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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혜택 많은 아파트 살 만할까] 계약금만 내면 준공까지 돈 걱정 없어

[금융 혜택 많은 아파트 살 만할까] 계약금만 내면 준공까지 돈 걱정 없어

5월 문을 연 인천 영종하늘도시 스카이시티자이 견본주택이 방문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직장인 이모(36)씨는 6월 초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동천자이 2차를 분양받을 계획이다. 장기화하고 있는 전세난은 진정될 것 같지 않고 당장 집을 살 경제적인 여력이 없어서다. 이 씨는 “대출을 받는다고 해도 기존 주택을 사면 적어도 집값의 40% 정도는 있어야 하는데 당장 그 정도 목돈이 없어서 새 아파트를 골랐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84㎡형 계약금은 분양가의 10%다. 우선 계약금으로 1000만원을 내고 한달 후 나머지 4500만원을 내면 2019년 5월(예정) 입주 때까지 별다른 자금이 들지 않는다. 중도금(60%) 대출 이자는 입주할 때 잔금과 함께 내면 된다. 발코니 확장(약 1300만원), 시스템 에어컨(약 300만원)은 무료다. 이 아파트 시행사인 디에스디삼호 정종원 마케팅 팀장은 “입주까지 매월 중도금 대출 이자를 내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자후불제를 도입했다”며 “발코니 확장·에어컨 등이 무료라 사실상 가격 할인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중도금 무이자에 무료 옵션까지
새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여전하다. 지난해 뜨거웠던 청약 열기가 올 초 주춤했지만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수도권은 2월 은행권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강화한 영향이 있다. 기존 주택을 사서 대출을 받으면 원금과 함께 상환해야 하지만 새 아파트는 규제를 피했기 때문이다. 특히 다양한 금융 혜택을 내건 아파트가 눈길을 끌고 있다. 계약금만 내면 준공까지 사실상 별다른 자금이 필요하지 않은 단지가 적지 않다.

주택 수요자가 가장 선호하는 혜택은 중도금 무이자다. 분양 업체가 중도금 대출 이자를 지원한다. 계약자 입장에선 계약금만 내면 입주 때까지 별다른 자금이 들지 않는다. 대출이자를 분양 업체가 대신 내기 때문이 사실상 가격 할인 효과가 있다. 우미건설이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에 분양하는 안성 공도 우미린 더퍼스트가 대표적이다. 회사는 분양가의 70%인 중도금 이자를 내준다. 계약자는 준공까지 계약금(10%)만 내면 된다. 예컨대 59㎡형은 초기 계약금 500만원과 한달 후 내야 하는 1500만원까지 2000만원만 있으면 준공까지 추가 자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 아파트는 59~84㎡ 1358가구로 이뤄진다. 평택·안성시청이 가깝고 공도초·중, 경기창조고가 가까워 걸어서 통학할 수 있다.

경기도 평택시 소사벌지구 소사벌 더샵도 중도금 이자를 내지 않아도 된다. 계약금은 2번에 나눠서 낼 수 있다. 경북도청 신도시 동일스위트(77~84㎡ 1499가구)도 중도금(60%) 무이자 혜택이 있다. 단지 안에 헬스장·골프연습장·사우나 등이 있는 6000㎡ 크기의 대규모 커뮤니티가 갖춰진다.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지만 대형 드레스룸과 팬트리, 가변형 벽체가 있는 설계가 적용된다. 현대건설이 광주 광산구 쌍암동에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리버파크도 중도금 이자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집 안에서 영산강을 감상할 수 있는 아파트다. 74~178㎡ 1111가구로 이뤄진다.

이외에도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 롯데캐슬 골든힐스(59~84㎡ 399가구), 경기도 양주신도시 옥정지구 양주신도시 리젠시빌 란트(53~56㎡ 514가구)가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있다. 이들 단지는 각각 경전철 우이신설선 정릉삼거리역(가칭), 지하철 7호선 연장선이 개통 예정이라 교통 호재가 있다.

중도금 이자 후불제도 있다. 잔금을 낼 때 그동안의 이자를 한꺼번에 내야 해 가격 할인 효과는 없지만 준공까지 2~3년간 자금 부담이 없다.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지구 힐스테이트 진건은 중도금(분양가의 60%) 이자후불제가 적용된다. 66~84㎡ 1283가구 규모다. 2022년 8호선 연장선 다산역이 개통하면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 롯데캐슬 마에스트로(59~101㎡, 410가구)도 중도금 이자 후불제 단지다. 9호선 등촌역, 급행정거장 염창역을 이용할 수 있다.

앞으로 이런 아파트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분양이나 사업자금, 중도금 대출 등을 보증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관련 보증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는 단지에 대한 내부 보증 기준도 강화된다. 건설 업계 관계자는 “업체가 중도금 이자를 대신 내니 사실상 해당 주택사업을 통한 이윤이 줄어드는 것이고 이런 혜택을 내걸 만큼 분양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도 있어 더 꼼꼼히 따져보겠다는 것”이라며 “금융 혜택이 있는 단지 희소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새 아파트를 분양 받을 계획이라면 해당 지역의 수급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 역대 최고 수준의 대규모 신규 분양물량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상반기 18만4000여 가구가 분양했거나 분양 예정이다. 이 업체가 조사를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많고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상반기보다 22% 증가했다. 분양물량이 역대 최저였던 2009년 상반기(3만 여 가구)의 6배 수준이다. 대출 규제 여파, 제20대 총선 등을 피해 기다리던 물량이 4월 이후 쏟아진 영향이다. 이들 물량이 입주하는 2~3년 후 입주폭탄이 터질 수 있다. 2018년 이후 아파트 입주가 크게 늘어난다는 의미다. 자칫 가격 하락, 공실(빈방) 증가 등의 낭패를 겪을 수 있다. 예컨대 분양가 상한제를 앞두고 2007년 이른바 밀어내기 분양이 이뤄졌고 이 때 쏟아진 아파트가 본격적인 입주를 시작한 2009년 하반기 이후 전국적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며 주택시장이 곤욕을 치렀다.

대규모 물량이 쏟아지며 경쟁이 치열해지자 지나친 홍보 경쟁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가장 흔한 것이 과장 광고다. 특히 택지지구 내 새 아파트 광고에서 자주 눈에 띄는 문구가 ‘사실상 신도시 마지막 아파’다. 정부가 2014년 공공택지 공급과잉 등을 이유로 택지지구 개발을 잠정 중단(택지개발촉진법 폐지)하겠다고 나서면서 등장했다. 하지만 택지개발촉진법 폐지안은 국회 계류 중이라 아직 그대로 남아있다.

 광고 믿지 말고 반드시 현장 살펴야
관심 있는 단지가 있다면 반드시 현장을 직접 가봐야 한다. 아파트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역세권’의 의미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더블역세권’ ‘트리플 역세권’ ‘초역세권’처럼 아파트 광고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용어를 주의해야 한다. 역세권은 곧 풍부한 수요를 의미하고 해당 아파트의 입지적 가치를 따지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역세권의 분명한 정의가 없어 모호한 경우가 많다. 역세권이라고 광고하는 아파트 중에 실제로 단지에서 역까지 걸어서 10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아파트는 가격 할인 효과가 있어 매력적이지만 입지나 상품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혜택이 큰 만큼 분양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분양전문업체 관계자는 “인기 단지라면 어차피 분양이 잘 되기 때문에 업체들이 이윤을 줄여가며 금융 혜택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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