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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못 믿을 사람은 정치인

가장 못 믿을 사람은 정치인

영국 여론조사기관이 측정한 직업군별 진설성 지수에서 최하위…간호사·의사에 대한 신뢰도 가장 높아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허위 정보를 근거로 이라크전을 몰아붙였다는 비난을 받았다.
영국 여론조사업체 입소스 모리에 따르면 영국인의 정치인 신뢰도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조사 결과 정치인의 말을 믿을 수 있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15%에 불과해 정치인이 영국에서 가장 신뢰도가 낮은 직업군으로 꼽혔다. 정부 각료도 불신 받긴 마찬가지였지만 그들은 정치인보다는 약간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20%). 입소스 모리와 영국 최대의 육아정보 웹사이트 멈스넷은 유권자들이 정치적 선택을 할 때 어느 집단의 견해를 신뢰하는지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직업군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를 나타내는 ‘진실성 지수’를 산출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의 정치인 신뢰도는 지난해 이래 6% 하락했다. 가장 신뢰 받는 직업군은 간호사였고(93%), 그 뒤를 의사가 따랐다(91%). 공공서비스 종사자들의 점수가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교사·교수·판사·경찰은 모두 70% 이상의 신뢰를 받았다. 공무원의 신뢰도는 56%로 거리의 일반인(65%)보다 점수가 낮았다. 노조 간부는 신뢰도가 그보다 더 떨어졌다(43%).

특히 언론인이 믿을 수 없는 직업군으로 나타났다(24%). 그러나 TV 뉴스 캐스터는 65%의 신뢰도로 다른 언론인보다 훨씬 믿음직스런 것으로 조사됐다. 흥미롭게도 영국 여성의 투표 패턴에 관한 연례 조사에선 여성 언론인에 대한 신뢰도가 남성보다 7% 낮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를 둘러싼 태도를 바탕으로 “대중은 전문가 견해라면 진저리를 친다”는 마이클 거브 영국 교육장관의 이론이 맞는지 확인했다. 또 포커스 그룹을 EU 탈퇴파와 잔류파로 나눠 특정 정치인에 대한 그들의 견해도 조사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브렉시트를 주도했지만 탈퇴파 사이에서도 불신을 산다.
탈퇴파는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전 런던 시장)에게 거부감을 가졌다. “그의 말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존슨 장관은 브렉시트 운동을 이끌었지만 사심으론 EU 역내의 ‘이동의 자유’를 지지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잔류파는 부총리를 지낸 자유민주당의 닉 클레그 의원을 특히 신뢰했다(그는 “극단주의자들의 선동에 휘말리지 말고 중도를 지키라”고 호소했다). 설문 조사에 응한 잔류파 중 한 명은 “국민이 닉 클레그의 견해를 더 많이 들었더라면 좋았을텐데”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EU 탈퇴·잔류에 관한 문제에서 영국인이 가장 신뢰한 집단은 탈퇴파와 잔류파 모두 친구와 가족을 꼽았다(72%). 전문가 견해에 대한 불신 풍조와 관련해선 탈퇴파 유권자의 50%와 잔류파 유권자의 69%가 교사·교수들의 견해에 관심이 없다고 말해 거브 장관의 생각이 옳았다는 것을 입증했다(학자는 간호사와 의사 다음으로 가장 신뢰 받는 직업군인데도 말이다).

가장 신뢰도가 떨어지는 직업군인 정치인의 경우 브렉시트 투표에서 어느 쪽을 찍었다고 밝힌 것을 믿을 수 있다는 응답자는 11%에 불과했다.
- 제니퍼 오퍼드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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