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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의 루비 구두가 사라졌다?

도로시의 루비 구두가 사라졌다?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주디 갈런드가 신었던 신발,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 오랜 세월 큰 인기 누렸지만 복원 작업 위해 전시대에서 내려져
지난 4월 말 미국 스미소니언 국립 미술사 박물관은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주디 갈런드가 신었던 루비 구두를 전시대에서 내렸다. / 사진제공·SMITHSONIAN’S NATIONAL MUSEUM OF AMERICAN HISTORY
영화 ‘오즈의 마법사’(1939)에서 도로시(주디 갈런드)는 루비 구두를 벗을 수가 없다. 하지만 미국 스미소니언 국립 미술사 박물관의 관리팀은 지난 4월 말 그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기념물로 꼽히는 그 구두를 전시대에서 내렸다. 꼭 필요한 복원 작업을 위해서다. 박물관 측은 이 구두의 보존을 위해 킥스타터 모금 운동을 통해 3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마련했다.

스미소니언 박물관은 전에도 이 구두를 전시대에서 내린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는 다른 곳에서 전시하기 위해 대여하거나 사정상 잠깐씩 자리를 비운 경우였다. 박물관 대변인에 따르면 이번 복원 작업은 약 1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1979년 스미소니언 박물관이 이 구두를 인수한 뒤 그렇게 긴 기간 동안 전시되지 않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로시는 이 루비 구두의 뒤꿈치를 세 번 맞부딪치면서 주문을 외워 집으로 돌아간다. / 사진제공·YOUTUBE.COM
스팽글이 달린 도로시의 구두 중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은 총 5켤레로 알려졌다. 1970년 MGM 영화사의 의상부 직원 켄트 워너가 창고에서 4켤레를 찾아냈다. 워너는 그 중 2켤레를 팔았고 1켤레는 경매인에게 주었으며 나머지 1켤레는 자신이 갖고 있었다. 또 다른 1켤레는 테네시 주 멤피스의 한 여성이 1940년 한 경연대회에서 상으로 받아 소장하고 있었다.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전시됐던 구두는 경매로 사들인 수집가가 기증한 것이었으며 멤피스의 여성이 소장하던 구두는 현재 할리우드 투자자 그룹의 소유로 은행 금고 안에 보관 중이다. 그 투자자 중 한 명으로 할리우드에서 기념품 상점을 운영하는 데이비드 엘쿠비는 지난 2015년 뉴스위크에 “수집가인 우리에게 그 구두는 최고의 상”이라고 말했다.
워너가 소장하던 구두는 현재 미국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AMPAS)의 소유로 아카데미 측은 오는 2019년 로스앤젤레스에 개관하는 박물관에 그 신발을 전시할 계획이다.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등은 지난 2012년 아카데미 측이 200만 달러(5켤레 중 최고가다)에 이 구두를 매입하는 데 도움을 줬다. “2019년 박물관 개관 이전에는 공개 전시 계획이 없다”고 아카데미 박물관의 스테파니 사이크스 대변인이 말했다.

워너가 수집가 마이클 쇼에게 판 구두는 지난 2005년 미네소타 주 그랜드 래피즈에 있는 주디 갈런드 박물관에서 사라졌다. 구두가 사라진 경위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2015년 이 구두를 찾기 위해 100만 달러의 보상금을 걸고 수중 탐색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 수색 작전이 펼쳐졌지만 실패로 끝났다.

배우 데비 레이놀즈는 1970년 워너에게 산 구두를 2011년 경매에서 팔았다. 그 구두는 갈런드가 스크린 테스트 때 신었던 것으로 중동의 한 수집가에게 팔렸을 가능성이 높으며 공개 전시된 적이 없다. “도로시의 루비 구두는 강한 집착을 일으키는 아이템”이라고 ‘오즈의 루비 구두(The Ruby Slippers of Oz)’를 쓴 리스 토머스가 뉴스위크에 말했다.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전시됐던 구두는 그대로 뒀더라면 얼마 안 가 수명을 다했을지 모른다. 박물관의 유물 보존 책임자 리처드 바든은 복원 기금 모금을 위한 비디오에서 이렇게 말했다. “구두의 색이 많이 바래고 칙칙해졌다. 표면의 윤기가 없어지고 금도 많이 갔다. 복원 작업을 하지 않는다면 상태가 갈수록 악화해 언제 전시품으로서의 가치를 잃게 될지 모른다.” 도로시의 루비 구두가 복원 작업으로 자리를 비우는 동안 그곳엔 영화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1989)에서 해리슨 포드가 썼던 갈색 중절모와 그가 사용했던 채찍이 전시된다.

- 맥스 커트너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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