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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인 노래가 뜬다

노골적인 노래가 뜬다

빌보드 100 차트 1위 곡 중 욕설·폭력·섹스·마약 등을 언급한 음악 갈수록 증가
플로리다의 ‘Whistle’ 등 2012년 히트곡들은 매우 외설적이다. / 사진제공·YOUTUBE.COM
스포티파이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새 연구에 따르면 2017년 ‘빌보드 100’ 차트 1위 곡 중 3분의 2 이상은 노골적인 가사가 특징이다. 1958년 빌보드 100 차트가 시작된 이후 욕설이 가득한 가사를 좋아하는 취향이 몰라보게 증가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2001년까지 1위에 오른 노래 중 가사가 노골적인 경우는 5곡뿐이었다. 하지만 그 후 노골적인 가사의 노래가 1위에 오르는 경우가 833% 증가했다.

2001년부터 지금까지 2012년 한 해를 제외하고 매년 ‘부모의 동의·지도가 필요함(PA)’ 스티커가 붙은 노래가 적어도 1곡은 1위에 올랐다. 2년마다 최소 10곡씩은 그런 노래들이 1위를 차지했다. 갱스터 힙합 그룹 플로리다의 ‘Whistle’[‘내게 오럴 섹스를 해줘(Can you blow my whistle baby)’라는 가사로 시작한다], 브루노 마스의 ‘Locked Out of Heaven’[‘너의 섹스는 나를 천국으로 데려가니까(cause your sex takes me to paradise)’라는 가사가 포함됐다] 등 2012년 히트곡들은 확실히 외설적이다.

데이터 분석가 마크 배니스터가 실시한 이 연구(‘지난 60년 간 빌보드 100 차트 1위 곡에 대한 탐구’)는 스포티파이의 분류를 기반으로 노골적인 노래들을 정의한다. 아티스트들은 스포티파이에 노래를 업로드할 때 가사가 노골적인지 아닌지 표시해야 한다. 또 스포티파이 웹사이트에 따르면 같은 곡을 ‘클린’과 ‘노골적인’ 2가지 버전으로 올릴 수도 있다.

영국 음반협회(BPI)는 욕설 또는 섹스·인종차별·동성애혐오증에 관한 언급, 위험하거나 범죄적인 행동, 정신건강과 관련된 이야기가 포함된 가사는 ‘노골적’인 걸로 분류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미국 음반산업협회(RIAA)도 비슷한 기준을 적용한다. RIAA는 폭력과 섹스, 마약에 관한 묘사가 포함된 노골적인 가사에 PA 스티커를 붙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송라이팅 아카데미의 창설자 마틴 서튼은 노골적인 가사의 노래가 증가하는 요인은 사람들의 태도 변화에 있다고 믿는다. 그는 “노골적인 가사에 더 많이 노출될수록 거기서 오는 충격이 줄어들기 때문에 갈수록 강도가 더 세진다는 게 한 가지 이유”라고 말했다. “10년 전에 노골적이라고 여겨졌던 노래들이 지금은 그만큼 충격적이지 않다. 지난 20년 동안 힙합의 부상은 노골적인 가사의 증가를 이끈 또 다른 요인이다. 젊은이들이 힙합에 노출되면서 노골적인 가사에 익숙해졌고 소셜미디어에서 욕설을 주고받는 게 일상화됐다.”
올해 첫 4개월 동안 1위를 차지한 노래 4곡 중 3곡은 가사가 노골적이다. 배드 앤 부지의 ‘Migos’가 그중 하나다. / 사진제공·YOUTUBE.COM
영국 음악 잡지 NME의 래리 바틀릿 기자는 생각이 다르다. “노래 가사나 일상 속에 욕설이 늘어나는 현상을 힙합의 탓으로만 돌리는 건 옳지 않다”고 그는 말했다. “다른 여러 음악 장르에도 욕설이 많이 나온다. 1위 곡 중에 욕설이 포함된 노래가 늘어나는 주된 이유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증가에 있다. 과거에는 라디오 방송에 많이 나오는 게 차트에 오르는 비결이었기 때문에 아티스트들은 라디오 방송용 편집본을 따로 만들었다. 욕설이 나오는 부분을 삐 소리로 처리하든가 다른 단어로 대체했다. 하지만 스트리밍 서비스가 생기고 나서 아티스트들은 자기가 원하는 가사를 그대로 쓸 수 있게 됐다. 자체 검열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말이다.”

스트리밍 서비스 덕분에 청취자들은 자신이 들을 음악을 스스로 결정할 기회가 더 많아졌다. 그들은 어떤 곡이 노골적인 노래로 분류되는지 알 수 있으며 그것을 들을지 말지를 선택할 수 있다. “욕설이 포함된 가사가 스트리밍 서비스 부문의 상위권 진입을 가로막진 않는다”고 바틀릿은 말했다. “애플 뮤직의 ‘뉴 뮤직’ 섹션에 오른 첫 8개 앨범 중 6개가 노골적인 가사 E 등급을 받았다.”

빌보드 차트 1위 곡 중 스포티파이에서 ‘노골적’이라고 분류한 최초의 노래는 프린스의 ‘Let’s Go Crazy’(1984)다(빈정거리는 말과 마약에 관한 언급 때문인 듯하다). 하지만 그 후 2001년까지 노골적이라고 분류된 1위 곡이 나온 해는 1991년(EMF의 ‘Unbelievable’)과 1992년(서 믹스어랏의 ‘Baby Got Back’), 그리고 1996년(투팍의 ‘California Love’와 ‘How Do U Want It’)뿐이다.

그러나 올해 첫 4개월 동안 1위를 차지한 노래 4곡 중 3곡(배드 앤 부지의 ‘Migos’와 더 위켄드의 ‘Starboy’, 레이 스레머드의 ‘Black Beatles’)은 가사가 노골적이다. 시사잡지 어틀랜틱의 2011년 보도에 따르면 2009년 빌보드 100 차트 1위 곡 중 92%가 섹스와 성적 흥분, 또는 ‘기타 신체 부위’에 관한 노래였다.

- 엘리노어 로스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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