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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박사의 힐링 상담 | 팀 내 불화 극복] 권위적이지 않고 권위 있게 감정적이지 않고 감성 있게

[후박사의 힐링 상담 | 팀 내 불화 극복] 권위적이지 않고 권위 있게 감정적이지 않고 감성 있게

팀 불화에 빠질 땐 강력한 리더십 필요... 팀원 개인 사연에 집중하며 일대일 접근을
팀장인 그녀는 요즘 머리가 아프다. 연초부터 팀원들 간 불화가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불똥이 그녀에게로 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0명의 팀원은 정규직·계약직으로 신분이 다르다. 셋은 50대인데 나머지 일곱은 30대 또래 남녀로 세대차도 크다. 게다가 ‘4차원’으로 불리는 직원 등 애초부터 화합이 어려운 구성이었다. 개인별 과제를 진행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화합을 위한 노력보다는 개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는 게 최선이라는 판단 하에 자유방임으로 팀을 이끌어왔다. 그런데 반년 만에 팀 운영에 심각한 도전을 받게 됐다.

며칠 전 삐딱한 성향의 정규직 A남과 4차원 계약직 B녀의 언쟁이 있었다. 이후 몇몇이 A편이 돼 B는 왕따가 됐는데, 팀장이 B편을 든다고 여긴 A는 드디어 팀장을 향한 공격을 시작했다. 평소 어렵고 힘든 과제를 50대 선배들에게 주지 않고, 젊은 직원에게 맡긴다고 불만이었던 A는 친한 동료들과 수시로 메신저를 하며 소문을 만들어내고, 팀 회의를 하면 한마디도 안 하며 찬물을 끼얹는다.

그녀는 최근 과제의 마무리 과정에서 A를 포함한 젊은 직원들에게 야단을 쳤다. 과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었음에도 A는 몇몇을 부추겨 팀장에 대한 전선을 형성했다. 과거에도 다른 팀장들과 불화를 야기했던 그다. 하루 종일 냉랭한 분위기가 돈다. 팀 분위기는 엉망이다. 그녀는 요즘정말 힘들다.
 사람이 가장 중요한 회사 자산
팀은 한 배를 탄 공동체다. 일정 기간 공동 책임을 지고,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간다. 팀장은 팀의 리더다. 리더는 팀원을 동기부여하고, 에너지와 열정을 일으키고, 훈련과 개발을 책임진다. 승리하는 팀은 승리하는 팀원으로 구성된다. 짐 콜린스는 회사를 버스에 비유했다. 위대한 회사는 갈 곳을 미리 정하지 않는다. 적합한 사람을 태우고, 부적합한 사람을 내리게 한 후, 어디로 갈지를 정한다.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잭 웰치는 한창 일할 때 방에 이렇게 써 붙였다. “전략보다 사람이 우선이다.”

팀 내 불화는 업무 갈등에서 온다.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우선, 업무의 적합성이다.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도 적성이 안 맞고 관계가 힘들면 성과가 안 난다. 많은 직장인이 업무 부적합으로 입사 초기에 일터를 떠난다. 다음, 공정성이다. 일을 나누고 성과를 평가하고 보상을 나누는데 공정해야 한다. 일처리 절차도 투명해야 한다. 사람들은 돈 자체보다 불공정 행위에 더 분노한다. 끝으로 자율성이다. 현대인은 권위와 통제를 싫어한다. 누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동기부여된다. 많은 직장인이 남이 시키는 일이 아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일터를 떠난다.

팀 내 불화는 관계 갈등에서 온다. 현대인은 무수한 관계 가운데 살아간다. 관계는 항상 갈등을 동반한다. 상사와의 갈등은 직장인이 일터를 떠나는 첫 번째 이유다. 오너가 아닌 이상 어딜 가든 상사는 있다. 피터 드러커는 이렇게 말한다. “상사에게 100% 맞추고, 상사의 실적을 올려주라.” 하지만 나쁜 상사를 진정으로 받드는 건 쉽지 않다. 그룹 역동도 고려해야 한다. 그룹에선 온건한 의견도 쉽게 과격해진다. 같은 편끼리 맞장구치고, 다른 편과 싸우다 극단으로 간다. 그룹 간의 갈등과 대립, 편견과 증오가 일어난다. 이는 팀에서 왕따, 편 가르기, 하극상 등으로 나타난다.

팀 내 불화는 변화 갈등에서 온다. 세 가지가 있다. 우선, 관성이다. 현재지향 편향이란 게 있다. 현재 상태에서 변하는 것을 피하려는 성향이다. 사람들은 웬만하면 자신이 다니는 직장, 부서, 업무를 바꾸려 하지 않는다. 다음, 속도의 문제다. 세상이 빠르게 변한다. 자고 일어나면 신기술이 등장하고 거리 풍경이 바뀐다. 내가 안 변하면 세상이 나를 바꾼다. ‘빠른 것이 느린 것을 잡아먹는다.’ 끝으로 복잡성이다. 생물은 아메바에서 복잡한 인간까지 진화했다. TV·자동차·스마트폰도 진화하고, 사회·경제·정치에서 직장 업무까지 복잡하게 진화하고 있다. 오늘날 모든 현상은 복잡성에 의해 지배된다.
 팀워크를 위한 세 가지 처방
성공하는 팀의 3요소는 분명한 목표, 원활한 소통, 상호 협력이다. 팀워크로 요약된다. 팀워크는 상사·부하·동료가 함께 시너지를 연출하는 것이다. 부하의 고민이 상사의 경험과 함께하고, 부하의 도전이 상사의 지혜와 함께한다. 부하는 성공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성공을 함께 이루는 파트너다. 동료는 이겨야할 경쟁자가 아니라 성공을 함께 나누는 파트너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 하루는 하버드 의대를 수석 졸업한 아들이 아버지에게 전보를 쳤다. “자랑스러운 아들인 제가 드디어 해냈습니다.” 아버지가 답 전보를 보냈다. “네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해낸 것이다.”

자, 그녀에게 돌아가자. 그녀에게 탁월한 처방은 무엇인가. 첫째, 파워를 보여주자. 자유를 강조하다 권위(Power)가 추락했다. 질서와 통제가 필요하다. 권위는 팀원의 인정을 통해 나온다. 권위적이 아닌, 권위 있는 팀장이 되자. 자율을 강조하다 권위(Power)을 잃었다. 규율과 관리가 필요하다. 권위는 직위에서 나온다. 권위를 이용해 효율적으로 다스리는 팀장이 되자. 왕따를 챙기다 중심(Power)이 흔들렸다. 분별력과 공정함이 필요하다. 냉정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감정적이 아닌, 감성적인 팀장이 되자. 도덕경에 이런 말이 있다. “최고 리더는 사람들이 그가 있다는 것만 안다. 중간은 그를 칭찬하고 숭배한다. 최악은 그를 두려워하고 경멸한다.”

둘째, 난세의 전략이 필요하다. 팀 전체 조화는 아예 포기하자. 팀이 이질적이라 누구라도 이끌기 어렵다. 팀 내 불화의 책임이 리더를 향하고 있다. 왕따 사건이 편 가르기와 하극상으로 가고 있다.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룹별 균형을 이루자.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힐수록 중심을 잡아야 한다. 편 가르기는 한 가지 기준을 적용할 때 나타난다. 남녀·계층·세대가 아닌 다양한 기준을 적용하자. 적이 친구가 되고, 편 가르기는 무산된다. 개인별 사연에 집중하자. 일대일로 접근해야 한다. 세상에 좋은 팀원과 나쁜 팀원은 없다. 각자 사연에 따라 자기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셋째, 나누고 베풀자. 선배 팀원과 차 한 잔 하며 그의 고충을 나누자. 젊은 팀원과 술 한 잔 하며 그의 고민을 나누자. 소외된 팀원과 밥 한 끼 하며 그녀의 어려움을 나누자. 나눌수록 분위기가 훈훈해지고 파이도 커진다. 내가 아는 것을 감추지 말고 모두 베풀자. 내가 가진 것을 아끼지 말고 최대한 베풀자. 나의 경험과 인맥으로 후배들을 한껏 돕자. 베풀수록 마음이 뿌듯해지고 더 큰 것이 들어온다. 도덕경에 이런 말이 있다. “성인은 쌓아두지 않는다. 남에게 베푸는데 내 것이 생기고, 남에게 나눠주는데 내 것이 많아진다.”

후박사 이후경 - 정신과의사, 경영학박사, LPJ마음건강 대표.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정신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임상집단정신치료] [후박사의 마음건강 강연시리즈 1~5권] [후박사의 힐링시대 프로젝트] 등 1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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