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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뒤에 선 두 여인

에마뉘엘 마크롱 뒤에 선 두 여인

최측근이자 믿음직한 조력자인 부인 브리지트와 EU의 개혁을 함께 이끌어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줄 것
마크롱의 부인 브리지트는 마크롱의 연설문을 작성하는 등 그의 선거운동을 적극적으로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 : NEWSIS
지난 5월 7일 프랑스 대통령 당선인 에마뉘엘 마크롱(39)은 당선 연설에서 프랑스의 재건과 통합을 이야기하며 전세계가 프랑스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 당선인의 첫 연설로 적절한 내용이었다. 그리고 거기엔 분명히 바다 건너 영국에 보내는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신생 정당 앙마르슈를 이끄는 마크롱은 나폴레옹 이후 프랑스의 최연소 지도자다. 마크롱이 ‘철저한 유럽연합(EU) 지지자’로 불리는 골수 친유럽주의자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다. 최근 한 연설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난 유럽을 지킬 것이다. 지금 우리의 문명이 위기에 처했다… 난 유럽과 유럽 시민 사이의 유대를 재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마크롱은 당선 연설을 마치면서 부인 브리지트와 연단에 초대된 젊은 지지자 수십 명과 함께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예즈’를 열창했다. 브리지트는 앞으로 5년 간 마크롱이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동안 결코 과소평가돼서는 안 될 인물이다. 그녀는 마크롱의 연설문 대다수를 작성하거나 검토한다고 알려진 만큼 이들 부부는 사실상 2인조 팀으로 활동한다고 말하는 게 정확할지 모른다. 두 사람 모두와 친구인 한 인사는 지난 7일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브리지트는 마크롱을 진정으로 아는 유일한 사람이며 그가 전적으로 신뢰하는 단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마크롱의 선거운동 고문인 마르크 페라치는 지난 4월 블룸버그 통신의 엘렌 푸케에게 “브리지트는 마크롱의 의제 설정을 효과적으로 도왔다”고 말했다. “마크롱에게 그녀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마크롱은 또 그의 지지자들에게 “브리지트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마크롱을 기꺼이 지지해줄 EU의 든든한 동반자다. / 사진 : NEWSIS
블룸버그는 또 브리지트가 마크롱의 선거운동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었는지를 보여주는 프랑스3 TV의 한 다큐멘터리를 인용 보도했다. 그 다큐멘터리에는 마크롱이 중요한 연설을 앞두고 연습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브리지트가 조언하는 영상이 포함됐다. “ ‘위해서’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목소리가 약해져요”라고 그녀는 지적한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확실히 알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여야 해요.”

마크롱보다 25세 연상인 브리지트는 남편과의 관계에 대해 “우리는 서로 지적인 자극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브리지트는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든든한 버팀목이라는 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딸 이반카에 비견된다.

게다가 마크롱에겐 기꺼이 협조하고 지지해줄 또 한 명의 영향력 있는 여성이 있다. 바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다. 마크롱의 경쟁자였던 극우파 대선 후보 마린 르펜이 패배를 시인하자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로부터 축하 메시지가 왔다. 메르켈의 대변인 슈테펜 자이베르트는 마크롱의 승리를 축하하며 강하고 통합된 유럽을 지지하는 그에게 찬사를 보냈다.

마크롱이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당선 연설을 하는 모습을 방송으로 지켜보던 나는 화면 옆쪽에 뜬 메시지에 눈길이 갔다. 메르켈 총리에게서 온 좀 더 사적인 메시지로 마크롱을 성이 아닌 이름 ‘에마뉘엘’로 지칭했다. 마크롱과 메르켈이 서로 이름을 부르며 격의 없이 대화하는 사이라면 프랑스와 독일은 두 사람이 줄곧 그 필요성을 주장해온 EU의 개혁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진다.

마크롱이 국민전선의 르펜을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승리한 것은 프랑스와 EU 양쪽 모두가 필요로 하던 결과임에 틀림없다. 만약 르펜이 승리했다면 EU가 내파하면서 프랑스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치에 대한 대중의 불만이 툭하면 시위와 파업으로 분출되는 프랑스의 새 지도자에겐 험난한 앞날이 놓여 있다. 독일의 정치 평론가 토마스 킬링거는 지난 5월 6일 BBC2의 시사 프로 ‘데이트라인 런던(Dateline London)’에서 “프랑스인들은 변화에 본능적으로 저항한다”고 말했다.

마크롱은 앙마르슈가 다음 달 총선에서 선전해주기를 간절히 바랄 것이다. 또한 브리지트와 메르켈이 자신을 변함없이 뒷받침해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을 것이다.

- 그레이엄 매케이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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