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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제 태양으로 간다

우리는 이제 태양으로 간다

NASA, 코로나와 태양풍의 미스터리 풀기 위한 태양탐사선 내년 8월에 발사
태양탐사선 파커 솔라 프로브는 2024년 말 태양 대기 속으로 진입할 예정이다. / 사진 : NASA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터치 더 선(Touch the Sun)’으로 명명된 태양탐사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전례 없는 방사선 수준과 태양이 방출하는 열기에 직면하게 되는 태양 대기에 탐사선이 진입하는 첫 시도다.

태양탐사 임무를 맡은 NASA 과학자들은 지난 5월 31일 시카고대학 윌리엄 에크하르트 연구센터에서 내년 발사 예정인 태양 탐사 프로젝트 계획을 공식 발표하며 탐사선에 세계적인 천체 물리학자이자 평생을 태양 연구에 바친 유진 파커(89) 시카고대학 명예교수의 이름을 붙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NASA는 총 15억 달러(1조7000억원)가 투입될 이 탐사선을 애초 ‘솔라 프로브 플러스’(Solar Probe Plus)로 부르다 재명명했다. 토머스 저부첸 NASA 과학임무국 부국장은 “우주선에 현존 인물의 이름을 붙인 것은 NASA 역사상 처음”이라며 “새로운 과학 영역을 일궈낸 파커 박사의 업적이 얼마나 중요한지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커 박사는 1950년대 중반, 태양의 자기장을 띤 초음속 태양풍이 태양 자전의 영향으로 나선 형태의 자기장을 만든다는 이론인 ‘파커 스파이럴(Parker Spiral)’을 정립한 과학자로 유명하다. 그는 “역사적인 과학 임무에 연을 두게 된 것은 매우 영광스런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파커 솔라 프로브는 인류가 아직 한 번도 탐험해보지 못한 공간으로 나아간다. 우리가 마침내 보게 될 새로운 세상이 무척 기대된다. 태양풍이 어떻게 조성되는지를 자세히 관찰함으로써 놀라운 사실들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파커 솔라 프로브는 태양 근접 탐사가 처음 제안된 지 반세기가 지난 내년 8월 발사될 예정이다. 탐사선은 지구를 떠난 후 금성을 플라이바이할 계획이다(금성의 중력 보조를 받아 탐사선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플라이바이가 없으면 태양에 충분하게 가까이 접근할 수 없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관측을 한 뒤 2024년 12월 태양 대기로 진입한다.

NASA는 성명서를 통해 이렇게 설명했다. “탐사선은 태양 표면에서 640만㎞ 안의 궤도에 들어가 전례 없는 열기와 방사선에 노출되면서 태양의 외부 대기를 탐구하고 천체 물리학에 관한 수십 년 묵은 의문을 풀어줄 중요한 관측을 하게 된다. 그 데이터로 지구의 생명체와 인공위성, 우주비행사들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우주 기상을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파커 솔라 프로브의 임무는 2025년 6월 종료 예정이다. 이 탐사선은 금성을 통과해 내태양계를 가로지르는 여러 개의 타원궤도를 타고 돌며 태양으로 접근한다. 그 궤도와 태양과의 거리가 점차 줄어들면서 탐사선은 태양 표면에서 640만㎞ 이내에 들어간다. 그 정도면 사실상 태양의 코로나(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층) 안으로 진입하는것이다. 우주선은 각종 센서로 주변 성분들을 분석하고 특수영상 장치를 이용해 코로나 모습을 3D 이미지로 전달할 것이다.

1976년 ‘헬리오스 2’로 불린 탐사장비가 태양 표면에서 4300만㎞ 떨어진 우주공간까지 접근한 적이 있지만, 이번 NASA의 프로젝트는 태양의 코로나 구역까지 접근해 태양 주변의 기층에 대한 정보를 관찰하게 된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640만㎞는 꽤 먼 것 같지만 사실은 태양 반경의 9배에 불과하다”며 “센서가 자기장을 추적하고 태양의 입자를 얻을 수 있을 만큼의 접근 거리”라고 전했다.

7년에 걸친 탐사 임무에서 파커 솔라 프로브는 태양과 24차례 근접 조우한다. 관측은 발사 후 3개월 후부터 시작되며 임무가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
자신의 이름을 붙인 태양탐사선 모형을 들고 소감을 밝히는 미국 천체물리학자 유진 파커 명예교수. / 사진 : AP-NEWSIS
탐사선은 태양에 가장 가까이 다가갔을 때 시속 약 72만4000㎞로 비행한다. NASA는 “그 정도면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워싱턴 D.C.까지 1초만에 갈 수 있는 속도”라고 설명했다. 탐사선은 극한적인 방사선과 열기에 견디기 위해 두께 11.43㎝의 합성탄소 재질의 열 차단장치로 제작됐다. 태양에 가장 가까이 다가갔을 때 탐사선은 지구 궤도에서 경험하는 것의 500배나 되는 태양의 강렬함을 견뎌내야 한다.

과학자들은 특히 코로나의 ‘이상고온’과 태양풍의 가속, 그리고 미스터리에 싸인 태양 장기장의 움직임을 일으키는 원인 등을 파악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파커 솔라 프로브 탐사 임무의 과학적 목적 중 하나는 태양이 일으키는 우주 기상과 그것이 지구 생명체에 미치는 영향을 더 잘 이해하는 것이다. NASA는 “미국 국립과학원(NAS)이 최근 실시한 연구에서 대규모 태양활동 현상이 발생하면 사전 경고가 없을 경우 미국에서만 2조 달러의 피해가 초래될 수 있다”며 “미국의 동부 해안지역은 1년 동안 전기를 공급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의 미스터리를 풀고 또 갈수록 기술 의존도가 높아지는 사회를 우주 기상의 위협에서 보호하기 위해 우리는 파커 솔라 프로브를 보내 태양에 닿도록 할 것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도 “현재 다양한 첨단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불규칙한 태양계 활동을 통해 발생하는 자연재해의 대처에는 한계를 보인다”며 “불규칙한 태양계 활동은 지구 해류, 기온 변화 등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며 이는 정부와 개인 및 기관들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한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태양 대기에 가장 근접하게 될 이번 프로젝트는 항공우주 산업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여러 NASA 자문·기획 위원회에서 활동한 코넬대학 천체물리학행성학센터의 조나선 루나인 소장은 파커 솔라 프로브의 임무에 관해 이렇게 논평했다. “탐사선이 태양 표면에서 640만㎞ 거리 안에 들어갈 예정이다. 수성 궤도보다 태양에 거의 8배나 더 가깝다. 탐사선은 거기서 역동적인 태양 대기에 관한 놀라운 데이터를 수집해 보내올 것이다. 파커 솔라 프로브는 인접 태양계외 행성이 자체적인 중심 항성과 떨어진 거리보다 태양에 더 가까이 날아간다. 따라서 그런 행성이 경험하는 환경에 관한 전례 없는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이다.”

태양 활동은 지구상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화성에 대기가 희박한 것도 강력한 태양풍에 의해 깎여 나간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강력한 태양 플레어의 폭발과 태양풍은 지구에서 재앙을 일으킬 수 있다. 파커 솔라 프로브의 탐사가 태양에 관해 보다 많은 진실을 밝혀줄 것으로 과학자들이 고대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 한나 오스본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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