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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수퍼카 코닉세그

스웨덴 수퍼카 코닉세그

크리스티안 본 코닉세그(Christian von Koenigsegg)는 100% 수작업 공정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빨리 달리는 수퍼카를 만든다. 과연 코닉세그는 새로 출시한 200만 달러짜리 레제라(Regera)에 대한 고객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크리스티안 본 코닉세그. 2016년 250mph까지 도달하는 데 20초도 채 걸리지 않는 신모델 레제라를 출시하며 수퍼카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즈니스 세계의 법칙에 따르면, 스웨덴 수퍼카 제조업체 ‘코닉세그’는 존재해서는 안 될 기업이다. 고작해야 몇 년마다 한 대의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코닉세그가 2016년 출시한 1500마력의 하이브리드 모델 레제라를 보자. 엔트리 모델 가격이 200만 달러(미국 이외 지역에서는 이보다는 저렴하다)에 이른다. 레제라는 극히 소수의 고객층을 위해 맞춤생산한다. 아직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와도 같은 레이스카다. 페라리처럼 거의 한 세기에 걸쳐 자동차의 혁신역량을 쌓아온 기업이라도 이는 하기 힘든 일이다. 사실 코닉세그 그리고 카리스마 넘치는 창업자 크리스티안 본 코닉세그(43)는 모두 이같은 무기를 지니고 있지 않다. 일단 코닉세그가 만들어내는 자동차는 레이싱을 하지 않는다. 코닉세그는 그저 도로를 미친 듯이 빠른 속도로 달리고 싶어하는 극소수의 백만장자들을 위해 만들어진다.

코닉세그가 위치한 지역은 어떠한가? 코닉세그 공장은 안겔홀름이라는 스웨덴 서부 외딴 어촌 마을에 자리잡고 있다. 한때 스웨덴 공군 ‘유령 중대(Ghost Squadron)’가 사용했고 현재는 퇴역한 공군기지의 격납고로 쓰이는 곳이다.
 22년간 수작업으로 135대만 생산
2016 코닉세그 레제라.
사업철학은 고가의 제품을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제조한다는 것이다. 창립 이후 22년 동안 코닉세그는 135대 남짓한 자동차를 생산했다. 일부 모델은 20여 대를 만들었다. 코닉세그는 시트, 매니폴드(4개의 배기관을 2개로 통합하고 수냉식 실린더 헤드에 하나로 결합), 엔진 모두 독자적으로 제조한다. 이 모든 부품은 유난히 빈틈이 없기로 유명한 섀시 위에 자로 잰 듯 정확하게 착장된다. 불평하는 모습도 미워할 수 없는 완벽주의자 매츠 페터슨(Mats Pettersson)이 엔진 조립을 담당하고 있다. 이제 페터슨의 앞날에도 광명이 비치는 듯 하다. 2015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새로운 모델 레제라가 모습을 드러낸 뒤 40여 건의 주문이 들어오고 코닉세그가 80대의 생산대수를 맞추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면서, 페터슨에게도 드디어 조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단 한 명이지만 말이다. 지난해 코닉세그의 직원수는 65명이었다. 그 이후로 35명이 추가 채용됐다.

“제가 엔지니어링을 전공했을까요?” 크리스티안 본 코닉세그는 자신의 단점만을 나열한 목록을 하나하나 표시하면서 유쾌하게 말했다. “아닙니다. 제가 제조업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을까요? 아닙니다. 제게 무한정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이 있었을까요, 아니면 제 디자인을 실현시켜 줄 공장이 있었을까요? 다 아닙니다. 제가 갖고 있던 것은 차고와 자동차에 대한 열정을 지닌 친구였습니다. 제게는 수작업을 통해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자동차를 만드는 것 이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었습니다.”

크리스티안 본 코닉세그는 “다른 디지털 사업가들처럼 상상 속의 무언가를 만들지 않는다”며 자신은 “정말 속도가 빠르고 굉장한 소음을 뿜어내는 자동차를 만든다”고 말한다. 그는 “고객들도 그것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코닉세그는 자동차 산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던 자동차 기술에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예를 들어 레제라에는 ‘연속식 구동렬이 탑재돼 있다. 이는 기어박스가 없다는 뜻이다. 현재 R&D팀은 캠축(엔진 내부에서 흡·배기 밸브를 제어하는 핵심 부품)이 없는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코닉세그가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기술은 약 30여 건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혁신적인 엔지니어링에 수반되는 비용은 ‘고객이 원한다면…’ 이라는 대명제 아래 조달된다. 코닉세그의 열렬한 추종자들 사이에서 가격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 예로, 레제라 모델에 들어가는 인기 옵션(100% 카본 소재의 림이나 로봇 도어)을 포함하면 가격은 4만 달러가 추가된다. 100% 카본 소재 림 부품 하나의 가격은 1만5000달러에 이른다.
 메이웨더가 480만 달러에 구입
코닉세그는 2015년 17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2500만 달러를 예상한다. 한 대당 평균 수익에 대해 묻자, 크리스티안 본 코닉세그는 잠시 골똘히 생각하더니 답변한다. “사실 마음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저희가 만드는 제품에 대해 전반적인 아이디어가 있지만, 비용은 자동차 모델마다 너무나 상이하기 때문에 평균 수익이라는 지표를 가이드라인으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수익을 통해 크리스티안 본 코닉세그는 투자자들로부터 자사주를 사들였다. 그가 소유한 지주회사는 자신의 이름을 딴 자동차업체 코닉세그의 지분을 80% 이상 보유하고 있다.

유령중대 격납고로 쓰이던 코닉세그의 공장을 들여다보면, 코닉세그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그 특유의 역동성을 이해할 수 있다. 일단 리벳 용접용 로봇이 눈에 띄지 않는다. 코닉세그 자동차가 고객에게 인도되는 지역을 보면 이 브랜드가 전세계적으로 자동차 애호가들의 열정에 불을 지폈음을 잘 알 수 있다. 일본으로 두 대, 말레이시아로 한 대, 그리고 중동으로 두 대가 인도됐다. 지역별 규정에 따른 배기가스 부품을 장착하고 출고되는 코닉세그 자동차는 미국 시장에서도 길거리 주행용으로 합법화된 지 꽤 오래다. 일례로 복싱선수 플로이드 메이웨더는 지난해 중고시장을 통해 480만 달러에 CCXR 트레비타를 구입했다. 이국적인 수퍼카의 세계에서도 이국적인 색채의 극단을 달리는 덕분에, 코닉세그의 구모델들은 부가티 베이론보다 더 높은 잔존가치를 자랑한다.

그러나 현재 정작 크리스티안 본 코닉세그 자신은 코닉세그의 진가를 제대로 느낄 수 없다. 자신이 만들어내는 이 특별한 자동차를 실제로 소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수퍼카 코닉세그를 만들어 도로 위에 달리도록 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한 번에 한 대씩 말이다.

- GUY MARTIN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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