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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의 이익에 현혹되지 말라

눈앞의 이익에 현혹되지 말라

청년 세대가 자금을 관리할 때 흔히 빠지는 함정 4가지를 피하는 법
일상적인 선택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경제적 결정은 기대·경험 심지어 스트레스 수준 같은 요인들에 좌우된다.
오늘 어떤 옷을 입을지, 이메일을 얼마나 자주 확인할지 등 대다수 일상적인 선택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경제적 결정은 심리학·행동학·신경학적 요인들에 좌우된다. 따라서 기대·경험·스트레스 등 우리의 자금관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장애요소들을 잘 알아야 한다.

돈과 관련된 결정을 할 때 우리는 절약 의지를 방해하는 심리적·사회적 편견의 영향을 받기 쉽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같은 편견을 알고 있으면 경제적 실수를 상당 부분 피할 수 있다. 다음은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다.

 시간할인(temporal discounting)
사람은 나이가 들면 경제적 결정에서 좋아지는 측면도 있지만 나빠지는 측면도 있다. 예일대학 동기유발인지·두뇌노화 연구소의 그레고리 사마네즈-라킨 소장에 따르면 젊은 세대는 장기적인 보상보다는 단기적인 결과에 더 큰 가치를 둔다. 시간할인으로 알려진 경향이다.

이 같은 문제는 두뇌에 그대로 나타난다.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은 감정을 다루는 변연계에 다중으로 연결된 복측 선조체(ventral striatum)라는 부위를 통과한다. 도파민은 또한 학습에 관여하고 사람들의 경험 처리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기저핵에까지 이른다. 보상받을 땐 이 부위가 활성화돼 도파민이 증가하고 손해 볼 때는 활동이 둔해진다.

청년층의 복측 선조체는 즉각적인 보상에 더 강한 반응을 보이며 장기적인 보상에는 상대적으로 약한 반응을 나타낸다. 중장년의 두뇌는 어떤 보상에나 모두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사마네즈-라킨 소장에 따르면 이는 아마도 중장년층은 투자와 저축의 누적 효과를 아는 데 반해 청년층은 그런 보상을 받은 경험이 적기 때문인 듯하다. 그렇다면 단기와 장기 보상을 저울질할 때 어떻게 해야 25세 청년이 45세 중년과 같은 사고방식을 갖게 될까?

도움될 만한 흥미로운 방법이 한 가지 있다. 미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이다. 한 연구팀이 청년 그룹에 노후의 모습을 보여주는 가상현실 몰입체험을 실시한 결과 체험하지 않은 그룹보다 은퇴자금 마련 저축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을 보였다.

사마네즈-라킨 소장은 “이처럼 ‘미래의 나’와 관련성을 부각시키면 ‘미래의 나’에 투자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말한다.
 지출 경시(expense neglect)
적색 바탕 부분이 자제력·감정조절과 관련된 전전두엽이다.
많은 사람이 수입이 늘면 저축을 더 많이 할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콜로라도대학 소비자경제의사결정연구소의 존 린치 소장에 따르면 대다수가 소득이 늘어나는 만큼 지출도 따라 증가한다는 사실을 망각한다. 실제로 사람들은 예산을 수립할 때 가외소득을 추가 지출의 약 3배로 잡는다. 이 같은 사고방식을 지출 경시라고 한다.

린치 소장은 “우리는 비현실적인 기대를 갖는다”고 말한다. “소득이 늘어나면 그만큼 돈을 더 쓰는 경향이 있다. 마치 물처럼 갈라진 틈새로 돈이 새나간다.” 이 같은 경향으로 인해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 쉽다고 그는 덧붙였다. 예컨대 생활비가 적게 드는 지역의 임금 낮은 일자리보다 생활비 비싼 도시의 고임금 일자리를 택하는 식이다.

린치 소장은 미래 지출을 현실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려면 예산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단기 지출과 저축 목표를 세우고 각 저축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보상이 발생하는 구조를 고려해볼 만하다.

 반사효과
연령을 불문하고 모든 사람이 반사효과라는 관행을 따른다. 대규모 손실에 직면했을 때는 위험한 선택을 하지만 대박 날 가능성에는 보수적인 결정을 내리는 경향을 일컫는다.

미국 뉴저지 주 러트거스대학의 심리학자 마우리시오 델가도 교수는 스트레스가 이 같은 심리를 더 부추기는지 조사했다. 그는 한 그룹의 피험자들에게 얼음물에 두 손을 2분간 담그도록 해 스트레스를 유발했다. 이어 그들에게 도박으로 돈을 따거나 잃는 여러 상황을 제공했다.

실험 결과, 피험자들은 잠재적 소득에 베팅할 때는 리스크가 적은 쪽을, 당장의 손실에는 훨씬 더 큰 리스크를 택했다. 확률이 똑같은 경우에도 사람들은 돈을 딸 가능성보다 잃을 가능성을 중심으로 설명할 때 돈을 더 많이 걸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제력과 감정규제를 담당하는 뇌의 전전두엽에서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진다. 이처럼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지면 위험과 보상의 측정 방식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때와 달라진다고 델가도 교수는 말한다. “이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선 일단 한 걸음 물러나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지고 전전두엽이 제 기능을 되찾을 때까지 기다린 다음 결정을 내리는 편이 현명하다.”

사마네즈-라킨 소장은 투자 자동화도 이 같은 경향을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많은 기업에서 급여의 일정 비율을 자동적으로 공제해 저축 또는 투자 계좌로 이체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부는 급여 인상에 따라 공제 비율을 높여나가는 자동 상승 옵션을 제공하기도 한다.

 사회적 요인
과거의 경험과 현재 상황 또한 개인의 자금관리에 영향을 미친다. 20~30대의 상당수는 부모가 일자리를 잃거나 은퇴계획을 연기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들 밀레니엄 세대가 떠안고 있는 학자금 부채는 역사상 어떤 세대보다 많다. 그리고 대불황과 그 여파 속에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뎌야 하는 어려움에도 직면해 있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의 여성·청년 투자자 담당 크리스텐 로빈슨 선임 부사장은 “이 같은 요인들 때문에 밀레니엄 세대는 자금관리 면에서 신중하고 의심이 많다”며 “실제로 이들이 앞날에 대비한 저축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끝으로, 희소식이 있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밀레니엄 세대의 절반 정도, 정확히 말해 47%가 이미 앞날을 위한 저축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보다 더 많은 52%가 은퇴자금 마련을 자금계획의 우선과제로 꼽는다. 확실히 이들 젊은 전문직업인은 편견에 휩쓸리지 않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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