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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매치 줄 잇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순백의 설원에 성공 예감 번진다

[테스트 매치 줄 잇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순백의 설원에 성공 예감 번진다

평창 보광 휘닉스파크에서 2월 25일 열린 ‘2016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타일 스키·스노보드 월드컵’ 프리스타일 크로스.
'64조9000억원+@’.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성공에 걸린 무형의 경제효과다. 세계가 주목하는 메가 스포츠 이벤트, 겨울올림픽의 성패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평창 겨울올림픽을 2년 앞둔 2016년 2월 25일~28일, 강원도 평창군의 보광 휘닉스파크에서 두 번째 테스트 매치가 열렸다. 휘닉스파크에서 열린 두 번째 테스트 매치의 주인공은 ‘2016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타일 스키·스노보드 월드컵’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전체 세부 종목 중 슬로프스타일(Slopestyle)과 크로스(Cross) 종목이 선을 보였다. 겨울을 맞아 스키를 즐기던 일반 이용객들은 장내 아나운서의 경쾌한 해설과 함께 설원을 질주하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곡예에 가까운 묘기를 보며 호기심 어린 눈빛을 반짝였다. 휘닉스파크 곳곳에 나부끼는 평창겨울올림픽 안내 깃발과 현수막은 벌써부터 사람들에게 올림픽을 치르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각 종목의 영상이 쉴 새 없이 흐르는 미디어 타워는 4년에 한 번 찾아오는 세계인의 겨울 축제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앞으로 줄줄이 이어진 테스트 매치는 오는 2018년 2월 9일~25일까지 17일 간 평창 일대에서 열리는 겨울올림픽의 성패를 점쳐볼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진다. 2월 초 강원도 정선에서 열린 첫 번째 테스트 매치의 바통을 이어 받은 평창 휘닉스파크가 평창겨울올림픽을 향한 붐업(Boom-Up)에 매진 중인 이유다. 1988 서울올림픽, 그리고 2002 한·일월드컵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리는 범세계적 스포츠 이벤트인 평창 겨울올림픽은 역대 대회와 비교해도 빠질 곳 하나 없이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은 평창에서 겨울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두 번의 좌절을 겪었다. 2010 겨울올림픽 유치에 나선 한국은 2003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당시 1차 투표에서 1위를 하고도 최종 투표에서 밴쿠버에 3표 차로 뒤져 유치에 실패했다. 두 번째 도전이었던 2014 겨울올림픽도 2007년 IOC 총회에서 러시아 소치에 밀려 좌절됐다. 그러나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독일 뮌헨과 프랑스 안시를 제치고 평창이 개최지로 선정되면서 세 번의 노력 끝에 유치에 성공했다.

 미리 맛본 겨울올림픽
이처럼 어렵게 평창 겨울올림픽을 유치한 한국은 ‘스포츠 문화 강국’으로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한국은 올림픽과 월드컵 등 국제적 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할 때마다 성공적인 결과를 기록했다. 정부 주도로 개최한 1988 서울올림픽의 경우 세계에 ‘한강의 기적’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은 1만 달러 이하였지만 경제 효과는 4조원에 이르러 제3세계 변방 국가였던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2002 한·일월드컵 때도 ‘붉은 악마’로 대표되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역동적인 한국의 국민성을 세계에 알리고,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10조원의 경제효과를 이끌어냈다. 이처럼 1988 서울올림픽과 2002 한·일 월드컵은 한국이 개발도상국에서 중진국으로 다이나믹하게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 상징적인 메가 이벤트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국의 스마트 파워 더욱 강해질 듯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지금 이 시점에서 열리는 평창 겨울올림픽에 막대한 의미가 부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겨울올림픽의 경우 하계올림픽에 비해 개최 국가가 10여개국 남짓으로 한정돼 있다. 북미와 북유럽 중심의 선진국형 올림픽이라는 평가를 받는 겨울올림픽은 스포츠·문화적인 측면에서 한국의 국제적인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한국은 이번 평창 겨울 올림픽 개최로 ‘1988 서울올림픽-2002 한일월드컵-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이어 국제대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여섯 번째 국가가 됐다. 한국보다 앞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국가는 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러시아 등 내로라하는 선진국이었다.

80여 개국 2만 6000명이 참가할 예정인 평창 겨울올림픽은 경제·산업적인 기대 효과 역시 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1년 발표한 ‘평창 겨울올림픽 개최의 경제적 효과’ 연구보고서에서 평창 겨울올림픽의 경제적 효과를 약 64조9000억 원으로 예상했다. 올림픽 관련 투자 및 소비 지출 효과만 해도 21조1000억원으로 예측된다. 43조8000억원이 올림픽 개최로 인한 간접적 효과에 해당하는 셈이다. 특히 세계적인 겨울 관광지로의 부상에 따른 추가 관광 효과가 약 32조2000억원으로 예상돼 강원도 지역의 경제 활성화는 물론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만족할 만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적인 예가 1972 삿포로 겨울올림픽이다. 인지도가 낮은 일본 북단의 섬 홋카이도의 중심 도시 삿포로는 겨울올림픽 개최 덕에 세계적인 겨울 관광지로 떠올랐다. 일본의 또 다른 겨울올림픽 유치 도시인 나가노 역시 ‘실패한 올림픽’이라는 평가에도 스키여행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나가노의 경우 겨울올림픽 개최 덕에 신칸센(新幹線, 일본 고속철도)이 개설돼 일본 교통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부수적 효과도 있었다(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개통이 임박한 광주~원주 고속도로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경제적 효과는 국가 이미지 제고에 미치는 영향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평창 겨울올림픽 개최에 따른 국가 브랜드 제고 효과를 11조6000억원가량으로 추산했다. 국가 브랜드가 ‘엄브렐러 브랜드(Umbrella Brand)’로 작용하고 이에 따라 개별 브랜드(Individual Brand)인 기업 브랜드와 상호 후광효과를 주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해지리라는 분석이다. 자연히 경제력과 군사력으로 대변되는 국가의 ‘하드파워’와 문화 및 삶의 질을 통해 확보하는 ‘소프트 파워’가 결합된 ‘스마트 파워’ 면에서도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인도 올림픽 코스에서 스키 즐길 수 있어
그렇다면 어렵게 유치한 평창 겨울올림픽의 개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한국경제연구원은 2015년 6월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효과 극대화를 위한 과제’ 세미나에서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가장 중요한 당면 과제로 손꼽힌 것은 역시 올림픽이 끝난 뒤의 전략적인 운영 방안이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평창 겨울올림픽의 성공은 향후 관광객 유치 전략에 달려있다고 조언했다. 박경열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성공 여부는 개최 후 관광 수요를 얼마나 이끌어내느냐에 달려있다”며 “지속적인 외래 관광객 유치를 위해 종합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부연구위원은 동계올림픽 개최 이후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한 성공 사례로 릴레함메르(노르웨이), 레이크 플래시드(미국) 등을 들며 평창의 롤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레이크 플래시드의 경우 1980년 동계올림픽 개최 이후 지속적인 유지관리를 통해 연간 2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 스포츠 휴양도시로 거듭났다. 인구 2만 5000명에 불과한 소도시 릴레함메르 역시 1994년 동계 올림픽 개최 이후 연간 4000억원이 넘는 최대 흑자를 기록한 성공 사례로 꼽힌다.

박 부연구위원은 “세계경제포럼(WEF)의 국제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관광경쟁력은 2013년 25위에서 2015년 29위로 하락했다”며 “평창 동계올림픽을 관광경쟁력 강화를 위한 터닝포인트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서는 전략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박 부연구위원은 ▶개최 전 문화예술 붐업 프로그램 지속 ▶산악·해양 등 지리·환경적 특성을 부각시킨 ‘레저스포츠 국제관광도시’ 비전 수립 ▶올림픽 유산과 예술을 접목한 조형물 등 지역 랜드마크 연출 ▶올림픽특구제도를 활용한 올림픽 개최지의 관광 특성화·테마화 추진 ▶올림픽 개최 도시별 숙박, 교통, 정보안내 등 관광수용태세 진단 및 개선·확충 ▶음식·콘텐트·정보통신기술(ICT)·문화예술 중심의 관광콘텐트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겨울올림픽 개최지 중 한 곳이자 이번 FIS 프리스타일 스키·스노보드 월드컵이 열린 보광 휘닉스파크의 붐업 전략에 주목해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휘닉스파크는 다가오는 평창 겨울올림픽에 대한 관심 증대와 국가적 붐 조성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휘닉스파크는 이번 테스트 매치를 전후해 꾸준한 붐업 정책과 함께 레저스포츠 중심 관광지로 내·외국인 관광객에게 확실히 포지셔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우선 기존에 조성된 휘닉스파크의 슬로프를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진행되는 경기장에서 직접 동계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부각시켰다. 2012년부터 2018년 겨울올림픽 경기 종목인 스키·스노우보드 크로스 종목을 고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스키·스노보드 크로스 경기 코스’를 조성해 제공해왔다. 일반인들이 참가할 수 있는 ‘휘닉스파크배 스키·스노보드 크로스대회’도 2년 간 진행해왔다. 실제로 지금까지 약 2000여 명의 국내외 스키어와 스노보더들이 참가해 직접 올림픽 코스에서 대회를 즐겼다. 앞으로도 휘닉스파크는 세계적인 선수들의 각축장이 될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경기 코스를 올해부터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제공할 예정이다. 민병관 보광 대표는 “휘닉스파크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총 18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는 프리스타일 스키, 스노보드의 경기장이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휘닉스파크는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위해 시설 재정비, 직원 역량 강화는 물론 올림픽 붐 조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이벤트 개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달 획득은 스포츠 선진화에 기여
한편, 올림픽 메달의 경제적 가치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 문영진 실장은 “올림픽 메달의 경제적 가치는 금메달 561억원, 은메달 190억원, 동메달 120억원으로 추산된다”며 “특히 김연아의 겨울올림픽 금메달은 62조원의 가치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문 실장은 또 “올림픽 메달 획득은 경제적 가치 외에도 스포츠 강국과 스포츠 선진화에 기여하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체육회가 평창 겨울올림픽 목표로 선언한 ‘종합 4위, 금메달 8개 이상, 총 메달 20개 이상’의 목표를 달성한다면 기존에 전망한 경제적 효과 외에도 부수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ins.com
 [박스기사] 꽃샘추위 예보에 들뜬 스키어·보드족 - ‘4월의 겨울’도 만끽 기대
평창 보광 휘닉스파크 야경.
올봄 꽃샘추위가 4월까지 이어진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스키어들과 보드족들은 환호성을 올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스키 시즌은 2월 말이면 막바지에 접어들지만, 올해는 최소 4월까지 스키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강원권 스키장들이 3월 말이면 폐장하던 예년과 달리, 약 한 달가량 스키 시즌이 늘어난 셈이다. 자연스레 늦봄까지 스키장을 찾는 인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국 각지의 스키장들도 늦봄 스키를 즐기려는 이들을 위해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강원도 평창의 보광 휘닉스파크가 오는 4월 말까지 진행하는 ‘네버엔딩 윈터 페스티벌’이 대표적이다. 휘닉스파크는 오는 4월 말까지 스키·스노보드를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슬로프를 운용할 예정이다. 휘닉스파크는 기상 조건이 허락하는 한 지속적인 보강 제설을 실시해 최상의 설질을 유지하고,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를 준비하며 만든 눈을 활용해 스키장 운영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휘닉스파크는 이 기간 동안 리프트 이용금액을 대폭 할인하고 무료 장비대여 서비스를 시행해 저렴한 가격에 늦봄까지 겨울 시즌을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휘닉스파크의 ‘네버엔딩 윈터 페스티벌’ 기획의 배경에는 성수기인 2월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테스트 이벤트 ‘2016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타일 스키·스노보드 월드컵’이 있다. 평창 겨울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스노보드 경기 개최지인 휘닉스파크는 2월 중순 열린 FIS 월드컵을 개최했다. 휘닉스파크 측은 이 기간 동안 일반 이용객들이 스키장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을 느꼈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폐장을 늦추기로 결정했다.

3~4월 기간 동안 휘닉스파크를 찾는 스키어·보드족들은 올림픽 테스트 매치 기간 동안 사용이 금지됐던 슬로프스타일 코스와 크로스 코스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뿐만 아니라 모굴스키, 슬로프스타일 등 겨울올림픽 종목을 직접 배울 수 있는 다양한 강습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보광 휘닉스파크 민병관 대표는 “테스트 이벤트 기간 동안 동안 휘닉스파크를 이용하는 데 불편함을 느꼈을 고객을 위해, 끝나지 않은 겨울을 선물하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며 “남은 겨울 기간 동안 세계 정상의 선수들이 화려한 기술을 펼쳤던 올림픽 코스에서 막바지 겨울을 만끽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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