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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테크 뉴트렌드 | 건축자재 어디까지 왔나] 층간소음 줄이고 창 열리면 알려주고

[뉴테크 뉴트렌드 | 건축자재 어디까지 왔나] 층간소음 줄이고 창 열리면 알려주고

1. 층간소음 저감 기술을 적용한 LG하우시스 ‘지아 소리잠’ 바닥재가 시공된 공간.
2. 광학기기·보석 소재로 쓰는 석영을 주방 상판 자재로 적용한 한화L&C의 ‘칸스톤’.
3. 기존 창호를 철거하지 않고 새 창호를 덧대는 KCC의 리모델링 전용 PVC창호 ‘와이드빌 플러스’.
1. 층간소음 저감 기술을 적용한 LG하우시스 ‘지아 소리잠’ 바닥재가 시공된 공간. 2. 광학기기·보석 소재로 쓰는 석영을 주방 상판 자재로 적용한 한화L&C의 ‘칸스톤’. 3. 기존 창호를 철거하지 않고 새 창호를 덧대는 KCC의 리모델링 전용 PVC창호 ‘와이드빌 플러스’.
최근 3년 간 부동산시장은 호황을 누렸다. 올해 들어 주택 분양 열기가 한풀 꺾였지만 입주 물량은 전국 28만3000가구로 6년 만에 최대치다. 여기에 입주 물량이 2017년 17%, 2018년 45%씩 늘어날 전망이다. 거기에다 주거 개념이 ‘소유’에서 ‘실거주’로 바뀌면서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커졌다. 바닥재·창호·벽지 같은 건축자재시장 전망이 밝은 이유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건축자재시장 규모가 26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시장 규모는 2000년 9조1000억원에서 2010년 19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28조4000억원으로 추산한다.

시장이 커지면서 그동안 ‘B2B(기업 간 거래)’에 집중해온 건축자재 업체도 ‘B2C(소비자 거래)’ 위주로 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과거 가볍고, 튼튼하면서도 값싼 건축자재를 건설 업체에 대량 공급하던 것과 달리 최근엔 소비자 요구에 맞춰 정보기술(IT)을 접목하거나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첨단 건축자재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국내 건축자재시장을 삼분하고 있는 ‘빅3’인 LG하우시스·한화L&C·KCC 3사의 첨단 건축자재 개발 트렌드를 들여다봤다.



기술 ‘이종융합’ 활발:
건축자재 업계 이슈 중 하나가 ‘층간소음’ 문제다. 아파트 문화가 발달한 국내 시장에선 유독 층간소음을 줄여주는 바닥재 수요가 많다. LG하우시스는 국내 건축자재 업체 중 유일하게 유도장·태권도장·체조장 등에서 쓰는 스포츠 바닥재를 만든다. LG는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스포츠 바닥재에 쓰는 고무 소재를 적용한 주거용 바닥재 ‘지아 소리잠’을 출시했다. 충격 흡수성을 높인 바닥재 구조가 소음을 가두는 데도 효과가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대우기술연구원이 진행한 층간소음 실험에서 지아 소리잠을 설치하면 합판 마루를 깔았을 때보다 소음을 10데시벨(dB)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일반인이 들었을 때 소음이 절반 이상으로 줄어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화L&C는 광학기기·보석 소재로 쓰는 석영을 주방에 적용했다. ‘칸스톤’이란 이름의 주방 상판 자재다. 석영을 93% 적용했다. 보석 소재라 외관상으로도 아름답다. 한화 관계자는 “석영은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경도가 높은 소재”라며 “기존 천연석·대리석 소재 상판보다 강도·광택·내오염성이 우수하다”고 말했다. 흔히 ‘장판’으로 불리는 륨바닥재에는 강화마루를 시공할 때 쓰는 폴리에틸렌(PE)을 적용했다. ‘한화 룸메이트’다. 충격을 흡수하고 방수 효과를 얻기 위해 쓰는 PE를 륨바닥재에 맞도록 최적화했다. 강화마루에 쓰던 얇은 막 형태의 PE를 유해물질 차단성을 높이기 위해 ‘3중막’ 구조로 바꿨다. 덕분에 층간소음 저감, 보온단열 효과까지 잡았다. 한화L&C 관계자는 “PE는 강화마루를 시공할 때만 쓴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렸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또 찰흙 주원료인 ‘규조토’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벽장재 ‘한화 클리보드’도 개발했다. 규조토는 미세한 공기구멍이 층층이 겹친 구조를 갖고 있다. 흡수성이 강해 수돗물 여과재로 많이 쓰인다. 한화L&C 관계자는 “포름알데히드 탈취율이 기존 벽장재 시장 1위 제품보다 높고 방미도(곰팡이 균 생성 실험) 실험에서도 최고 등급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친환경 자재’ 바람:
벽체에 숨은 ‘보온단열재’는 실내 공간을 춥고, 따뜻하게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건축자재다. KCC는 국내 최초로 옥수수에서 추출한 물질을 적용한 친환경 보온단열재 ‘그라스울 네이처’를 선보였다. 유독성 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전혀 나오지 않는 자재다. KCC 관계자는 “옥수수에서 추출한 혼합물은 사람이 먹어도 될 정도로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재활용 기술도 숨어있다. 70% 이상을 재활용 유리 등 소재로 만들었다. 보연단열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폐유리를 원료로 다시 활용할 정도로 제조 과정도 친환경적이다. 2월엔 대한아토피협회로부터 아토피 환자가 안전하게 쓸 수 있는 제품에 주는 ‘아토피 안심마크’를 받았다.

LG는 표면에 광(光)촉매를 코팅한 벽지 ‘지아 프레쉬’로 친환경 자재 시장을 공략한다. 햇빛이나 실내 조명을 받은 광촉매가 공기 중의 수분과 반응해 실내 포름알데히드 같은 유해 물질을 분해하는 식이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일반 실크벽지 대비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20%, 포름알데히드는 15%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창호는 비·바람을 막아주는 것은 물론 겨울철에는 따뜻하게, 여름철에는 시원하게 해주는 핵심 건축자재 중 하나다. 한화L&C는 업계 유일하게 창호 전 제품에 중금속인 납을 넣지 않는다. 폴리염화비닐(PVC) 소재 창호는 제조 과정에서 열 안정제로 납을 쓰는 경우가 많다. 납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염소 가스 발생을 막고 창호의 색상·경도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한화는 납 안정제를 대신해 ‘칼슘·아연 안정제’를 쓴다. 의료용 튜브에 사용할 정도로 안전성이 검증된 소재다. 한화 L&C 관계자는 “납 안정제 대비 비용은 더 들지만 친환경 창호를 만들기 위해 납을 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스마트’를 입다:
리모델링할 때 창호 교체 문제로 난감할 때가 있다. 창틀을 제거하기 어려운 낡은 집이거나 철거하고 새 창호로 바꿀 만한 시간·경제적 여유가 없는 경우다. 이런 가구를 위해 KCC는 ‘와이드빌 플러스’를 선보였다. 기존 창틀을 그대로 두고 그 위에 신규 창틀을 덧대 시공하도록 한 ‘스마트’ 창호다. 일체형 창틀보다 13% 이상 가볍고 분리할 수 있어 운반도 편하다. 창틀과 창 사이를 메우는 털 소재를 이중으로 달아 단열성을 높였다. KCC 관계자는 “자체 실험 결과 기존 창호에 와이드빌 플러스를 덧댈 경우 냉난방 에너지를 60% 이상 절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단시간 내 시공할 수 있고 교체에 따른 폐기물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하우시스는 창호에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스마트 윈도우’를 선보였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실내외 어디서든 개폐 여부를 확인하고 창을 열고 닫을 수 있다. 창이 강제로 열릴 경우 즉시 스마트폰으로 알려주는 ‘개폐알람’ 기능도 갖췄다. 박희준 전북대(주거환경학) 교수는 “선진국일수록 친환경·스마트 건축자재에 대한 관심이 크다”며 “건축자재는 먹거리와 함께 건강과 직결한 분야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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