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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도에 봄은 오는가

러시아도에 봄은 오는가

국제통화기금(IMF)은 러시아 경제가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발표된 러시아 정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의 빈곤율은 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과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 경제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빈곤선 아래서 생활한 러시아인이 전년도 대비 약 300만 명이 늘었다.

러시아 국가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빈곤층은 인구의 13.4%인 1920만 명이었다. 2014년의 1610만 명에서 약 310만 명 증가했다.

러시아 빈곤층은 1990년대 말부터 오랫동안 계속 줄어들다가 올해 2년째 늘었다. 이런 빈곤 추세의 반전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16년 통치를 상징하는 번영의 담론을 무색케 만들면서 불만에 찬 서민이 동요할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빈곤층의 증가는 러시아의 전례 없는 경제난에서 비롯됐다.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3.7% 줄었다. 올해도 1% 이상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소비자는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과 급락하는 환율에 짓눌렸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임금은 9.5% 하락했고 실업율은 7.4% 올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러시아인은 월 소득 9452루블(최저생계비 기준으로 약 16만원) 미만일 경우 공식적인 빈곤층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는 실질적인 빈곤 수준은 그보다 훨씬 높다며 특히 러시아의 대도시와 농촌 사이의 소득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막심 토필린 러시아 노동부 장관은 얼마 전 인터뷰에서 빈곤선 아래 인구의 60∼70%는 자녀를 둔 가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직은 러시아의 경제난이 폭넓은 대중 불만으로 표출되는 조짐은 없지만 노동쟁의는 증가했다. 올해 실업률이 증가하고 정부가 예상대로 공공지출 삭감을 단행하면 시위가 더 많아질 게 뻔하다. 특히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경기침체의 여파로 민심이 흔들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의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레바다 첸트르의 3월 여론조사 결과 푸틴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73%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크림반도 병합으로 치솟던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여름 89%로 역대 최고점을 찍은 뒤 서서히 하락세를 보였다.

최근 몇 달 동안 러시아인의 삶의 질은 크게 저하되면서 현재의 경제위기는 러시아의 GDP가 급감했던 2009년의 경기침체와 현저한 대조를 보인다. 크렘린 실력자 알렉세이 쿠드린 전 재무장관은 지난 1월 “2009년엔 러시아인의 실질소득이 줄지 않았고 빈곤층 인구도 감소했지만 지금은 당시와는 다른 현실로 진입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빈곤율은 푸틴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2000년 29%에서 2012년 소련 시절 이후 최저치인 10.7%로 하락한 뒤 다시 상승세를 보인다.

- 하워드 에이머스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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