셰가 차지했다. 포르셰는 1억5000만 원이 넘는 모델 27종을 선보이고 있는데 모든 차종이 고르게 팔렸다. 11월까지 456대가 팔려 2014년 431대를 넘어섰다. 다만 순위에서는 4위에서 5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6위는 벤틀리. 판매 중인 11종 모델 모두 2억 원이 넘는 고가이지만 360대나 팔렸다. 수익성 면에선 단연 톱이다. 재규어가 80대, 렉서스가 63대의 럭셔리 카를 팔며 뒤를 이었다.
 수익성 부문 톱은 벤틀리
특히 벤틀리,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 등 프리미엄 럭셔리 브랜드의 최고가 모델 판매가 눈에 뛴다. 4억6250만원의 벤틀리 뮬산도 5대(2014년 2대)가 팔렸고, 지난해 한 대도 팔리지 않았던 람보르기니도 아벤타도르 로드스터(6억1600만원) 등 4대가 팔렸다. 롤스로이스도 레이스 등 4억~6억 원대 차량 54대를 판매했다. 경기침체가 길어지고 있지만 ‘무풍지대’가 존재하는 셈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1월까지 국내에서 팔린 수입차는 모두 21만9534대. 2013년 15만6497대, 2014년 19만6359대에 이어 이미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이 중 럭셔리 카 비중은 3.9% 수준이다. 2000년대 중반 전체 수입차 판매에서 꾸준히 5% 안팎을 유지하던 럭셔리 카는 2010년 들어 3%대로 떨어졌고, 급기야 2013년엔 1.9%로 추락했다. 수입차 판매가 급격히 늘고 있음에도 럭셔리 카의 연 판매량은 3000대 안팎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2014년 2.9%까지 회복하더니 2015년 11월 기준 럭셔리 카 판매 비중이 전체 수입차의 3.9%까지 회복했다.

럭셔리 카 시장은 다양한 메리트를 갖고 있다. 우선 브랜드가 남길 수 있는 마진이 높다. 글로벌 주요 완성차 그룹 11곳의 지난해 실적을 보면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평균영업이익률은 8.8%에 이른다. 반면 대중차 위주인 나머지 9개 완성차업체의 평균영업이익률은 3.9%에 그쳤다. 이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은 고급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럭셔리 카 시장에서 구축된 이미지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도 한다.
 1억 원대 제네시스 파급력 주목
2016년에도 국내 럭셔리 카 시장이 크게 성장할 지는 알 수 없다. 지난 6년간 질주하던 수입차는 최근 국산차의 공세에 막혀 성장세가 한풀 꺾인 추세다. 국내 완성차업계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11월까지 국산차는 140만4443대를 팔아 86.5%의 시장을 차지했고, 수입차는 21만9534대를 팔아 13.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13.9%의 시장점유율을 보였던 수입차는 현재 0.4%포인트 하락한 상태다. 수입차협회 관계자는 “시장 내 성장의 주동력이었던 30대 구매고객의 비중이 정체되고 유종 및 국가의 다양성도 시장 내에서 감지됨에 따라 새로운 변화의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제네시스의 파급력이 얼마나 영향를 미칠 것인지도 럭셔리 카 시장의 관심사다. 현대자동차는 전 세계 고급차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제네시스를 따로 떼 내어 프리미엄 브랜드로 키우고 있다. 대중차 시장에서 판매 성장세가 주춤하자 급성장하고 있는 고급차 시장에서 수익성과 성장성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제네시스의 라인업을 보면 1억 원 안팎의 시장을 정확히 겨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초대형 럭셔리 세단, 대형 럭셔리 SUV, 고급 스포츠형 쿠페 등 6종을 출시해 BMW와 아우디와 경쟁하겠다는 전략이다. 제네시스가 선보일 광범위한 서비스 체계, 다양한 프로모션 등이 럭셔리 카 시장의 고객을 어느 정도 끌어올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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