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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기 싫은 날엔 콤부차 한 잔!

술 마시기 싫은 날엔 콤부차 한 잔!

미국과 영국에서 발효차 파는 술집 늘어…차의 효능 살아 있고 칵테일 혼합주로도 좋아
‘자 콤부차’는 커다란 탱크에서 차를 발효시킨다. 일주일 정도면 시큼한 맛의 발효차가 완성된다.
영국에선 술을 안 마시면 사교 생활을 하기 힘들다. 펍과 바가 다른 나라의 카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은 라임 소다수 외엔 선택할 음료가 별로 없다.

“런던에서 바에 가면 술 외에 마실 거라곤 저온 살균된 과일주스와 물, 설탕이 듬뿍 들어간 탄산음료 정도가 고작”이라고 ‘자 콤부차(Jarr Kombucha)’의 설립자 애덤 바니가 말했다. 자 콤부차는 영국에 콤부차 문화를 정착시키려는 신생기업 중 하나로 지난해 11월부터 런던 동부 해크니 윅의 한 창고에서 차를 발효시켜 왔다.

이 업체는 콤부차를 생맥주와 나란히 탭에서 따라 파는 유럽 최초의 바를 열었다. 바니는 “미국의 콤부차 산업은 연간 6억5000만 달러 규모지만 영국에서는 아직 틈새 산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국제 콤부차 생산업자 협회의 설명에 따르면 콤부차는 차를 우린 물에 설탕을 넣고 스코비(scoby, 박테리아와 효모의 공생 균체집단)를 첨가해 만드는 발효차 음료다. 약 일주일 정도 발효시키면 시큼한 맛이 나는 음료가 된다.

바니는 “처음엔 그 맛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큼한 맛이 좀 거슬렸는데 건강에 좋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조금씩 양을 늘려가며 마시기 시작했다. 갈수록 신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점점 더 강한 맛을 찾게 됐다. 콤부차를 마시기 시작하면 그 맛이 신맛의 기준이 돼 웬만큼 신 음식은 시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 난 신맛의 정도를 판단하기가 어렵다.”

자 콤부차는 현재 3종류(오리지널과 진저, 패셔프루트)의 발효차를 판매한다. 런던의 몇몇 유기농 상점에서 살 수 있다.

그런데 정말 건강에 좋긴 한 걸까? 몇몇 회사는 콤부차의 건강 상 이점을 주장하지만 일각에서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반박한다. “우리는 어떤 것도 주장하고 싶지 않다”고 바니는 말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차가 지니는 건강 상의 이점은 콤부차에도 있다. 따라서 녹차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스리랑카산 녹차와 대만산 유기농 우롱차를 섞어 만든 자의 오리지널 콤부차를 마시면 좋을 듯하다. 프로바이오틱스의 양은 발효시킬 때마다 차이가 있는 데다 콤부차 안에 프로바이오틱스가 얼마나 들었는지 정확히 측정하긴 어렵다. 미국의 많은 회사들이 발효가 끝난 뒤 프로바이오틱스를 첨가한다. 우리는 콤부차를 당분이 적은 청량음료와 알코올 음료 대용품으로 소개한다.”
‘자 콤부차’는 패션프루트· 진저·오리지널(왼쪽부터) 3가지 맛의 발효차를 판매한다.
소비자들이 처음엔 신맛에 놀라기도 하지만 반응이 대체로 좋은 편이라고 바니는 말했다. “대다수 사람들이 콤부차를 좋아하지만 우리 바는 여전히 대부분의 수익을 맥주에서 올린다. 우리는 손님들에게 선택의 여지를 주고 싶다. 내 고향 로스앤젤레스에서는 멋진 바에서 콤부차를 마실 수 있다. 따라서 술을 마시고 싶지 않거나 자동차 운전을 해야 하는 날엔 콤부차를 마시면 된다.”

콤부차는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몇몇 웹사이트에서 ‘스코비’를 만드는 데 필요한 배양액을 판매하며 설탕 첨가량 등 만드는 법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처음엔 실패할 수도 있다. “망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온도가 너무 낮으면 곰팡이가 필 수 있다”고 바니는 말했다. “또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꽃 피는 식물 옆에 둬도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 통풍이 잘 되고 온도가 18℃ 이상 되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하지만 산성 성분 덕분에 쉽게 변하지는 않는다. 또 한 가지 조심해야 할 건 초파리다. 초파리는 콤부차를 아주 좋아한다. 한번은 초파리 한 마리가 콤부차에 빠져 한 통을 다 망친 적이 있다.”

콤부차는 건강에 신경 쓰는 사람이나 술을 안 마시는 사람들만을 위한 음료가 아니다. 콤부차 칵테일도 있다. 바니는 프랑스 말메종 출신의 바텐더와 함께 콤부차를 이용한 다양한 칵테일을 개발했다. “콤부차는 칵테일 혼합주로 안성맞춤이다. 진저 콤부차는 데메라라 럼과, 패션프루트 콤부차는 진이나 보드카와 잘 어울린다. 또 오리지널 콤부차에 진을 섞어 오이와 라임을 곁들이면 맛이 정말 좋다. 어떤 칵테일에든 콤부차를 토닉 워터 대신 사용할 수 있으며 당분이 훨씬 더 적다.”

콤부차는 최근 미국에서 인기가 급상승했다. 어떤 사람들은 잠 깨는 음료로, 어떤 사람들은 퇴근 후 기분전환용으로 마시며 단순이 맛이 좋아서 마시는 사람들도 있다. 영국에서는 아직 애호가가 그리 많진 않지만 서서히 늘고 있다. 농산물 직거래장에 콤부차 코너가 생기기 시작하고 유기농 전문매장에서도 몇몇 브랜드를 판매한다.

- 제임스 테넌트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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