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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슬로우 플레이 방지 10계명] 캐디 의존 줄이고 느림보 루틴 바꿔라

[골프 슬로우 플레이 방지 10계명] 캐디 의존 줄이고 느림보 루틴 바꿔라

지나친 필드 레슨도 금물... 로스트볼은 5분 안에 찾아야
슬로우 플레이 방지 안내 시계.
"인터벌(Interval)이 참 기네.” 참다 못해 한마디 하고야 말게 되는 슬로우 플레이. 혹은 늑장 라운드. 혼자 거북이 플레이어가 되는 건 무슨 상관이냐만 그게 내 앞뒤 팀에 있다면 한숨부터 나온다. 하지만 톱 프로들도 이걸로 벌타까지 받는다.

골프룰에 슬로우 플레이를 하지 말라는 조항은 없다. 매너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선수들이 출전하고 방송 중계가 걸린 세계의 다양한 투어에서는 선수들의 게임 시간을 통제해야 하기 때문에 나름의 로컬룰을 만들어 적용한다. 프로 투어마다 대응하는 방식이 다르다.
 프로의 슬로우 플레이에는 벌타
최근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리조트에서 열린 한화금융클래식 3라운드에서 ‘대세녀’로 불리는 박성현이 슬로우 플레이로 1벌타를 받았다. 이전까지 올 시즌 6승을 거두면서 승승장구하는 선수가 벌타를 받은 것은 큰 뉴스였다. 당시 최진하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경기위원장이 프레스룸을 직접 찾아와 벌타 상황을 설명할 정도였다. 최 위원장은 13번 홀에서 조 전체(박성현, 김지현2, 장수화)가 경고를 받았고, 이어진 14번 홀 세컨드 샷에서 박성현이 2분을 소요하면서 1벌타를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장수화는 35초, 김지현은 40초가 걸렸다. 최 위원장은 “박성현은 챔피언조에서 경쟁했기 때문에 벌타에 대해 끝까지 고민했으나 모든 선수가 공평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부여했다”고 추가 설명까지 했다.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슬로우 플레이에 2벌타로 더 강하게 대응한다. 지난해 10월 17일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브리타니 랭(미국), 최운정과 함께 라운드한 지한솔은 14번 홀에서 2벌타를 받으면서 그 홀에서 기록한 파 대신에 더블보기를 적어내야 했다. 12번 홀에서 이 조가 티 샷을 할 무렵, 앞 조는 다음 홀 세컨드 샷 지점에 있었을 정도로 진행이 늦어졌다. 결국 경기위원은 이 조에 경고를 주고 시간을 재기로 했다. 30초 안에 샷이나 퍼트를 해야 했다. 그러나 지한솔이 파4 14번 홀에서 퍼트를 할 때 10초 정도 시간이 늦어지면서 14번 홀이 끝나고 2벌타를 받았다.

남자투어에서는 돈으로 제재한다. 올 초 세계 랭킹 1위로 올라선 미국의 조던 스피스도 유러피언투어에 초청 출전했지만 슬로우 플레이로 벌타를 받았다. 스피스는 1월 21일 UAE 아부다비골프장에서 열린 아부다비HSBC골프챔피언십 첫 날 슬로우 플레이 경고를 받았다. 스피스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리키 파울러(미국)는 4번홀 티잉 그라운드로 걸어갈 때 경기 위원에게서 시간을 측정하고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스피스는 8번홀 퍼팅 그린에서 할당된 시간을 초과했다는 경고를 받았고, 9번 홀에서 결국 슬로우 플레이 판정을 받았다. 이는 유러피언투어가 올해부터 엄격한 늑장 플레이 규정을 적용하기로 한 데 따른 조치였다. 각 조에서 첫 번째 샷은 50초, 그 다음 선수는 40초 안에 샷을 해야 한다. 두 차례 어기면 2800달러(약 34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그 선수가 다시 슬로우 플레이가 일어나면 처음 벌금의 두 배다.

미국 PGA투어는 첫 번째 선수에게는 60초를 주지만 두 번째 선수에게는 샷하는 시간까지 40초를 준다. 이를 위반한 횟수를 잰 다음 연말이면 늑장 플레이 경고 회수에 따라 5000달러부터 2만 달러까지 물고, 다음 해에도 늑장 플레이가 이어지면 벌금은 배로 늘어난다.
 셀 수 없는 빈 스윙에 동반자는 짜증이…
프로 골프 투어마다 슬로우 플레이에 대한 세부 적용 기준과 벌금 체계가 다른 이유는 슬로우 플레이에 대한 명확한 골프룰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 골프에서 골프의 TV중계를 위해 만들어진 개념의 성격이 짙다. 아마추어의 골프 역시 슬로우 플레이는 매너와 에티켓의 영역이다.

한국의 주말 골프에서 앞 팀과는 한 홀 이상 간격을 두면 진행요원이 달라붙거나 캐디가 진행을 독촉한다. 슬로우 플레이를 하지 말아야 하는 건 같은 팀 동반자를 위하면서 동시에 뒷팀을 위한 배려인 것이다. 경기도 포천의 일동레이크컨트리클럽은 아예 4시간 10분을 18홀 라운드 시간으로 정해놓고 있다. 홀 당 소요시간을 측정해 그 기준에 맞추는 것이다. 하지만 굳이 골프장에서 이런 기준을 세우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슬로우 플레이를 방지할 수 있다.

한국의 슬로우 플레이어들이 자주 범하는 대표적인 3가지 악습을 버리면 플레이 진행이 대폭 원활해진다. 첫째, 최대 4명의 골프 진행을 돕는 캐디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자신의 클럽은 알아서 챙기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파 온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어프로치용 웨지를 미리 들고가며, 그린에서 라인은 스스로 살펴보고 공을 놓는 게 글로벌 매너에 어울리는 자세다. 캐디의 역할은 그린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정도면 된다.

둘째 방만한 프리샷 루틴을 끊어야 한다. 샷을 하기 전에 셀 수 없이 빈 스윙을 하는 골퍼들이 있다. 잘 치기 위해 신중한 건 좋지만 느림보 루틴으로는 동반자들의 리듬이 깨진다. 자신의 차례가 되어서야 장갑을 끼고 올라가서 샷을 준비하는 건 시간을 잡아먹는 대표적인 느림보 행동이다. 자신의 샷을 기다리는 동안 바람의 방향도 체크하고 장갑도 끼어 두어야 한다. 티잉 그라운드를 벗어나도 마찬가지다. 로스트볼을 찾느라 마냥 시간을 소비하는 것도 금물이다. 골프룰에 따르면 잃어버린 공을 찾는 시간은 최대 5분으로 정해져 있다. 그린에서도 미리 자신의 퍼팅 라인을 살피고 스트로크 전략을 짠 뒤에 차례가 되면 지체없이 퍼팅에 들어가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필드 레슨을 금해야 한다. 동반자에게 간단한 팁을 주는 건 괜찮지만 직접 자세까지 교정하면서 시간을 잡아먹는 건 다른 동반자는 물론 뒷팀까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비매너에 속한다.
 [박스기사] 슬로우 플레이 방지 10계명
1. 해지기 전까지 오직 3시간 밖에 남지 않은 것처럼 플레이 하라.

2. 헤드커버를 벗겨라. 칠 때마다 벗기고 입히고 반복하는 것만큼 시간 낭비가 없다.

3. (외국에서 라운드할 때 2인승 카트를 탄다면) 핸디캡이 비슷한 골퍼끼리 한 카트를 타라. 홀마다 카트가 여러 번 서는 걸 막을 수 있다.

4. 준비된 골프를 해야 한다. 그린에서 홀 근처에 가까이 붙은 볼은 컨시드를 적용하거나 바로 이어서 홀아웃하는 편이 낫다.

5. 농담이나 할 얘기가 있으면 모든 선수들이 티오프를 마친 후 하라. 그렇지 않으면 동반자가 티샷을 준비하는 시간을 뺏는 것이다.

6. 어프로치 샷에서는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지 말고 바로 그린을 점검하거나 샷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7. 기다리고 있는 동안 연습 스윙과 스트로크를 미리 해두고 차례가 되면 바로 샷을 하라.

8. 여분의 볼을 한두 개는 주머니에 넣고 다녀라. 로스트볼인 경우 그 자리에서 벌타를 받고 볼을 드롭할 수 있도록.

9. 두 개의 볼이 한 개의 벙커에 들어갔다면 마지막 샷을 하는 사람만 최종적으로 벙커 정리를 해도 된다.

10. 다음 홀로 향하는 방향을 파악하라. 카트길이 그 다음 홀에 어느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지를 그린에 있을 때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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