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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엔 ‘축제 여행’ 떠나볼까

올여름엔 ‘축제 여행’ 떠나볼까

이탈리아 토리노의 슬로우 푸드 페스티벌부터 남아공의 고래 축제까지 세계의 소규모 페스티벌을 소개한다해마다 여름이면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축제가 열린다. 어느 곳에 가야 할지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대규모 축제는 웬만큼 알려졌지만 외딴 계곡이나 해변, 사막에서 소규모 축제가 계속 생겨난다. 아프리카 말라위 호수 주변에서 펼쳐지는 음악 페스티벌부터 남아공 케이프타운 근처에서 열리는 고래 축제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볼 만한 축제를 소개한다.
 크로아티아 | 오반얀 섬 축제(7월 28일~9월 6일)
크로아티아 오반얀 섬의 야외 원형극장.
사람들로 붐비는 건 싫다면 크로아티아 오반얀 섬이 안성맞춤이다. 방문객 수용 인원이 600명밖에 안 되는 이 섬에서는 여름철 6주일 동안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제시 란자, 케이트 템페스트, 포텟, 플로팅 포인츠, DJ 섀도우 등 뮤지션이 야외 원형극장에서 공연한다. 해저 조각공원 관람과 생태학과 천문학 강연, 실내·외 극장에서 열리는 영화 시사회 등 낮 동안에도 흥미로운 행사가 많다. 오반얀 섬은 열띤 축제의 현장이라기보다 평화롭고 느긋하게 쉴 수 있는 휴양지에 더 가깝다.

- OtokObonjan.com

 영국 | 코트 바이 더 리버 템즈 페스티벌(8월 6일~7일)
‘코트 바이 더 리버 템즈(Caught by the River Thames)’는 예술과 자연을 찬미하는 런던의 새로운 축제다. 문학과 음악, 자연에 초점을 맞춘 이 축제는 영국에 기반을 둔 웹사이트 ‘Caught by the River’ 운영팀이 조직했다. 여행 작가 로버트 맥팔레인은 이 축제를 ‘시대적 흐름의 진정한 융합’이라고 묘사했다. 환각적인 로큰롤 쇼와 동물·자연 관련 다큐멘터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동식물연구가이자 방송인인 크리스 패컴과 로우·베스 오튼·선라 아케스트라·슈퍼 퍼리 애니멀스·그웨노 등 뮤지션, 멜리사 해리슨과 에이미 립트로트 등 자연주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페이버&페이버 출판사는 ‘페이버 포이트리 채플’에서 자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런던 생활의 이모저모를 소리로 녹음한 자료를 모으는 ‘런던 사운드 서베이’는 런던의 소리 역사를 조명하는 행사를 연다. ‘코트 바이 더 리버 템즈’는 템즈 강변에서 열리는 자연에 관한 심포지움이자 영국다운 것에 대한 예찬이다.

- CaughtByTheRiverThames.com
 핀란드 | 플로우 페스티벌(8월 12일~14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플로우 페스티벌.
스칸디나비아 음악 축제에는 아주 매력적인 뮤지션들이 참여한다. 핀란드 헬싱키에 있는 옛 발전소에서 열리는 ‘플로우(Flow)’도 예외가 아니다. 해변과 약 300개의 섬이 가까이 있어 매일 음악 공연이 시작되기 전 관광하기에 제격이다. 축제 장소가 그다지 크지 않아 친근하고 편안한 분위기다. ‘플로우’의 가장 큰 매력은 재능 있는 아티스트들이 참여한다는 사실이다. 올여름에는 스톰지, 이기 팝, 매시브 어택, 제이미 xx, 새비지스, FKA 트윅스, 처치스, 뉴 오더, 아노니, 선더캣, M83 등이 공연한다. 미술과 디자인 관련 프로그램도 있다.

- FlowFestival.com/en

 독일 | 팝-쿨투르 페스티벌(8월 31일~9월 2일)
지난해 제1회 팝-쿨투르(Pop-Kultur) 페스티벌은 베를린의 유명한 나이트클럽 ‘베르가인’에서 열렸다. 하지만 이 축제의 감독 카트야 루커에 따르면 올해는 베를린 곳곳에 있는 창조의 장으로 축제 장소가 확산된다. 루커는 베를린의 음악 사업을 후원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뮤직보드-베를린’의 책임자다. 올해의 하이라이트는 아날로그 악기로 전자 음악을 연주하는 브란트 브라우어 프릭과 실험적인 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작곡가 파티마 알 카디리, 얼터너티브 록밴드 라이어스의 공연이다. 서스턴 무어, 매튜 허버트, 모과이 등 기성 뮤지션뿐 아니라 에즈라 퍼먼, 캐츠 아이즈, 지브라 카츠 등 재능 있는 신인들도 대거 참여한다.

- Pop-Kultur.berlin/en/

 모로코 | 오아시스 페스티벌(9월 16일~18일)
오아시스 페스티벌은 지난해 처음 열렸지만 까다롭기로 유명한 댄스 음악 애호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축제로 떠올랐다. 하우스 음악과 테크노 음악을 위주로 한 이 축제는 모로코 아틀라스 산기슭에 있는 호텔에서 열린다. 아랍 전통시장과 길거리음식 가판대들이 늘어선 마라케시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전자 음악의 귀재 마야 제인 콜스와 결혼식 축가 전문 가수에서 국제적인 스타로 떠오른 오마르 술레이만, 미국 디트로이트의 전설적인 프로듀서 데릭 메이의 공연이 올해 하이라이트다. 요즘 축제는 다양한 면모를 갖춰야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만큼 요가와 수영, 그림 전시회와 반짝 시장 등의 행사도 마련된다. 오아시스 페스티벌은 테크노 음악을 사랑하는 현지 주민과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다. 또 9월이면 찌는 듯한 더위가 한풀 꺾여 사막에서 춤추기도 좋다.

- TheOasisFest.com
 일본 | 래버린스 페스티벌(9월 17일~19일)
일본 군마현의 래버린스 페스티벌.
야외 페스티벌 하면 영국 리딩 페스티벌의 이동식 화장실이나 하이드 파크에 모인 군중, 비 오는 와이트 섬의 진흙탕 속에 펼쳐진 텐트촌이 떠오를지 모른다. 하지만 일본 군마현에서 열리는 ‘래버린스(Labyrinth)’ 페스티벌은 색다르다. 아름다운 산과 소나무 숲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전자 음악 축제는 티켓 수량이 제한돼 있어 구하기 어렵다. 처음엔 일본 싸이트랜스 음악 축제로 시작됐지만 점차 엄선된 테크노 음악 공연의 장으로 발전하면서 댄스 음악 권위자들의 극찬을 받는다. 뛰어난 DJ들과 음향 시스템에 심혈을 기울인다. 올해 공연 그룹 명단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음악 애호가들은 주최측의 탁월한 선택을 믿고 티켓을 예매한다. 래버린스 페스티벌의 공동설립자 러셀 몬슈는 이 축제의 특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탈로 디스코부터 코스미슈와 하우스 뮤직, 전자 음악까지 가능한 모든 장르에서 최고의 뮤지션들을 선별해 이들과 함께 긴 환각 여행을 떠난다.”

- MindGames.jp
 이탈리아 | 살로네 델 구스토 페스티벌(9월 22일~26일)
이탈리아 토리노의 살로네 델 구스토 페스티벌.
유럽에서는 음식 축제가 많이 열린다. 마늘부터 딸기, 청어, 호프까지 단일 식품을 주제로 하는 축제도 있다. 하지만 올해 식도락가들이 가장 흥미를 가질 만한 축제는 이탈리아 북부 문화 요충지 토리노의 슬로우 푸드 운동 30주년 기념 행사다. ‘테라 마드레 살로네 델 구스토’ 페스티벌은 지역에서 생산된 재료를 지역의 전통 요리법으로 요리한다는 철학에 초점을 맞춘다. 포 강변을 비롯해 역사적인 광장들과 엄청나게 큰 시장에서 다양한 시식회와 요리교실, 와인 행사가 펼쳐진다. 또 육식 습관과 생물다양성 보호, 지속가능성에 관한 회의를 통해 식품 생산 및 소비와 관련된 심각한 문제들을 논한다.

- SaloneDelGusto.com

 말라위 | 레이크 오브 스타스 페스티벌(9월 30일~10월 2일)
축제 장소의 경관이 멋지기로는 아름다운 말라위 호수(아프리카에서 세 번째로 크다) 변에서 펼쳐지는 ‘레이크 오브 스타스(Lake of Stars)’ 페스티벌이 최고 아닐까? 청록색의 맑은 물과 야자수가 늘어선 흰 모래 사장, 그 뒤로 펼쳐진 웅장한 산이 장관을 이룬다. 이 축제는 2004년 영국인 여행객 윌 제임슨이 시작할 당시엔 방문객이 700명에 불과했지만 그 후 규모가 상당히 커졌다. 프로그램은 국제적인 뮤지션들의 공연으로 짜여진다. 그룹 포올스와 DJ 요다, 존 위저즈, 봄베이 바이시클 클럽 등이 이 축제에서 공연했고 말라위 뮤지션들도 참여했다. 이 축제에서는 영화와 연극, 시낭독, 전시회 등의 행사도 열린다. 올해 참여하는 말라위 뮤지션 중에는 가스펠 가수 페이션스 나마딩고와 떠오르는 래퍼 픽시가 포함됐다. ‘레이크 오브 스타스’는 각종 지원 프로그램과 수익금 창출을 통한 지역사회 후원을 목표로 설립됐다. 친근하고 느긋한 분위기에서 질 높은 공연(티켓 가격은 약 40달러)을 관람할 수 있다. 다녀온 사람들이 극찬하는 축제다.

- lakeofstars.org
 남아공 | 헤르마누스 고래 축제(9월 30일~10월 2일)
케이프타운 근처에서 열리는 헤르마누스 고래 축제.
케이프타운 근처에서 열리는 헤르마누스 고래 축제는 예술과 문화 행사를 중심으로 하는 여느 축제와는 약간 다르다. 남아공 유일의 생태-해양 예술 축제로 긴수염고래떼가 이 지역으로 이동하는 때에 맞춰 열린다. 고래 관찰에 안성맞춤인 장소에서 고래떼의 출현을 기다리며 남아공 음식과 음악 공연, 스포츠 행사, 빈티지 자동차 쇼 등을 즐길 수 있다.

- 루시 존스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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