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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50대 부자] 태국 50대 부자 순위 44위 이띠팟 ‘톱’ 피라데차판

[태국 50대 부자] 태국 50대 부자 순위 44위 이띠팟 ‘톱’ 피라데차판

32세의 이띠팟 ‘톱’ 피라데차판은 갖가지 맛을 가미한 김 스낵으로 엄청난 돈을 벌었다.방콕 중심부에 자리한 인기 쇼핑몰 터미널21에 들어가면 타오캐노이 랜드(Taokaenoi Land) 매장이 눈에 보인다. 이곳은 중국인 관광객이 몰려드는 곳으로 유명하다. 태국의 대표적 김 스낵 타오캐노이를 먹기 위해서다. 얇은 김을 바삭하게 건조한 후 똠얌부터와사비까지 다양한 맛을 첨가한 스낵이다. 짭짤한 감칠맛에 풍부한 영양소까지 갖춘 김 스낵은 ‘동아시아의 포테이토칩’이라 불릴 정도로 인기다.

“세계 인구 5명 중 1명은 김 스낵을 이미 먹었습니다. 대단해 보이지만, 아직 성장할 여지가 엄청나다는 뜻이죠.” 태국 상장사 타오캐노이 푸드&마케팅의 창업자 이띠팟 ‘톱’ 피라데차판(Itthipat ‘Tob’ Peeradechapan·32)은 말했다. 태국 내 시장점유율이 67%에 이르기 때문에 태국 김 스낵 시장은 장악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맥주 왕 산띠 비롬박디(Santi Bhirombhakdi·9위)의 회사 싱하(Singha)가 내놓은 브랜드 마시타(Masita)가 시장 2위를 달리고 있지만, 점유율은 19%밖에 되지 않는다.

타오캐노이는 태국어로 ‘어린 보스’를 뜻한다. 대학을 중퇴하고 구운 체스트넛을 노점에서 판매하던 그는 김 스낵 성공으로 태국 청춘 사이에서 하나의 아이콘이 됐다. 어린 나이에 성공한 그는 26세 때 자신의 인생을 소재로 한 영화 <억만장자(the billionaire)> 가 제작되면서 단박에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달러를 기준으로 따지면 아직 억만장자라고 할 수 없지만, 곧 반열에 오를 것임은 확실하다. 타오캐노이 매출은 2016년 33% 이상 급증하며 1억3600만 달러에 이르렀다. 덕분에 주가도 상승했고, 톱은 재산 6억1000만 달러로 태국 부자 순위 44위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주가는 2015년 IPo 이후 무려 5배나 상승했다. “기대 이상”이라고 공모채 주간사인 아시아 플러스 증권의 CEo 꽁끼앗 오파스옹칸은 말했다. 그는 투자자 사이에서 식음료 부문의 인기가 증가한 것이 주가 급등의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애널리스트 분석에 따르면, IPo 이후 타오캐노이 주가를 견인한 요소는 중국에서의 매출 급증이다. 중국은 타오캐노이 전체 매출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수출시장이다. “IPo 당시 주가는 중국 요소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타오캐노이 주식을 조사하는 방콕 증권사 DBS 빅커스의 애널리스트 난티까 위앙픔은 말했다.
 스티브 잡스가 우상
방콕에 있는 타오캐노이 본사에서 톱을 만났다. 그는 자신의 우상 스티브 잡스가 좋아했던 검정 단색의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인터뷰에서 그는 회사를 더 키울 작정이라고 말했다. 타오캐노이를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다음 목표는 스낵 시장의 규모가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이라고 그는 말했다. 중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타오캐노이는 먼저 자리 잡은 한국 및 일본 제품과 맞서 싸워야 한다.

그래도 그는 개의치 않는다. 얼마 전에는 생산시설을 확충해 연 생산량을 1만2000톤까지 늘렸다. IPo로 모집한 자금 4200만 달러 중 절반을 투자해 수출 전용 공장을 신축했다. 공장은 방콕에서 북쪽으로 47마일 떨어진 산업단지에 있다. 시암 왕국의 수도였던 역사적 도시 아유타야(Ayutthaya)와 가까운 곳이다. 7에이커 면적에 지어진 타오캐노이 생산시설 옆에는 얄궂게도 펩시코(Pepsico)의 레이(Lay’s) 감자칩 공장이 있다.

원래 김 스낵은 웍에서 일일이 손으로 굽거나 튀겨야 해서 노동 집약도가 높았다. 그러나 톱은 한국과 일본에서 장비를 수입하고 일부 장비는 자체 개발해서 전 과정을 자동화시켰다. 신설 공장을 감독하는 분차이 코우빠닛 최고운영책임자는 기존 공장에서는 직원이 3000명 필요하지만, 신설 공장에서는 3분의 1만 있어도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태국 CIMB 증권의 애널리스트 우라이완 딴띠수완나쿨(Uraiwan Tantisuwannakul)은 신설 공장에 주어진 8년의 면세 혜택과 생산성 증가, 비용 감축 덕분에 타오캐노이의 경쟁력이 더욱 제고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요 식재료인 김이 태국에서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가격 상승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김을 수입
타오캐노이는 한국에서 김을 수입한다. 그러나 톱은 “경쟁력 있는 가격”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2024년까지 매출 2배 신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생산시설 확장과 수출 확보가 더 중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몸집을 키우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살아남는 법은 어렸을 때 몸으로 부딪히며 얻은 교훈이다. 3자녀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1997년 아직 학생이던 때 아시아외환위기로 아버지의 건설사업이 도산하는 시련을 겪었다. 살던 집에 은행 차압이 들어오자 비디오게임 광이었던 그는 학교에서 비디오게임을 팔아 1만 달러의 돈을 구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1년 만에 자퇴를 하고 재정난을 겪던 가족을 돕기 위해 ‘진짜 사업’을 해보겠다고 나섰다.

음식 축제에서 구운 체스트넛을 팔아보자는 아이디어를 얻은 그는 예금 7200달러를 털어서 장비를 샀다. 그리고 쇼핑몰 푸드코트에 작은 판매대를 열었다. 그러나 매출은 신통치 않았다. 장사를 접고 맞은편 맥도날드에서 일할까 심각하게 고민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때 마침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 로투스에서 자리를 내준다고 한 것이다. 그곳에서는 장사를 시작하자마자 매상이 바로 치솟았다. “자리가 계산대와 가까웠다”고 그는 말했다. “결국 중요한 건 입지, 입지, 입지다.”

그는 성장을 시작한 사업 브랜드를 ‘타오캐노이’라 이름 지었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저를 ‘어린 보스’라고 장난 삼아 부르셨거든요.” 지점은 곧 30개로 확대됐다. 월 매출은 8만7000달러로 늘어났고, 직원은 50명이 됐다. “19살 치곤 나쁘지 않은 성적이죠.” 그가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느슨해지지는 않았다. 모든 매장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방문하며 꾸준히 관리했다.

한창 좋은 시절이었지만, 테스코 로투스 경영진이 교체되면서 그의 질주도 끝났다. 매장에서 판매대를 주차장으로 옮겨 달라고 요구했다. 땅콩을 굽는 오븐에서 연기가 나와 불편해하는 고객이 있고 천장이 그을린다는 것이다. 연기가 나지 않도록 장비를 고치겠다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매출은 급감했고, 그는 다른 방도를 찾아볼 수밖에 없었다.

김 스낵 아이디어는 여자친구가 대학교 매장에서 사서 준 전통 김 제품을 맛보고 얻었다. “한 입 먹었는데 너무 맛있는 거에요!” 그가 말했다. 김 스낵이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었는데도 태국에서 제대로 생산되는 제품이 없다는 데에서 기회를 포착한 것이다.

제품을 만드는 노하우는 농업과학에서 명문으로 알려진 까셋사릇 대학(Kasetsart University)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해 얻었고,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다양한 맛을 개발했다. “오리지널 제품의 짭짤하고 매콤한 맛은 어머니 레시피를 따른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체스트넛 가판대 일부를 매도하고 모은 돈 20만 달러로 공장을 얻은 그는 2006년부터 바삭한 김 스낵을 만들기 시작했다.

타오캐노이 브랜드 로고인 중국 전통 복장의 소년을 디자인한 PAG 디자인의 창업자 위로데 땅우티까이윗은 당시 10대였던 톱을 만났을 때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19살밖에 안 됐는데 사업을 어떻게 끌어갈 지 비전이 확실했다”는 것이다.
 갓세븐(Got7) 섭외해 마케팅
세븐일레븐을 통해 판매를 시작했지만, 처음에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아래쪽 선반을 배정 받아서 사람들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이다. 톱은 매장 점주들을 설득해 계산대 바로 옆으로 진열 장소를 옮겼고, 그러자 매출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2008년 타오캐노이 매출은 3000만 달러에 도달했고, 자신감을 얻은 톱은 상장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성공할 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김 스낵이 인기를 끌면서 마시타와 함께 중소기업들이 모방 제품을 쏟아냈다. “식품 쪽에서는 판매대에 제품이 항상 올려져 있지 않으면, 소비자가 바로 다른 브랜드로 간다”고 그는 설명했다.

김 스낵이 한 물 가면 어떻게 하나? 톱은 그 생각에 초조할 때도 많았지만, 워렌 버핏의 충고를 따라 잘 하는 것에 집중하자고 결심했다. 타오캐노이 브랜드 이름으로 옥수수 스낵 톱 콘(Tob Corn)과 밀가루에 김을 섞어 튀긴 시글(Seagle) 김 칩도 출시했다. 한국의 인기 아이돌 그룹 갓세븐(Got7)을 섭외한 마케팅에 200만 달러의 거금도 쏟아 부었다.

수 개월 전에는 개인적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서 보유지분 10%를 기관투자자에 매도했다. 성공을 맛본 만큼, 다른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그가 “차세대”라 부르는 기업가를 양성하기 위해서다. “제가 32살 밖에 안 됐지만, 경험 면에서 보면 50살에 가깝다고 할 수 있거든요.”

- NAAZNEEN KARMALI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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