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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의 미래 | 운송산업 ‘혁신의 날개’ 달았다

드론의 미래 | 운송산업 ‘혁신의 날개’ 달았다

무인기가 소비자 시장을 뛰어넘어 소비용품·군수품·의료품 배달에서 잠재력 실현해
무인기 제조업체들이 다양한 상업적 응용분야에서 수요를 찾으려 각축을 벌이고 있다.
무인기 산업이 막대한 잠재력을 실현할 기회만을 기다리며 수평선 위를 맴돌던 게 바로 어제였던 듯하다. 그러나 올 들어 투자자와 제조업체들의 관심이 다시 무인기로 쏠리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다양한 상업적 응용분야에서 자신들이 개발한 혁신적인 솔루션의 수요를 찾으려 각축을 벌인다.

최근 들어선 지난 9월 신형 카르마 쿼드콥터(날개 4개)를 출시한 고프로에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고프로의 개인 소비자용 무인기 시장 진출은 널리 예상된 일이었다. 냉정히 말해 이미 혼잡한 시장에 고프로가 뛰어든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시장을 선도하는 비공개 무인기 대기업 DJI는 지난해 매출액이 2배 뛰어 10억 달러에 달했으며 소비자 무인기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고프로가 그 시장의 한 귀퉁이라도 차지할 수 있다면 장차 매출액과 수익성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개인 소비자의 무인기 이용이 가장 눈에 띄겠지만 이들 자율비행기로 전례 없는 변화를 맞이할 가능성이 큰 다른 응용 분야도 무시할 수 없다. 예컨대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최근 보고서에서 무인기의 8대 핵심 상업 응용분야를 소개했다. 보고서에서 조명된 가장 설득력 있는 응용분야는 무인기 운송인 듯하다.

그러나 PwC 보고서는 광범위한 관점에서 무인기 운송의 전망을 논의하는 데 그친다. 이 글에서는 무인기가 운송업계에 가장 눈에 띄는 혁명을 일으키는 영역으로 시야를 좁혀 더 깊이 파고들기로 한다.
 소비재 배달
먼저, 소비자 소포 배달 분야에서의 무인기 사용의 영향을 살펴보자.

예컨대 2013년 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창업자 겸 CEO는 ‘아마존 프라임 에어’라는 이름의 새 무인기 서비스로 30분 이내 소포 배달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해 업계 분석가들을 놀라게 했다.

동시에 베조스 CEO는 갈수록 숫자가 늘어나는 배송센터의 반경 16㎞ 이내에 위치한 소비자들에게만 우선적으로 아마존 프라임 에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한편으로 무인기 배달이 최소한 ‘4~5년’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기대 수위를 조절했다. 아마존 프로그램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연방항공국(FAA)의 기준에 맞도록 안전성을 입증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아마존은 미국·영국·호주·이스라엘에 프라임 에어 개발 센터를 설치하고 해외의 여러 지역에서 10여 개의 무인기 기본 모형을 테스트한다. 그러나 소포 배달 서비스를 추진하는 기업은 아마존뿐이 아니다. 바로 지난 9월 알파벳(구글 지주회사)의 ‘프로젝트 윙’ 팀은 버지니아공대 캠퍼스에서 치폴레 부리토(멕시코 음식)의 무인기 배달을 시작했다. FAA에 무인기 테스트 목적으로 승인 받은 반 비공개의 통제된 환경에서다.

프로젝트 윙은 웹페이지에서 부리토 배달 서비스에 어울리지 않게 훨씬 더 공식적인 어조로 이렇게 설명한다. “프로젝트 윙은 지난 9월 버지니아공대-애틀란틱항공파트너십이 운영하는 FAA 실험 부지에서 항공배달 시스템의 테스트를 시작했다. 이들 실험은 무인항공배달 시스템에 대한 FAA의 지속적인 조사에 필요한 데이터를 생성하려는 취지다.”
 군사 수송
둘째로 무인기 수송은 미국 군대의 수송과 보급 방식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록히드 마틴과 우주항공업체 케이먼의 공동노력(그뿐 아니라 2010년 록히드가 수주한 4580만 달러 규모의 해군 군납 계약) 덕분에 무인 K맥스 수송 헬기가 2011~2014년 미국 해병대에 배치된 동안 전진 작전기지로 2040t 이상의 화물을 수송하며 1900회가 넘는 비행을 했다. 튼튼한 K맥스 시스템은 해상에서 무려 2720㎏, 4570m의 밀도고도(density altitude)에서 약 1820㎏ 이상의 화물을 공수할 수 있다. 예전처럼 위험성이 잠재된 유인 항공운송에 승무원의 목숨을 걸 필요가 없어졌다.

이 분야에서도 군용 수송 수요에 부응하는 기업은 록히드와 케이먼뿐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에어로바이런먼트는 미국 국방부와 수십 개 동맹국을 대상으로 소형 무인항공 시스템 공급을 전문으로 한다. 에어로바이런먼트의 무인기 중 다수는 일차적으로 정찰과 관련된 문제의 해결방안이지만 휴대형의 무소음 무인 슈라이크 VTOL 시스템에는 비교적 경량의 화물 배달을 지원하는 모듈형 박스가 있다.
 의료·응급 수송 용도
마찬가지로 무인기는 의료·응급 수송 방식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올 잠재력을 지닌다. 이런 수요에 부응하려는 몇몇 기업은 이미 소개했다.

예컨대 앞서 언급한 프로젝트 윙은 분명 알파벳에 패스트푸드를 뛰어넘는 원대한 구상이 있음을 보여준다. 프로젝트 윙은 비공식 사이트에서 “무인기가 소비재로부터 비상약품까지 모든 물품을 배달하게 되고 모두가 하늘을 이용하는 새로운 상거래 시스템이 자리 잡을 때까지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록히드, 케이먼 그리고 비공개 기업 ‘네야 시스템’은 K맥스의 기능을 개조해 사상 최초로 합동 무인 공중·지상 사상자 후송 시범에 성공했다. 이 시범은 지상 관제사들이 무인 지상차량을 파견해 먼저 지역과 부상자를 살핀 뒤 무인 K맥스를 이용한 1인 공수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부상자를 헬리콥터 측면의 좌석에 고정시킨 뒤 안전한 곳으로 수송한다.

그 밖에도 의료수송의 공백을 메우려 애쓰는 비공개 무인기 업체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지프라인은 올해 초 르완다 정부와 계약을 맺고 접근하기 어렵거나 인프라가 미비해 의료물자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지역에 백신·약품·혈액 등의 필수 의료품을 배달한다.

지프라인의 시선은 개도국에만 고정돼 있지 않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 8월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지프라인이 곧 “미국의 오지 사회에 대한 필수 구호물자 보급에 무인항공 기술의 가능성을 입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먼저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은 다음의 일이다.

당국의 승인과정을 고려할 때 무인기 수송이 보편화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소요기간과는 상관없이 근년 들어 무인기 수송에 쏠리는 관심과 자원, 그리고 여러 산업 전반에 걸친 초기의 발전적인 변화를 감안할 때 무인기가 운송업계에 계속 혁명을 일으키는 추세는 불가피한 듯하다.

- 스티브 사이밍턴 뉴스위크 기자



[ 이 기사는 금융정보 사이트 모틀리 풀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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