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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으로 예측한 2016년

온고지신으로 예측한 2016년

로열더치셸은 알래스카 북부 연안의 석유 시추를 포기했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은 “과거나 현재만 보는 사람은 미래를 놓친다”고 했다. 일리 있는 말이지만 온고지신도 필요하다. 지난해를 면밀히 돌이켜보는 것도 올 한 해에 필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도 “미래는 한번에 하루씩 온다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하루하루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지난해를 바탕으로 한 올해의 예측 5가지를 소개한다.
 1. 화석연료 채굴 경쟁 가속화
미국 정부는 알래스카주 북부 연안의 추크치해와 보퍼트해에서 석유 시추 임대 계획을 취소하고, 시효 만료가 임박한 시추 임대권을 연장해 달라는 정유회사의 요청도 거절했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미국의 북극권 석유 시추는 당분간 중단됐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석유 시추가 완전히 중단된 건 아니다. 오히려 앞으로 석유회사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국 워싱턴대학의 톰 르신 교수는 “알래스카주 내륙의 석유 채굴은 매우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 그런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륙의 새로운 시추도 진행될 것이다. 문제는 대륙 연안의 석유가 고갈되면 석유업계가 더 심해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북극해의 석유 매장량은 세계 전체 석유 매장량의 6%에 불과한데도 러시아·중국·노르웨이의 석유회사가 북극해 석유 탐사를 시작했다. 특히 규제가 거의 없는 러시아의 시추 작업이 북극 지역에 중대한 위협을 제기한다. 게다가 지구온난화로 북극권에 새로운 무역 항로가 열렸다. 이 항로는 특정 국가가 아직 권리를 주장하진 않았지만 그로 인해 시추와 채굴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러시아 같은 국가가 새로운 항로를 차지하기 위해 적극 나서면 국제 분쟁이 우려된다.

하지만 르신 교수에 따르면 화석연료를 더는 채굴하지 않아야 지구가 살아난다. “지구온난화를 억제하려면 우리가 현재 가진 화석연료의 70%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그는 환경의 최대 위협이 석탄 사용이며 그 다음이 석유 연소라고 지적하면서 업계가 석유와 석탄에서 탈피하도록 장려하는 정책으로 탄소세 도입을 권고했다. 환경만이 아니라 재정 면에서도 그럴 필요가 있다.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새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지구온난화를 제어하지 못할 경우 2100년이 되면 세계 전체 국가의 43%가 지금보다 더 가난해진다.
 2. 성전환 수술의 의료보험 적용 확대
지난해 미국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헌 판결과 케이틀린 제너의 성전환 공개(올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브루스 제너가 성전환 수술 후 케이틀린 제너로 다시 태어났다) 이후 트랜스젠더의 차별 철폐가 미국에서 범국가적인 주목을 받았다.

올해 1월 1일부터 미국 연방 공무원 건강혜택 프로그램이 성전환 수술 비용을 지원한다. 지난해 10월 중순 민간부문도 정부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미국 유통 대기업 크로거는 성전환 직원에게 의료 혜택을 주기로 결정했다. 이익단체의 압박이 강해지면서 올해 다른 기업도 그 뒤를 따를 전망이다.
성전환 수술로 여성으로 다시 태어난 케이틀린 제너(왼쪽).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포스터.
 3.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오는 3월 DC 엔터테인먼트의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 개봉되면 슈퍼히어로의 최종 대결이 펼쳐진다. 벤 애플렉이 브루스 웨인(배트맨)으로, 헨리 캐빌이 클라크 켄트(슈퍼맨)으로 나오는 이 영화는 지구가 중대한 위기에 놓이면서 배트맨과 슈퍼맨이 맞대결을 펼친다. 올해의 히트작이 될 가능성이 크다.
 4. 전기차의 부상
쉐보레의 장거리 주행 전기차 콘셉트 볼트 EV.
테슬라·닛산·쉐보레가 수년 동안의 개발 끝에 비교적 적절한 가격의 전기차를 대량생산할 계획이다. 쉐보레 볼트 EV는 판매가 3만 달러로 어떤 다른 전기차보다 더 오래 가는 배터리를 자랑하며(1회 충전으로 322㎞ 주행 가능) 버튼 하나로 자가주차할 수 있다. 2017 닛산 리프에 관해선 세부 사항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테슬라·쉐보레와 경쟁하기 위해 이전 모델을 완전히 개조했다고 알려졌다. 테슬라는 오는 3월 판매가 3만5000달러의 모델3 주문을 받을 계획이다. 만약 모델3과 리프가 볼트에 맞먹는 주행 거리를 낼 수 있다면 휘발유차를 전기차로 바꾸는 자가운전자가 많아질 것이다.
 5. 팟캐스트가 뜬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마크 마론의 차고를 찾아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눈 팟캐스트가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6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코미디언 마크 마론이 자택 차고에서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했다. 100만 명 이상이 그 팟캐스트 에피소드를 내려 받아 격식 없고 웃기는 동시에 논란 많은 대화를 즐겼다. 그 에피소드는 마론의 팟캐스트에서 하나의 획기적인 이정표가 됐을 뿐 아니라 팟캐스트라는 매체를 뉴스와 오락의 주류 공간으로 끌어들였다. 그 추세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마론은 백악관이 먼저 오바마 대통령의 출연을 제안했다며 “팟캐스트가 새로운 매체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관심을 갖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곧 오디오 콘텐트 소비가 팟캐스트 쪽으로 옮겨갈 것이다.”

올해 오디오 전용 미디어 포맷은 수많은 다중감각 오락 포맷과 경쟁해야 한다. 그럼에도 마론은 팟캐스트의 매력을 자랑했다. 그는 팟캐스트를 음악에 비유하며 “소리가 직접 뇌에 도달한 다음 바로 가슴으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 NEWSWEEK SPECIAL EDITION / 번역 이원기



[이 기사는 뉴스위크 특별호 ‘2016년 전망(2016: The Year Ahead)’에서 발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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