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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브라더’의 베일 벗기다

‘빅브라더’의 베일 벗기다

국제 사생활 보호단체 프라이버시 인터내셔널, 규제 없이 성장하는 세계의 감시산업 업체 526개의 데이터베이스 공개
에드워드 스노든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광범위한 민간인 대상 통신정보 수집과 감시 실태를 폭로해 프라이버시 논란을 빚었다.
국가와 기업의 인터넷 서버나 자료를 조사해 거대 권력이 불법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지 감시하는 영국의 인권단체 ‘프라이버시 인터내셔널(PI)’이 도·감청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세계 감시산업 업체 500개 이상의 검색 가능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공개했다. 그 업체들의 브로슈어와 수출 데이터도 거기에 포함됐다. 공개된 데이터와 수출 라이선스 실적을 토대로 만든 ‘감시산업지수(SII)’는 회사 이름, 사무실 주소, 본부 위치, 판매하는 감시제품의 형태 등으로 검색할 수 있다.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526개 업체 중 120개 이상은 미국, 104개는 영국에 있다. 프랑스와 독일 업체도 각각 40개 이상이다.

PI의 조사 책임자 에딘 오마노비치는 데이터베이스 공개와 관련해 IT 전문매체 버지에 “국가 기관의 일반인 도·감청이 우리 시대의 가장 논란 많은 문제 중 하나지만 그 산업 자체가 비밀에 가려져 있다는 사실은 믿을 만한 정보 없이 벌이는 논쟁을 의미할 뿐”이라고 말했다. “감시산업의 역할과 감시 기술이 세계적으로 거래되고 사용되는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이 논쟁을 이해하고 책임 소재를 규명하며 든든한 안전장치와 효과적인 정책을 개발하는 데 필수적이다.”데이터베이스에 공개된 회사들에서 가장 유명한 업체 중 하나는 감마 인터내셔널이다. 이 회사는 과거 바레인과 에티오피아 정부에 도·감청 소프트웨어 ‘핀피셔’를 판매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 나라 정부는 인권운동가와 망명 중인 반체제 인사를 감시하는데 핀피셔를 사용했다고 알려졌다. 핀피셔는 미국을 포함해 25개국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감마 인터내셔널이 바레인과 에티오피아 정부에 판매한 도·감청 소프트웨어 ‘핀피셔’는 반체제 인사 감시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감시 소프트웨어와 장비의 판매가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운동가들은 감시산업이 대부분 규제 없이 베일에 가려져 있어 어떤 감독도 받지 않는다는 사실에 우려를 표했다.

PI의 조사 컨설턴트인 매튜 라이스는 2013년 SII를 처음 발표했을 때 영국 신문 가디언에 이렇게 말했다. “감시산업 시장엔 처벌 받을 일이 없다는 문화가 깊이 스며들어 있다. 재래식 무기 판매와 달리 감시 기술의 수출에는 엄격한 규제가 없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세계 전역에서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며 수익을 올린다. 그러면서도 책임을 추궁당하지도, 감독 받지도 않는다.”

PI는 SII가 언론인, 반체제 운동가, 인권단체의 중요한 도구가 되길 바란다. 그래야 그런 감시 기법의 윤리와 적법성을 두고 더 많은 공개 토론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민주·독재 시스템에선 감시 기술을 사용해 얻은 권력이 민주적 발전을 저해하며 심각한 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반체제 운동가, 인권 운동가, 언론인은 일거수일투족 정부의 감시를 받는다.”

- 아바니시 판데이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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