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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단위로 예산 세워라”

“주 단위로 예산 세워라”

대학 졸업 후 첫 직장 생활을 하는 밀레니엄 세대를 위한 돈 관리 요령
미국 대학생 10명 중 7명은 학자금 융자를 받는다. 졸업 후 평균 3만2000달러를 매달 조금씩 갚아나가야 한다.
대학을 졸업하면 할 일이 많다. 새로운 도시로 가서 새로운 직장을 찾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공과금도 내야 한다. 성인으로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일은 끝이 없어 보일 수도 있다.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돈 관리도 잘해야 한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 대학생 10명 중 7명은 학자금 융자를 받는다. 그들은 졸업 후 평균 3만2000달러를 매달 몇 백 달러씩 갚아나가야 한다. 그 정도만 해도 월급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고도 집세와 생활비를 감당하면서 여가도 즐겨야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발을 내딛는 미국인을 위한 돈 관리 요령을 소개한다.

 집세를 절약하라
부모의 집에서 살지 않는 한 매월 가장 큰 부담이 되는 것이 집세다. 융자 받은 학자금을 상환해나가고 저축하면서 친구와도 놀려면 집세를 최대한 절약해야 한다.

학자금·부채관리 전문업체 스튜던트 론 히어로의 CEO 앤드루 조수웨이트는 “생활비가 저렴한 곳으로 옮기는 게 집세를 아끼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사실 나도 집세 때문에 뉴욕시에서 텍사스 주 오스틴으로 옮겼다. 텍사스 주는 집세와 전기·가스 등 각종 생활 요금이 쌀 뿐 아니라 지방 소득세도 없다.” 미국에선 사는 지역에 따라 지방세가 월급의 최대 10%까지 잡아먹을 수 있다.

생활비가 비싼 뉴욕 같은 도시에서 살기로 작정했다면 어려움과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금융자산 관리업체 브루클린 플랜스의 대표 크리스텐 유레티그는 “사는 곳이 편안하고 안전해야 하지만 최근 대학을 졸업하는 사람들은 창문이 없거나 벽장 크기의 단칸 아파트에서 사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럴 땐 임시로 그렇게 산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위로해야 한다.”

다른 사람과 방을 함께 쓰는 데 거부감이 없다면 룸메이트를 구하는 것도 방법이다. 처음엔 생활을 최대한 대학 시절과 비슷하게 유지하라. 나중에 얼마든지 더 좋아질 수 있다.

 학자금 상환 계획부터 세워라
조수웨이트 CEO는 “대학을 졸업하면 곧바로 학자금 상환 계획부터 세우는 게 좋다”고 말했다. “빠듯한 월급에 상환을 미루거나 아예 갚지 않고 싶겠지만 나중에 더 큰 부담이 되고 자칫하면 개인 신용까지 나빠질 수 있다.”

조수웨이트 CEO는 “약정 기간 내에 상환하는 게 힘들다면 리파이낸싱(재융자) 등 다른 방법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월 단위가 아니라 주 단위로 예산을 짜라
누구나 잘 알듯이 술을 그만 마셔야 한다고 느낄 때 ‘딱 한 잔만 더’라며 고집을 부리면 다음 날 반드시 후회한다. 돈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주량을 알듯이 자신의 지출 한계를 정확히 알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고 씀씀이를 더 줄여야 하는 고통도 피할 수 있다.

예산을 월 단위가 아니라 주 단위로 세분화하면 지출 상황을 파악하기가 더 쉽다. 예를 들어 월급이 2200달러이고 집세와 전화·전기·가스 요금 등 정기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1500달러라면 먹고 마시고 쇼핑하고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돈은 월 700달러다. 하루 약 23달러, 주 170달러 정도다. 그렇게 정확히 계산해 보면 점심 외식으로 하루 용돈의 절반을 날리기보다 집에서 도시락을 싸가겠다고 마음먹기가 더 쉽다. 지출에선 언제나 하나를 하기로 결정하면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 따라서 처음부터 더 큰 목표를 설정하는 게 낫다. 1년 동안 매일 점심을 식당에서 사먹지 않고 도시락으로 떼우면 예를 들어 태국 여행을 갈 경비가 떨어진다. 자신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정확히 알고 그에 맞춰 지출을 결정하라.

 돈에 관해 친구와 이야기하는 법을 익혀라
대학에선 누구나 똑같다. 그러나 졸업하면 당신보다 더 많이 버는 친구도 있고 더 적게 버는 친구도 있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에겐 친구와의 만남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만날 식당을 정하거나 함께 갈 여행지를 선택할 땐 다른 사람의 사정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당신이 어려운 형편이라면 머뭇거리지 말고 원하는 식당이나 여행지를 먼저 말하라. 내야 할 돈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늘 깜빡하고 지갑을 두고 왔다거나 지금 돈을 대신 내주면 나중에 갚겠다고 말하는 친구가 있을 수 있다. 그런 부탁을 받으면 승락하기 전에 자신이 그럴 형편이 되는지 생각해보라. 형편이 되지 않는다면 거절하라. 형편이 된다면 되돌려 받을 기대를 하지 않든지 약속을 지키겠다는 확답을 받고 돈을 대신 내주라.

금융자산 관리사 에릭 알먼은 “양측 모두 금액이 얼마인지, 왜 도와주는지, 앞으로도 되풀이될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며 “누구든 목표에서 벗어나는 지출을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언제든 대안 찾을 수 있도록 저축하라
살다 보면 직장이 맘에 들지 않아 스스로 나올 수 있다. 아니면 좋아하는 직장에서 해고당할 수도 있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고약한 상사 때문이든 경기침체에 따른 구조조정 때문이든 저축한 돈이 있으면 불안에 떨지 않고 시간을 두며 다른 직장을 찾을 수 있다.

매달 약간씩 하는 저축을 빨리 시작할수록 자신에게 큰 변화가 닥쳤을 때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자금을 더 빨리 마련할 수 있다. 처음엔 1000달러 저축을 목표로 했다가 나중엔 1만 달러나 6개월치 생활비 중 더 많은 쪽을 목표로 저축하라. 누구나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은행에 몇 천 달러는 둬야 한다. 유레티그 대표는 “저축을 하면 변화가 필요할 때 유리하며 경력과 인생에서 자신이 원하고 신나는 선택을 할 여유가 생긴다”고 말했다.

 갈 길을 현명하게 선택하라
누구든 자신의 실력을 믿는다. 그러나 당신이 직장에서 얼마나 기여하는지 모든 사람이 잘 알진 못한다. 직장은 신입사원인 당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한다. 당신이 그들의 규칙을 따르려 하지 않으면 ‘잘났다’는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신입 사원은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노력한 만큼 대가가 돌아오지 않는 환경이라면 구태여 그곳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 매일 출근할 때 일할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면 다른 곳에 이력서를 계속 제출하라. 마음에 드는 직장을 잡으려면 이력서 100장은 써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원하는 직장을 찾을 수 있다면 그럴 가치가 충분하다. 대학을 졸업하면 사회생활의 첫 장을 쓰게 된다. 따라서 자신이 갈 길을 처음부터 현명하게 선택하라.

저축 앱 디짓을 만든 이던 블로크 CEO는 이렇게 말했다. “대학을 졸업하면 융자 받은 학자금을 상환하면서 직장도 찾아야 하니 재정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20대엔 자신의 정체성을 올바로 알고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는 시기다. 조금씩 저축하면서 젊음이 주는 자유를 맘껏 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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