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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장 코스 톱 10] 어라, 드라이버 두 번 쳐야 되겠네

[세계 최장 코스 톱 10] 어라, 드라이버 두 번 쳐야 되겠네

중국 옥룡설산골프클럽의 2번 홀.
미국 PGA투어를 비롯해 전 세계 대회 코스의 전장이 길어진 건 특별한 뉴스가 아니다. 다양한 스윙 분석 기기와 최첨단 클럽의 도움을 받은 요즘 선수들이 300야드를 때려내는 건 예사다. 2015년 US오픈이 열린 미국 워싱턴주 채임버스베이는 파70에 7585야드의 전장으로 치러졌다. 최장타자인 더스틴 존슨의 2015년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는 317.7야드였다. 물론 그렇다고 아마추어의 비거리도 그 정도로 늘었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짧은 코스보다는 긴 코스가 하나둘 늘었다. 특히 미국이 그렇다. 세계 최장 코스 톱 10 중에 7곳이 미국의 퍼블릭 코스다. 대체적으로 해발 고도가 높은 곳에 자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 세계의 긴 코스 톱 10을 소개한다. 장타자라면 버킷 리스트로 활용하면 될듯하다.
 1위. 옥룡설산(Jade Dragon Snow Mountain)골프클럽/ 중국 리쟝/ 파72, 8548야드
최장타자인 더스틴 존슨의 2015년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는 317.7야드였다.
해발 고도가 높아지면 산소량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볼이 더 멀리 날아간다. 따라서 세계에서 가장 긴 코스가 히말라야 인근 해발고도 높은 고지대에 위치한 건 놀랄 일도 아니다. 고도가 높아 항상 만년설에 덮인 산, 게다가 마치 무협지에서나 나왔을 듯한 상서로운 기운이 감도는 산이 바로 해발 고도 5596m의 옥룡설산이다. 소설 [잃어버린 천국]에도 소개된 ‘샹그릴라’의 고장이 바로 리장이다. 코스는 그 중턱 정도인 해발 3292m의 계곡에 자리했다. 설계자는 로빈 넬슨과 닐 하워드다. 가장 긴 홀은 파5 711야드의 5번 홀이다. 하지만 너무 걱정마시라. 산소량이 적으니 티샷을 치면 볼이 상상 외로 잘 날아간다. 카트에 산소 공급기가 부착돼 있다니 진귀한 체험일 듯싶다.








 2위. 레전드 골프&사파리(Legend Golf & Safari)리조트/ 남아공 워터버그/ 파72, 8473야드
레전드 골프 & 사파리리조트의 17번 홀은 최경주가 설계했다.
이 코스는 헬기를 타고 행립산 꼭대기로 올라가 365m 아래의 아프리카 대륙 모양의 그린에 자유낙하하는 티샷을 체험해보는 ‘19번 익스트림 홀’로 유명한 코스다. 사파리를 겸한 이 리조트는 한 홀씩 유명 선수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설계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남아공의 레티프 구센이 18번 홀을 만들었다. 미국의 짐 퓨릭, 뉴질랜드 마이클 캠벨도 한 홀씩 맡았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이 서로 어렵게 만들려고 경쟁이라도 한 것 같다. 한국의 최경주도 참여해 17번 홀을 설계했다. 파3인데 프로티는 전장 195m이고, 레귤러도 무려 158m나 된다. 게다가 그린 양쪽을 깊은 벙커가 에워싸고 있다. 벙커샷을 최경주처럼만 한다면야 그렇게 두려운 홀도 아니지만….
 3위. 블레어 아톨(Blair Atholl)GC/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파72, 8420야드
남아공의 전설인 게리 플레이어의 설계로 수도 요하네스버그 인근에 조성한 블레어 아톨은 2007년에 개장했다. 이름은 스코틀랜드 고산지대 사이 평지 지명에서 따왔다. 하지만 스코틀랜드보다는 아프리카의 색채가 더 강하다. 4, 5, 6, 8, 15번 홀은 엘리게이터강을 따라 흐른다. 악어는 나오지 않지만 구불구불 개천이 까다로운 핸디캡으로 작용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마갈리스버그 산맥을 조망하는 경치가 뛰어나다. 특별히 긴 홀은 없지만 파5 홀이 다섯 개나 되고 그중의 둘은 600야드가 넘는다. 요하네스버그 자체가 해발고도 1700m가 넘는 만큼, 여기서도 긴 전장에 어울리게 비거리가 잘 난다. 특히 한 홀도 겹치거나 오가는 홀이 없이 하나의 홀 흐름으로 이어지는 레이 아웃이 특징이다.
 4위. 더인터내셔널(the International)GC 파인 코스/ 미국 매사추세츠 볼튼/ 파73, 8325야드
미국 매사추세츠주 볼튼에 위치한 더인터내셔널 파인(Pine) 코스는 1901년에 9홀을 열었다. 반세기를 넘긴 1957년에 18홀로 확장했다. 1972년에는 로버트 트렌트 존스가 리노베이션에 나선 뒤로는 아예 ‘세계에서 가장 긴 코스’라는 색다른 컨셉트를 잡고서 파73으로 설정했다. ‘챔피언십 티’는 7138야드인데 비해 그보다 하나 더 높은 8325야드 코스 이름은 ‘타이거 티’로 설정되어 있다. 이웃한 톰 파지오의 오크스(Oaks) 코스는 얌전한 7000야드로 확실히 구분되었다.
 5위. 로버트 트렌트 존스(Robert Trent Jones)골프트레일 로스브릿지/ 미국 앨러배마 후버/ 파72, 8191야드
지난 2006년부터 5년 간 미국 PGA투어 챔피언스투어 리전스채리티클래식의 무대였던 로버트 트렌트 존스 로스브릿지는 RTJ 스스로 자신의 명작 베스트 10 코스로 여긴다. 대부분의 골퍼들은 이 코스의 백티를 좀처럼 택하지 않는다. 마지막인 9, 18번 홀에서는 24m 높이의 고도차를 가진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9번 홀의 백티는 전장이 518야드지만, 블루티는 410야드일 정도로 둘 사이의 거리차도 엄청나다. 반대로 레이디티를 선택한다면 총 전장이 5300야드로 앙증맞은 코스에서 라운드 할 수 있다. 코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을 다음과 같이 받아들인다. ‘(오너) 사모님이 골프를 많이 즐기는 것’. 티잉 그라운드간 난이도 차이가 확실하다.
 6위. 앤틀러 크리크(Antler Creek)GC/ 미국 콜로라도 페이톤/ 파72, 8114야드
미국 중부 해발고도 1600m의 산간지대에 위치한 퍼블릭 앤트러 크리스 코스는 백티에서 라운드 하는 골퍼에게는 좀 더 높은 티잉그라운드에서 샷을 하도록 약간의 보상을 준다. 백티에서 그린이 보일까 말까 하기 때문이다. 설계자 릭 펠프스는 대평원 스타일을 창조했다. 3개의 호수와 73개의 벙커가 있다. 그 밖으로는 넓은 광야 분위기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여는 다양한 대회 코스로도 활용되고 있다. 6개의 티잉 그라운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가장 짧은 그린티는 전장 5393야드에 불과하다. 가장 긴 홀은 15번으로 695야드의 파5 홀이다.
 7위. 프렌치 릭 리조트(French Lick Resort) 다이 코스/ 미국 인디애나 프렌치 릭/ 파72, 8102야드
프렌치 릭 리조트 다이 코스 백티의 코스 레이팅은 80이다.
코스를 어렵게 만들기로 소문난 설계가 피트 다이가 작심하고 만든 장거리 코스다. 전장이 길 뿐만 아니라 페어웨이는 끊임없는 언듈레이션으로 출렁거린다. 러프에는 긴 풀이 무성하고 그린과 벙커 공략도 만만치 않다. 비거리가 자신 있더라도 블랙티에서는 도전하기 전에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2015년 PGA시니어챔피언십이 이곳에서 열렸는데, 무려 12명이 80타를 깨지 못했다. 블랙티는 주로 관상용으로만 열어 둔다. USGA는 백티의 코스레이팅을 80으로 평가했다. 프로 선수가 쳐도 8타를 더 친다는 의미다. 티 입구에 다이는 다음과 같은 명판을 새겨 장타자를 유혹한다. ‘열혈 골퍼라면 에베레스트 정상에 핀을 꽂아도 라운드한다고 덤빌 것이다. 골프는 페어한 게임이 아니다. 좀 페어한 코스를 만들었다.’ 속지 마시라.
 8위. 프로몬토리 클럽(Promontory Club) 페인티드밸리 코스/ 미국 유타 파크시티/ 파72, 8098야드
미국 중서부 해발고도 2230m인 유타주 파크시티에 위치한 가장 어렵다고 소문난 코스가 프로몬토리 클럽이다. 피트 다이의 시그니처 코스에 이웃한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한 페인티드 밸리 코스는 높은 해발고도만큼 길다. 전반은 파5 718야드의 1번 홀로 시작해 기를 죽인다. 파크시티의 세 개의 스키 명소와 함께 활용되는 코스라서 업다운이 심하다. 후반 홀은 평원의 느낌이 강하지만 파5 673야드인 12번 홀과 파4 480야드인 마지막 홀이 제법 길게 느껴진다.
 9위. 더숄스(The Shoals)GC 파이팅 조(Fighting Joe) 코스/ 미국 앨러배마 머슬숄스/ 파72, 8092야드
로버트 트렌트 존스 골프트레일의 앨라배마 머슬숄스에 위치한 명소가 더숄스의 파이팅 조 코스다. 이름은 미국의 남북전쟁 시절에 남부군을 이끌던 조셉 장군의 이름을 땄다. 테네시강과 잭슨 호수를 내려다보면서 이 링크스 스타일 코스는 흘러간다. 12번 홀은 파5에 716야드나 된다. 제일 짧은 그린티가 441야드니까, 백티에서 티샷을 250야드 날려도 아직 그린티에도 못 미친다. 넓은 페어웨이가 있지만 높게 자란 풀과 호수 탓에 만만치 않은 코스다. 전쟁하듯 비장하게 라운드하라고 이름에 ‘파이팅’을 넣은 것 같다.
 10위. 더프레리클럽(The Prairie Club) 듄스코스/ 미국 네브라스카 발렌틴/ 파72, 8058야드
PGA투어 선수 출신의 설계가 톰 리먼과 크리스 브랜드가 공동으로 설계했다. 이웃한 명문 코스 샌드힐스와 함께 스네이크강의 가장자리를 따라 조성되어 있다. 바로 옆으로는 10홀을 가진 파인 코스와 파3홀로만 구성된 호스(Horse) 코스가 있는 리조트다. 이곳은 네브라스카 사막으로 유명한 지대다. 전후좌우 사방에 넓게 펼쳐진 초원이 적막하기까지 하다. 차로 한참을 달려 이 코스에 머물며 골프를 즐기다 보면 ‘이 넓은 땅에 왜 고작 8058야드 밖에 안 만들었나’ 싶을지도 모른다.

- 남화영 헤럴드스포츠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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