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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과 IT 기업

저널리즘과 IT 기업

그들만이 보수와 진보 아우르는 폭넓은 시장에 호소력을 갖고 신뢰도가 높은 매체의 사업모델 창조할 수 있어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매각되거나 대대적인 감원을 실시한 인쇄 매체가 400곳이었다.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매각되거나 대대적인 감원을 실시한 인쇄 매체가 400곳이었다.

IT 기업가들은 걸핏하면 돈엔 별 관심이 없으며 단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게 진심이라면 ‘내가 응가했던 곳(Places I’ve Pooped, 개인적 응가의 발자취를 만들고 그 역사를 기록할수 있는 앱으로 트위터와 페이스북 공유를 지원한다)’ 같은 또 다른 기이한 앱을 제작하기보다 진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길이 있다.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폭넓은 시장에 호소력을 갖고, 믿을 만하며 객관적인 저널리즘의 뛰어난 사업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미국 사회 분열의 깊은 골을 메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장 심오한 방법이 아닐까? 옛 영화 ‘닥터 지바고’에 나오는 러시아 혁명의 장면처럼 우리를 ‘그 무엇’으로부터 구할 수 있는 방법 말이다.

지금 트럼프의 백악관에서 말하듯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사실과 이해의 다문화적 바탕이 없다는 것이 미국의 가장 큰 문제다. 미국은 널리 신망 받는 언론 없이는 제대로 기능할 수 없다.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미국이 특히 그렇다.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s, 보는 각도와 인용하는 데이터에 따라 충분히 다른 주장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과 ‘개와 고양이’보다 더 상극인 두 개의 정치 거품이 미국에 생긴 것도 신뢰도 높은 저널리즘이 죽었기 때문이다.

언제나 든든하고 객관적이며 진실된 저널리즘은 처참한 21세기를 만나 완전히 망가졌다. 예전엔 저널리즘이 상당히 괜찮은 사업이었다. 인터넷이 나오기 전 약 100년 동안은 뉴스 매체를 만드는 데 비용이 많이 들었다. 인쇄기나 라디오·TV 방송국을 소유해야 했다. 그에 따라 자금력 있는 소수의 매체가 폭넓은 대중에게 뉴스를 서비스했다. 예를 들어 미국 전역에 전파를 내보낸 공중파 TV 네트워크 4개가 있었고, 대다수 도시엔 신문이 한두 개 발행됐다. 따라서 언론 기업으로선 정치적 이념과 당파를 초월하는 것이 ‘스마트’한 사업 결정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절반의 고객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뉴스 매체는 그처럼 좌우 전체를 아우르는 대중 시장을 겨냥함으로써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그러다가 케이블 TV가 나오고 나중엔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그 공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뉴스 매체를 만드는데 비용이 훨씬 적게 들었다. 그에 따라 매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시장이 좁게 쪼개졌다. 그런 상황에서 경쟁하려면 열렬하고 비좁은 특정 시장의 편견에 부합하는 것이 ‘스마트’한 사업 결정이 됐다. 거기서 생겨난 것이 극우 방송 폭스 뉴스와 현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만든 극우 온라인 매체 브레이트바트 같은 언론이다. 지난 한 해 동안 SNS가 그 전략에 로켓 추진기를 달아줬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 각종 소음을 뚫고 나가려면 최대한 선동적이고 편파적이라야 했다.폭넓은 기반을 갖고 편향되지 않은 저널리즘의 사업모델은 보기 좋게 사타구니를 걷어채였다. 신문사와 잡지사에선 광고주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주가가 급락했다. 지금 뉴욕타임스의 주가는 2002년 정점 시세의 ‘반의 반’으로 떨어졌다. 여론·시장 조사기관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2014년 미국의 인쇄와 온라인 매체 기업이 고용한 언론인은 그로부터 20년 전보다 2만 명이 줄었다. 상황은 나아지긴커녕 점점 더 각박해진다.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매각되거나 대대적인 감원을 실시한 인쇄 매체가 400곳이었다. 그런데도 언론인은 경제적 희생자가 되는 게 어떤 것인지 모른다는 비난을 받으니 이런 모순이 어디 있는가? 언제쯤 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일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 신문사에 문을 닫지 말라고 요구할까?

▎뉴스피드를 통해 강력한 저널리즘으로 부상한 페이스북은 ‘가짜 뉴스’를 없애고 신뢰도를 높이는 데 힘써야 한다

▎뉴스피드를 통해 강력한 저널리즘으로 부상한 페이스북은 ‘가짜 뉴스’를 없애고 신뢰도를 높이는 데 힘써야 한다

TV에선 CNN과 폭스 등의 뉴스 네트워크가 그런대로 잘 버텨나가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에 무엇을 어떻게 할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또는 두려움에 가슴 조이며 지켜보는 시청자들 덕분이다. 하지만 예를 들어 지금의 CNN은 예전처럼 테드 터너 회장의 잘 나가던 독립 회사가 더는 아니다. 현재 CNN은 타임워너의 한 사업 부문으로 수익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따라서 심층보도나 사려 깊은 분석 대신 좌-우로 나뉘어 열띤 논쟁을 벌이는 패널 토론 같은 싸구려 프로그램을 내보낸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거의 모든 TV 뉴스 방송은 그와 비슷하게 모기업의 수익성 개선 압력에 시달린다. 게다가 케이블 TV 가입을 해지하고 페이스북이나 스냅챗의 뉴스피드를 통해 뉴스를 받아보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TV도 인쇄 매체의 운명을 따를 수밖에 없을 듯하다.

그런 경제적 상황이 주류 저널리즘에 심한 타격을 입혔다. 경비를 절감한답시고 더 적은 인원이 더 많은 일을 해내야 하니 언론인이 어떻게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겠는가? 기자들이 인쇄 매체와 비디오, 온라인 매체에 정신 없이 콘텐트를 제공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가을 갤럽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주류 언론을 신뢰하는 비율이 대중의 경우 32%였고, 공화당원의 경우엔 14%에 불과했다. 수익이 줄어드는 경제적인 현실과 양극화의 참혹한 역학으로 인해 중도 노선을 걷는 저널리즘은 고객층이 갈수록 옅어지는 한편, 좌익과 우익 어느 한쪽의 편견을 부추기는 매체에 더 많은 고객이 몰린다. 그러니 서로 대화가 되지 않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언론의 역할은 대중의 옹호자가 되는 것이다. 일반인이 할 수 없는 질문을 하고, 실제로 일어나는 일의 진상을 파헤치고,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명확하게 진실을 전하는 것이다. 본질적으로 바람직한 저널리즘은 중요한 문제에 관해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미국의 저널리즘이 다시 그 수준을 회복하려면 더 나은 사업적 발판과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바로 여기서 IT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행정명령을 쏟아내며 대혼란을 일으키자 IT 업체의 창업자와 CEO(다수는 1세대나 2세대 이민자)들은 업계 지도자에게서 잘 볼 수 없는 방식으로 목청을 높였다. 특히 이슬람 7개국 국적자와 난민의 미국 입국을 각각 90일간, 120일간 중단한다는 이민 규제 행정명령이 표적이 됐다. 구글의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벌어진 이민 규제 행정명령 반대 시위에 참가했다. 애플의 CEO 팀 쿡은 “그런 행정명령은 우리가 지지하는 정책이 아니다”고 반발했다. 넷플릭스의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너무도 비미국적인 조치여서 우리 모두에게 고통을 준다”고 비판했다.

▎신뢰도 높은 저널리즘이 죽으면서 ‘가짜 뉴스’와 ‘대안적 사실’이 편견과 혐오감을 부추기며 사회를 분열시킨다.

▎신뢰도 높은 저널리즘이 죽으면서 ‘가짜 뉴스’와 ‘대안적 사실’이 편견과 혐오감을 부추기며 사회를 분열시킨다.

이들은 사회의 모든 부문을 개조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이 IT 기업가로서 영화, 지도, 택시 등 수많은 사업을 바꿔 놓은 것처럼 우리는 그들에게 주류 미디어 산업을 맡아달라고 적극 장려할 필요가 있다. 언론과 미디어라는 중요한 산업에 자금과 재능, 그리고 21세기 사고방식을 효과적으로 주입시켜줄 수 있는 그들이기 때문이다.

쿡 CEO가 이끄는 애플은 2370억 달러라는 막대한 자본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그는 현 시점부터 예를 들어 화성에 첫 지국을 개설할 때까지 일류 저널리즘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에 얼마든지 독자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이미 뉴스피드로 강력한 저널리즘이 되고 있다. 따라서 마크 저커버그 CEO는 거기에 집중 투자해 ‘가짜 뉴스’가 없는 이상적인 저널리즘을 만들어갈 수 있는 입장이다. 구글의 브린과 래리 페이지 공동창업자도 마찬가지다.

수익성 높은 저널리즘은 허구가 아니다.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는 2013년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워싱턴포스트 신문을 인수했고, 지난 한 해 동안만 5000만 달러를 신문사 운영에 투자했다. 그 정도 투자는 기존 저널리즘 세계에선 노숙자가 로또에 당첨되는 것과 같아 보이지만 개인 자산이 700억 달러에 이르는 베조스 CEO에겐 예금계좌에 입금되는 일주일치 이자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러나 돈은 큰 그림의 일부분일 뿐이다. 베조스 CEO는 IT 엔지니어 팀을 투입해 워싱턴포스트의 앱과 웹사이트를 완전히 뜯어고치고 기업문화를 ‘미디어와 기술회사’로 바꿔놓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정기구독 확장에서 기록을 세우며 기자 60명을 추가로 고용하는 중이다. 수익성이 있다는 얘기다. 광고주도 성실한 이미지와 연관되기를 좋아한다. 대중시장 판촉 전문가들은 폭넓은 중도 노선의 사람들에게 도달하기를 원한다. 그들에겐 ‘가짜 뉴스’와 엮이는 건 위험한 일이다.

인터넷 시대의 첫 22년 동안 우리가 뼈아픈 경험을 통해 교훈을 얻었듯이 무한한 표현의 자유를 가진 언론은 그 자체로선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신뢰성이 없으면 소음, 아니 편파적이고 왜곡된 선동에 불과하다. 지금의 IT 시대엔 언론의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모델이 절실히 필요하다.

IT 업계에서 가장 스마트하고 영향력이 큰 사람들은 자신의 엄청난 성공을 안정되고 번창하는 미국의 덕분으로 돌린다. 지금 우리에게 너무도 절박한 저널리즘의 개조야말로 그들이 그 은혜를 갚을 수 있는 멋진 방법이다.

- 케빈 메이니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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