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피부에 전자장치 프린트할 수 있고 건강 모니터, 에너지 포집, 화학물질 감지 등 응용도 가능해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리플리컨트(영화 속 인조인간)들은 인간과 매우 흡사했다. 이들이 인간처럼 보인 한 가지 이유는 진짜처럼 보일 뿐 아니라 감촉을 느끼는 피부를 가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 가상의 리플리컨트들을 경멸적으로 부르는 용어가 ‘스킨 잡(skin-job)’이었다.

미네소타대학 연구팀의 새 연구가 더 진전된다면 로봇에 촉감을 주는 ‘바이오닉 피부(bionic skin)’가 탄생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이 기술(3D 프린팅 신축성 전자 감각 장치)은 장차 사람 피부에 전자장치를 프린트하는 데 응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최근 자신들의 프린팅 접근방식을 설명하는 논문을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Advanced Materials)’에 발표했다. 그들은 ‘바이오닉 피부’처럼 기능하는 섬유를 개발할 목적으로 연구실에서 새로운 3D 프린터를 제작했다. 4개의 노즐이 달려 있어 다양한 소재의 특수 ‘잉크’를 사용해 층층이 프린트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섬유는 “밑바탕의 실리콘 층, 전도성 잉크로 만들어진 최상층·최하층의 전극, 코일 형태의 압력 센서, 골격이 형성되는 동안 최상층의 자리를 잡아주는 희생층(sacrificial layer)으로 이뤄진다. 희생층은 나중에 마지막 제조공정에서 씻겨나간다.” 미네소타대학 웹사이트에 지난 5월 10일 발표된 내용이다.

미네소타대학 기계공학과 마이클 매칼핀 부교수는 “전자장치의 3D 프린팅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접근방식”이라고 성명에서 말했다. “우리의 다기능 프린터를 이용해 여러 겹으로 출력해 이들 신축적인 감각장치를 만들 수 있다. 이는 건강 모니터로부터 에너지 포집, 화학물질 감지에 이르기까지 많은 용도로 응용 가능하다.”

개발된 소재는 원래 크기의 3배까지 늘어날 수 있으며 사용되는 각종 ‘잉크’ 모두 실내 온도에서 기능을 발휘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다음 단계는 반도체 잉크를 이용해 실제 사람 피부에 프린트하는 것이다. 이미 손 모형의 굴곡진 표면에 프린트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의 실험에선 실시간으로 인체의 맥박을 감지할 만큼 섬유가 민감했다.

매칼핀 부교수는 “우리가 개발한 이 신축성 전자 섬유는 실용적이다”고 설명했다. “수술 로봇에 이런 ‘바이오닉 피부’를 입히면 의사들이 침습을 최소화한 수술 중 실제로 감촉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지금처럼 단순히 카메라만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술이 훨씬 더 쉬워진다. 다른 로봇들도 이들 센서를 이용해 걸어 다니고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이 더 쉬워질 수 있다.”

그 밖의 잠재적 용도로는 건강 모니터용 착용형 기술을 개발하거나 군에서 폭발물 또는 위험한 화학물질 감지에 사용할 수 있다. 미네소타대학 기계공학부 대학원생인 박성현씨 등이 연구팀으로 참여해 ‘3D 프린트 신축성감촉 센서(3D Printed Stretchable Tactile Sensors)’라는 제목의 이번 논문을 공동 작성했다.

- 히만슈 고엔카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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