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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면서 적을 쓰러뜨린다?

요리하면서 적을 쓰러뜨린다?

고지마 히데오의 베일에 싸인 신작 ‘데스 스트랜딩’, 예고편에서 영화배우 매즈 미켈슨이 초인적 능력 가진 사악한 군인으로 나와
고지마 히데오 감독의 ‘데스 스트랜딩’의 내용은 티저 예고편으로 볼 때 죽음과 관련된 호러 게임으로 추측된다(왼쪽). ‘데스 스트랜딩’에서 매즈 미켈슨은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사악한 군인으로 나온다.
고지마 히데오는 ‘메탈 기어’로 잠입 액션 장르를 개척하면서 비디오게임의 새로운 장을 연 일본의 인기 게임 개발자다. 적진에 홀로 잠입해 은밀히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 요원의 활동을 게임으로 만든 ‘메탈 기어’ 시리즈는 남성 게이머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전투를 가급적 피하면서 적에게 들키지 않고 전진하는 스파이 액션의 개념은 이전까지의 게임에서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재미를 줬다.

고지마는 지난해 12월 10일 게임계의 아카데미 시상식으로 불리는 ‘더 게임 어워드(TGA) 2016’에서 ‘올해의 게임 업계 아이콘’으로 선정됐다. 그 자리에서 그는 현재 개발 중인 ‘데스 스트랜딩(Death Stranding)’의 일부 영상을 공개했다. ‘데스 스트랜딩’은 그때 영상이 처음 공개된 후 자세한 정보가 알려지지 않아 게이머들의 궁금증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베일에 싸인 기대작 ‘데스 스트랜딩’은 과연 어떤 작품일까? 그는 영화 평론가이자 소설가인 야노 겐지와 함께 진행하는 ‘히데오 튜브(Hideo Tube)’라는 15분짜리 유튜브 채널의 최신 에피소드에서 몇 가지 단서를 흘렸다. 그 자리엔 천의 얼굴을 가졌다는 덴마크 출신의 할리우드 배우 매즈 미켈슨이 출연했다. 미켈슨은 영화 ‘007 카지노 로얄’의 악역 르 쉬프르, ‘더 헌트’의 주인공 루카스, NBC TV 드라마 ‘한니발’의 주역 한니발 렉터, 최근엔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의 악당 케실리우스 등을 연기했다.

고지마와 미켈슨은 대담을 진행하면서 ‘데스 스트랜딩’에 관해 잠시 얘기했다. 아직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제목에 붙은 ‘스트랜딩’이라는 단어가 해양 생물들이 집단으로 죽어 해안으로 떠내려오는 원인불명의 현상을 의미한다는 점에서는 죽음과 관련된 호러 게임으로 추측된다.

최근의 티저 예고편은 여러 해양 생물이 죽어있는 해변에서 시작된다. 영상 첫 공개 당시 선보인 배경과 같다. 이곳에서 정장을 입은 중년 남자가 캡슐로 보이는 물체를 들고 근처 도시를 향해 걷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배역을 맡은 사람이 놀랍게도 고지마와 함께 ‘사일런트 힐스’를 작업했던 영화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다. 배우 노먼 리더스도 등장한다. 미켈슨은 주인공인 노먼 리더스의 라이벌 역할을 맡으며, 리더스와 마찬가지로 외형 및 연기까지 소화한다고 알려졌다. 또 미공개 여성 캐스팅도 있다고 밝혀졌다. ‘데스 스트랜딩’은 PS4 전용 게임으로 현재 개발 중이며, 발매일은 미정이다.

고지마와 미켈슨이 ‘히데오 튜브’ 대담에서 제시한 단서 3가지를 근거로 ‘데스 스트랜딩’이 어떤 게임인지 좀 더 자세히 추측해본다.
 1. 초인적인 능력
‘데스 스트랜딩’의 두 번째 티저 예고편에선 다채롭고 역동적인 오픈 월드와 세밀하게 디자인된 기계 생명체, 완성도 높은 인공지능(AI)과 함께 미켈슨이 등장했다. 하지만 미켈슨이 맡은 캐릭터의 이름은 알 수 없다. 군복 차림에 손동작 하나로 헤드기어를 사라지게 하는 능력으로 봐서 그가 군인으로 나오지만 결코 평범한 군인은 아니라는 게 처음부터 분명히 드러난다. 또 그는 기이하게 생긴 케이블을 촉수처럼 몸에 달고 있고 그것이 해골 군인들과 연결돼 그들을 조종한다.

이 예고편에서 미켈슨이 맡은 캐릭터의 특이한 능력이 많이 드러났지만 그 외에도 그가 어떤 기상천외한 초인적 능력을 보일지가 게이머들의 큰 관심사다. 고지마는 바로 그런 점을 노린 듯하다. ‘히데오 튜브’ 대담에서 그는 미켈슨의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면을 팬들에게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미켈슨의 연기력이 뛰어나지만 그의 신체적 능력을 한층 더 개선시켜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다. 고지마는 “미켈슨의 초인간적인 움직임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며 그런 초인적인 동작을 끌어내기 위해선 그가 발레를 배우면 좋겠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2. 요리?
‘히데오 튜브’ 대담에서 고지마는 미켈슨이 보여줄만한 신체적 능력을 얘기하면서 불쑥 요리를 언급했다. 심지어 그는 미켈슨이 달걀 3개를 사용한 ‘던져올리기’ 곡예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지마가 달걀을 공중에 던져올리는 시늉을 하자 미켈슨은 총으로 그 달걀을 쏘아맞추는 제스처를 취했다. 괜찮은 아이디어로 보인다.

미켈슨은 게임에 요리 기술을 포함시키면 어떠냐는 고지마의 제안을 받았다고 대담에서 털어놓았다. 사실 그는 이전에 요리를 해본 적이 있어 잘 됐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미켈슨은 대담에서 고지마에게 “요리하면서 동시에 상대방을 쓰러뜨리는 연기는 예전에도 해봤다”고 말했다. NBC 드라마 ‘한니발’에서 자신이 보여준 연기를 말하는 듯하다.
 3. 현재의 순간에 맞춘 설정
‘데스 스트랜딩’이 오픈 월드 액션 비디오게임이란 사실은 이미 알려졌다. 오픈 월드 게임이란 게이머가 가상세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구성 요소들을 의지에 따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게임 디자인의 한 유형을 말한다. 미켈슨은 ‘데스 스트랜딩’이 과거와 미래 사건보다는 현재의 순간에 초점을 맞추는 오픈 월드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이 게임의 세계는 매우 흥미롭다. 영화처럼 A에서 시작해 Z로 끝나는 줄거리에 얽매이지 않고 게이머가 자유롭게 게임을 이끌어갈 수 있다.”

미켈슨은 “배경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지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구태여 배경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게임은 현재의 순간을 기본으로 한다. 심리적인 바탕이 아니라 순간 순간에 연결되는 아주 특이한 게임을 할 기회를 제공해 흥미진진할 것이다.”

- 마이크 루시즈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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