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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유니콘이 날아오를까

올해는 유니콘이 날아오를까

지난해 12월 미국 FRB의 금리 인상 이후 스냅챗·우버·에어비앤비 같은 유명 유니콘들이 IPO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해 12월 9년여 만에 처음으로 연방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그러자 유니콘들이 엉덩이를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유니콘은 기업가치 평가액이 10억 달러를 웃도는 비공개 기업들이다. 처음의 0.25%포인트 인상이 예금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IT 업계 신생 벤처들 특히 스냅챗·우버·에어비앤비·팰런티어(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같은 알려진 업체들의 경우 그들이 원하든 원치 않든 2016년 기업공개(IPO)의 봇물이 터진다는 의미일 수 있다. 그에 따라 공개 주식시장에 거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유니콘들은 지난 10년간 저금리 환경에서 통통하게 살이 오르면서 숫자도 크게 늘었다. 싸게 돈을 빌려 회사를 키워나갔다. 그리고 헤지펀드·개인신탁, 그리고 기타 투자자들로부터 신규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 그들은 더 큰 리스크를 부담하더라도 수입이 정해진 시장에서 가능한 수준 이상의 수익률을 원했다. 그러나 재닛 옐런 FRB의장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 정책에 따라 미국 국채의 매력이 더 커지면서 유니콘들은 공개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할지도 모른다.

문제는 유니콘들이 이미 과대평가됐다는 지적이 많다는 점이다. 이들이 벤처 펀딩에서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면 전에는 소수 투자자들에게 국한됐던 위험에 일반 투자자들까지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 12개월 동안 미국에서 IPO하는 IT 기업이 2009년 이후 가장 적었다. 지난해 1월 1일 이후 IPO가 28건에 그쳤다. 그러나 앞으로는 달라질지 모른다. 시장조사 업체 CB 인사이츠가 지난 12월 17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는 유니콘들이 ‘IPO 열풍에 휘말리는’ 해가 될지 모른다는 내용이었다.

제4차 연례 ‘테크 IPO 파이프라인’ 보고서에 따르면 사모 투자자들이 유니콘에서 철수하려는 조짐을 보인다. 그것이 단순히 FRB의 금리인하 때문만은 아닐지 모른다. “2015년 리스트의 기업 중 일부는 어쩔 수 없이 IPO를 해야 할 수도 있다. 최상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기업가치가 매겨졌는데 실적은 그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보고서의 작성자인 아난드 산왈 CB 인사이츠 CEO의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비공개 시장에선 그런 기업들의 돈줄이 막혀 어쩔 수 없이 IPO 시장 문을 두드려야 할지도 모른다. 전에 없던 현상이다.”

유니콘이 갑자기 쇄도하면 뉴욕증권거래소나 IT 기업 비중이 높은 나스닥 같은 공개시장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에어비앤비나 우버를 포함해 이들 기업 중 다수가 법률 상의 장애물에 직면해 있을 뿐 아니라 지나치게 과대 평가됐다는 시각도 있다. 유니콘들은 비공개 기업이어서 재무실적을 일반에 공개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는 흔들리는 조짐을 보인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츠(FI)는 투자 종목인 스냅챗, 스퀘어 그리고 그 밖의 알려진 유니콘들의 가치를 대폭 삭감했다고 공개했다. FI는 IT 업종에 투자하는 상장기업이다.
 2015년보다 ‘더 나빠질 순 없다’
문제는 유니콘이 갑자기 몰려들면 공개 주식시장이 2000년의 닷컴 거품과 비슷하게 불안정한 상태가 될 수 있다. 머커 캐피털의 파트너인 윌리엄 쉬는 우버의 기업 가치를 지난 12개월의 수입으로 나눈 값을 다른 기업과 비교했다. 그 결과 2014년 우버의 기업가치가 닷컴 거품 절정기 이베이의 3배에 달했다. 우버는 세계 각지에서 각종 소송, 운전자의 범죄혐의, 규제 장벽에 직면해 있지만 쉬의 조사 이후 우버의 평가액은 상승일로였다. 지금은 포드와 제너럴 모터스의 시가총액을 뛰어넘어 700억 달러에 달한다.

CB 인사이츠의 보고서는 FRB의 금리인상 발표 이전에 작성됐다. 하지만 금리인상으로 저리자금 공급이 감소함에 따라 올해 IPO 추세가 한층 탄력 받을 전망이다. “저리·저수익의 거시경제 환경에선 상당수 다른 대안 투자 기회보다 비공개 IT 기업들이 더 빨리 성장하고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잠재력을 지닌다.” 트위터와 리프트(차량 공유 서비스) 초창기 후원자였던 벤처 자본가 마이크 메이플스가 지난해 7월 블룸버그에 말했다. “전 세계의 고액 자본 중 다수가 비공개 IT 신생벤처로 몰려드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해 3분기 말에는 미국 신생 벤처들의 조달액이 370억 달러를 돌파했다. 조달액이 800억 달러를 웃돌았던 2000년 닷컴붐 이후 연간 최고액을 이미 넘어섰다. 신생 벤처에 투자하려는 자금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말해준다.

이제 의문은 얼마나 많은 유니콘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들 것이냐는 점이다. 시장조사 업체 딜로직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증시에 상장한 IT 기업은 28개에 불과했다. 2014년 62개, 2013년 48개에서 크게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상장한 이들 소수 기업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수준 이하라는 점도 시장에서 IT 기업의 IPO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더해준다. 예컨대 온라인 수공예품 쇼핑몰 엣시의 지난해 말 주가는 IPO 가격에 비해 대략 40%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수공예품 온라인 쇼핑몰 엣시의 지난해 말 주가는 IPO 가격에 비해 대략 40% 낮게 형성됐다. 지난해 4월 나스닥 시장에서 IPO를 축하하는 엣시 관계자들.
올해는 IT 기업 IPO 시장이 부활할 것이라고 산왈 CEO는 말했다. “대기 중인 후보 기업 중 다수의 성숙도, 비공개 시장의 불확실성, 투자자들의 IPO 요구 확대를 감안할 때 올해는 공개시장 활동이 살아나리라고 예상한다. 2015년이 아주 나빴던 점을 감안할 때 실상 더 나빠질 순 없다.”

후보 업체 리스트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 많다. 분석, 데이터센터, 보안 그리고 애플리케이션 통합 같은 ‘지명도 떨어지는 분야’의 기업이 많다고 산왈 CEO는 말했다. 하지만 올해 상장이 예상되는 유명 기업도 많다. 그 선두주자는 택시호출 서비스 우버다. CB 인사이츠에 따르면 우버는 “IPO 열풍에 휘말리는” 유니콘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

CB 인사이츠가 꼽은 2016년 IPO 후보 유니콘 리스트에는 2015년의 2배인 80개 기업이 올라 있다. 우버 외에 빈방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도 그중 하나다. 에어비앤비는 앤드리센 호로위츠, 피델리티 인베스트먼츠, T 로 프라이스 등의 투자자들로부터 23억 달러를 조달한 뒤 기업가치가 250억 달러에 달했다. 우버와 마찬가지로 갖가지 논란과 규제 문제에 둘러싸여 있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공유경제의 최전선에 위치한 기업들에 따르는 문제들이다.

그와 같은 규제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유니콘도 있다. CB 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또 다른 잠재적인 IPO 후보 기업인 스냅챗이다. 이제껏 12억 달러를 조달해 기업가치가 160억 달러로 추산된다. 스냅챗 공동창업자인 에반 스피겔 CEO는 지난해 초 “IPO가 필요하며 그럴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회사의 IPO에 필요한 인력을 배치해 왔다. 2014년 알리바바의 IPO를 도운 크레딧 스위스 은행 출신인 임란 칸을 최고전략책임자로 임명했다.

그 밖에 CB 인사이츠가 올해 IPO 후보 리스트에 올린 유명 기업으로는 팰런티어를 비롯해 미디어 업체 버즈피드, 기업 협력 소프트웨어 업체 슬랙, 클라우드 보안 서비스 업체 클라우드플레어, 온라인 소프트웨어 호스팅 서비스 기트허브, 결제처리 업체 스트라이프 등이 있다.

여기 언급된 유니콘들은 모두 상당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언론의 커다란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CB 인사이츠가 선정한 2016년 IPO 유력 후보 명단에는 어떤 기업도 들지 못했다. CB 인사이츠는 독점 평가 알고리즘인 ‘모자이크’를 이용해 올해 미국에서 IPO를 실시할 가능성이 가장 큰 IT 기업은 액티피오라고 평가했다.

액피티오는 이제껏 3억750만 달러를 조달한 ‘카피 데이터 가상화’ 개발사다. 뮬소프트(기업 소프트웨어), 옥타(ID 관리), 뉴타닉스(데이터센터 가상화), 주오라(결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앱)와 함께 CB 인사이츠가 선정한 2016년 톱5 리스트에 선정됐다.

- DAVID GILBERT IBTIMES 기자 /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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