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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의 명불허전 ES300h 시승기

렉서스의 명불허전 ES300h 시승기

디젤 차량의 오염물질 발생 논란으로 가솔린 하이브리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렉서스 올뉴 ES300h는 뛰어난 정숙성과 연비로 인기몰이 중이다.
살짝 외관을 바꾸고 내장을 고급화한 페이스 리프트지만 ES300h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다. 석 달 째 500대 안팎의 판매를 기록하며 렉서스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도요타와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글로벌 리더 브랜드다. 특히 렉서스 ES300h는 수입차시장 연간 판매 10위권에 유일하게 오른 ‘비(非)디젤 일본 모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렉서스 ES300h는 2015년 11월까지 4199대가 팔려 전체 판매 순위에서 7위를 차지했다. 2014년의 같은 기간 판매량 3872대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특히 올뉴 ES300h가 출시된 지난 9월 이후 달마다 529대, 492대, 498대 판매를 기록했다.

ES 모델은 렉서스 브랜드 중 가장 매력적인 모델로 꼽힌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인 ES300h의 인기가 뜨겁다. 부분변경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완전 변경 못지않게 내외관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중형급 크기, 세단형 차체, 높은 연비, 고급스러운 품질 등에서 골고루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12월 초순 이틀 동안 올뉴 ES300h를 시승했다.

우선 과감하고 화려해진 외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패밀리카 성격이 강했던 ES300h는 온순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강조해왔지만 이번엔 강렬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양 옆으로 넓어진 스핀들 그릴은 안쪽으로는 날카롭게, 바깥쪽으로는 부드럽게 연결되어 모던하고 우아한 느낌을 강조했다. 모래시계 모양의 스핀들 그릴이 범퍼 하단까지 내려오며 이전 모델보다 커졌다. “무게 중심이 낮아 보이고 차폭은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는 게 렉서스 측의 설명이다. 수직으로 늘어난 LED 안개등과 화살촉을 닮은 주간 주행등, LED가 적용된 헤드램프가 잘 어우러져 강렬한 존재감을 표현한다. 사이드라인의 곡선은 더욱 풍성해졌고, ‘L’자형 LED를 적용한 테일 램프는 더욱 역동적이다.

인테리어는 VIP 의전용으로도 손색없을 정도다. 최고급 모델인 LS에 사용하는 원목 고유의 무늬를 살린 시마모쿠(줄무늬 나무) 우드트림, 비행기 1등석에 쓴다는 세미 애널린 가죽시트를 비롯해 도어 스위치 패널 등에 고급 마감재를 사용해 고급화에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베이지 컬러의 고급 가죽은 시트 뿐 아니라 도어 대시보드 등을 모두 차분히 감쌌다. 도어 스위치 패널을 금속 테두리로 마감하고 터치방식의 오버헤드 콘솔을 추가해 고급감을 향상시켰다.
 역동적 외관에 고급 인테리어
뒷좌석은 패밀리카의 특성을 잘 살렸다. 앞좌석에 앉은 사람이 편하게 앉아도, 뒷좌석에 앉은 사람이 다리를 꼬고 앉을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다. ‘동급 최대 실내 공간’이라는 타이틀이 딱 들어맞았다. 뒷좌석 바닥 가운데도 거의 평평해 실내 공간은 더욱 넓게 느껴진다. 트렁크 역시 골프백 4개 정도가 들어갈 정도로 넓다.

하지만 개방감은 다소 아쉽다. ES300h은 가솔린 모델 ES350과 달리 썬루프가 앞좌석까지만 열린다. 뒷좌석에 앉을 경우 조금 답답할 수 있다. 렉서스 관계자는 “썬루프가 차량 무게에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연비를 중시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인 만큼 1열에만 썬루프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시승 구간은 경기도 성남 판교에서 서울 도심을 거쳐 경기도 파주 통일동산 코스로 잡았다. 꽉 막힌 도심 구간과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를 체험하기 위해서다. 이틀간 200㎞ 남짓을 달린 결과 성능에 대한 총평은 ‘이 가격대에 이만한 수입차가 있을까’다. 노면의 마찰음뿐만 아니라 풍절음까지 완벽히 차단한 탁월한 정숙성, 하이브리드 차량의 뛰어난 연비, 고급스러워진 인테리어 모두 만족스러웠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 계기판에 녹색으로 ‘READY’ 표시가 나타난다. 하이브리드 차량이라 시동음은 따로 없다. 가속 페달을 밟자 이내 미끄러지듯이 차가 나아간다. 2.5L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은 최고 출력 158마력, 최대토크 21.6㎏·m를 나타낸다. 여기에 전기모터가 힘을 더해 시스템 출력은 203마력으로 높아진다. 주행모드는 에코·노멀·스포츠로 나뉜다.

고속도로에 올라 스포츠모드로 주행모드를 변경했다. 몸이 뒤로 젖혀질 만큼 강력한 가속력은 아니지만 시속 100㎞을 넘어서자 파워감이 전달된다. 전기모터에서 가솔린 엔진으로 전환되는 과정은 운전자가 느낄 수 없을 만큼 매끄럽다. 정숙성은 고속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유리와 유리 사이에도 방음필름을 넣었고, 바닥에서 올라오는 노면음도 잘 잡았기 때문이다. 창문을 살짝 내리자 렉서스가 소음을 얼마나 잘 막아냈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핸들링도 나무랄 데 없다. 철판을 용접 없이 붙이는 구조용 접착제 사용 범위를 대폭 늘려 차체 강성을 높인 덕분에 고속으로 코너를 돌아도 차체 쏠림이 적다. 다만 순간 가속력 부족과 다소 밀리는 느낌의 브레이크 기능은 하이브리드 차량이 개선해야할 단점이다.

이틀간의 시승에서 일부러 연비에 신경 쓰지 않고 달렸더니 13.9㎞/ℓ가 나왔다. ES300h의 공인연비는 16.4㎞/ℓ. 경쟁상대로 꼽히는 BMW 520d, 아우디 A6 등에 밀리지 않는 스펙이다. 가격을 비교하면 경쟁 모델 모두 6000만원대 초중반이니 이 역시 경쟁력이 있다. 플래그십 세단인 LS에 적용되던 첨단 스크래치 복원 페인팅 기술을 도입해 손톱자국이나 세차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크래치를 줄여주고, 저공해차로 등록하면 남산 1·3호 터널을 지날 때 혼잡통행료를 내지 않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ES300h의 매력이다.

-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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