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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는 이민자보다 미국 시민 더 많아

범죄자는 이민자보다 미국 시민 더 많아

이민이 범죄의 근원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 반박하는 조사 결과 나와
멕시코 티후아나 부근의 미국-멕시코 국경.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해 국경 장벽을 세우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미국에서 이민자들이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은 미국 시민보다 더 작다.” 형량 선고 문제를 다루는 미국의 비정부기구 센텐싱 프로젝트(Sentencing Project)와 진보적인 싱크탱크 케이토 연구소가 내린 결론이다. 불법 이민자를 범죄의 근원으로 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옳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그들은 주장한다.

지난 3월 15일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2018 회계연도 예산안은 국토안보부에 30억 달러를 추가 배정한다.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 장벽 건설과 이민 억제에 관한 행정명령 실행을 위한 비용이다.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걸핏하면 불법 이민자에 의해 살해된 사람들을 거론하며 이민이 범죄의 출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두 단체의 조사 결과는 그런 전제에 강한 의문을 던진다.

케이토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태어난 18~54세의 1.53%가 교도소에 간 반면 불법 이민자는 0.86%, 합법 이민자는 0.47%에 불과했다. 정확한 수치로 계산하면 미국 시민 200만 명, 불법 이민자 12만3000명, 합법 이민자 6만4000명이 범죄자라는 얘기다. 케이토 연구소는 “인구 대비 비율로 볼 때 이민자는 미국 시민보다 교도소에 갈 확률이 훨씬 낮다”며 “불법 이민자의 경우도 미국 시민보다 범죄자가 적다”고 지적했다.

한편 센텐싱 프로젝트의 조사 결과는 1990년 이래 범죄율이 크게 낮아진 현상이 이민자 덕분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폭력범죄는 1990년 인구 10만 명 당 730건에서 2014년 362건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불법 이민자는 350만 명에서 1110만 명으로 늘었다.

센텐싱 프로젝트는 “따라서 이민을 더욱 제한하는 정책은 효과적인 범죄근절 전략이 아니다”고 결론지었다. “100년 이상에 걸친 데이터가 뒷받침하는 이런 사실은 역사적으로나 최근의 정치 논의에서나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 출마한 첫날부터 이민자를 범죄와 연관 지었다. 이민자와 범죄를 연관 짓는 잘못된 주장으로 미국 사회에 근거 없는 두려움이 퍼지고 그로 인해 이민자와 미국 시민의 안전이 위협 받는다. 공공의 안전을 개선하는 것은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다. 이민자를 희생양으로 삼아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범죄의 진짜 원인을 해결하는 공동체 기반의 효과적인 해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히스패닉계이자 의회의 진보 코커스 공동의장인 라울 그리잘바 하원의원(민주당)은 공화당이 이민자를 탓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가장 힘없는 사람은 무슨 일에서나 희생양이 된다. 불행하게도 ‘팩트’나 논리는 깡그리 무시된다. 공화당과 트럼프 행정부가 다음 선거에서도 반이민 전략이 잘 먹혀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중대한 실수다. 그런 발상이 결국 그들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 마시 크레이터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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