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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한누리-현대증권의 질긴 악연] 현대증권 상대로 주주대표소송 준비

[법무법인 한누리-현대증권의 질긴 악연] 현대증권 상대로 주주대표소송 준비

현대증권을 상대로 소송에 참여할 주주를 모집하고 있는 법무법인 한누리 홈페이지.
소액주주들을 모아 소송을 제기하는 법무법인으로 유명한 한누리가 소송에 참여할 현대증권 소액주주들을 모집하고 있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과거에도 수 차례 현대증권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 ‘현대증권 킬러’로 알려진 로펌이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지난 7월 5일부터 소액주주들을 모집해 21일 현재 주주 28명이 보유한 약 45만 주의 주식을 위임받았다.

한누리가 현대증권 소액주주들을 모집하는 건 지난 5월 31일 열린 현대증권 임시주주총회의 결정이 ‘배임’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당시 현대증권 이사회는 자사주(총 1671만5870주, 전체 발행주식의 7.06%)를 주당 6410원에 KB금융지주로 매각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덕분에 현대증권을 인수한 KB금융지주는 지분율을 29.62%로 안정적으로 늘렸다.

한누리는 당시 현대증권 자사주가 과도하게 싸게 KB금융 지주로 넘어갔다고 주장한다. 근거는 두 가지다. 첫째, 현대증권이 처분한 자사주의 취득 가격이다. 박필서 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는 “현대증권이 2003년부터 취득했던 자사주의 평균 취득 단가는 9700원대”라고 분석했다. 둘째, 현대증권 기존 최대주주였던 현대상선이 지난 4월 11일 KB금융지주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당시 매각가격이 1조2500억원이었다. 1주당 가격으로 계산하면 2만3417원이다.

KB금융지주는 현대증권 인수 후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노치용 전 KB투자증권 대표, 최관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 김형태 조지워싱턴대 객원교수를 현대증권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박필서 변호사는 “현대증권 이사진은 현대증권 주주를 위해 존재하는데, 자사주 처분 시기·가격 등을 결정한 이사진의 판단은 대주주에게만 유리하고 소액주주에게는 불리한 의사결정”이라고 주장했다. 만약 현대증권 이사진이 시간외매매로 자사주를 넘기는 대신, 시장에서 매매했다면 더 비싼 가격에 팔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증권은 ‘무리한 소송’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165조에서 규정한 자사주 처분 관련 규정에 따라 법정 가격과 법정 절차를 거쳐 매각했다”며 “법률을 지키지 않고 자사주를 매각하면 금융 당국의 제재를 받기 때문에 더 비싸게 매각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누리는 “현대증권이 자사주를 대주주에게 넘기면 의결권이 없던 주식이 의결권이 생긴다”며 “그러면 기존 소액주주에게는 그만큼 의결권과 지분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에 현대증권 이사진은 형사상 배임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있다고 본다”고 맞섰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지난 2004년에도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을 상대로 400억원 대 배상 판결을 이끌어냈던 로펌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2년 현대투신운용이 만들어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바이코리아펀드 부실 운용 소송에 대해서도 이 로펌은 4500만원 합의금을 이끌어낸 바 있다.

한누리는 7월 25일~27일 사이에 현대증권에 ‘자사 이사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라’는 내용의 내용증명 서면을 발송할 예정이다. 회사가 자사주를 염가 매각해 회사에 손실을 입혔으니 회사가 소송을 걸라는 뜻이다. 만약 현대증권이 소송제기청구서를 받고 자사 이사진에게 30일 이내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한누리가 소액주주들을 대리해 주주대표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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