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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취향으로 와인 고르기

커피 취향으로 와인 고르기

아메리카노 좋아한다면 소비뇽 블랑·메를로, 카페라테는 피노 그리지오·보졸레가 잘 맞아
아메리카노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소비뇽 블랑(왼쪽)이나 메를로를 추천한다.
와인 전문점에 가면 세계 각지에서 수입된 레드와 화이트, 로제, 스파클링 와인이 가득 늘어선 매대를 보면서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이럴 때 커피 취향을 바탕으로 자신의 입맛에 꼭 맞는 와인을 고를 수 있다면 어떨까?

와인 전문가 조 패토리니가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 등 커피 취향에 따른 와인 선택법을 소개한다. 패토리니는 오랫동안 이런 방식을 시험해 왔다. 언젠가는 “스프라이트밖에 안 마신다”는 친구에게 리즐링 와인을 권해 청량음료 대신 와인을 즐기도록 한 일도 있다.

패토리니는 커피 취향과 와인의 연관관계는 개개인이 지닌 미뢰의 수와 쓴맛을 견디는 정도 차이에 근거한다고 말한다. “미뢰 수가 약 2000개밖에 안 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8000개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미뢰 수가 적은 사람들은 자극성이 강한 와인을, 미뢰 수가 많은 예민한 사람들은 균형감이 느껴지는 은은하고 부드러운 와인을 선호한다. 후자의 경우 강한 맛의 와인을 마시면 마치 오디오의 볼륨을 지나치게 높였을 때처럼 깜짝 놀란다.”

그렇다면 내게 맞는 와인은 어떻게 골라야 할까? 패토리니에게 커피 취향을 바탕으로 한 와인 선택법을 물었다.
 아메리카노
블랙이든 우유를 첨가하든 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시는 사람들은 소비뇽 블랑을 좋아한다고 패토리니는 말한다. “무게감과 과일향, 산도가 모두 중간 정도인 이 와인은 약간 강한 맛이 느껴진다.”

레드 와인을 선호한다면 메를로가 딱 좋다. “메를로는 무게감이 중간 정도고 자두 향이 난다. 홍차처럼 탄닌 맛이 느껴지고 드라이하지만 그 맛이 너무 강하진 않다. 강도가 중간 정도라서 많은 사람이 좋아한다.”
 카푸치노, 카페라테, 카페올레
카푸치노나 카페올레를 좋아는 사람들에겐 피노 그리지오(왼쪽)나 보졸레가 잘 맞는다.
“우유는 커피의 쓴맛을 완화하고 전체적으로 맛을 부드럽게 해준다”고 패토리니는 말한다. “이런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미뢰 수가 많아 강한 맛을 대체로 싫어한다.” 패토리니는 이들 중 화이트 와인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겐 피노 그리지오를 추천한다. “ 피노 그리지오는 맛이 덤덤하다는 평을 듣지만 가볍고 부드럽다. 톡 쏘는 사과 맛보다는 복숭아와 아몬드가 어우러진 듯한 부드러운 맛이 난다. 레드 와인 애호가들에겐 가메 품종의 포도로 만든 프랑스 와인 보졸레를 추천한다. 이들은 강하고 자극적인 레드 와인보다 부드럽고 가벼운 쪽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보졸레 대신 탄닌 맛이 가볍고 부드러운 피노 누아르도 민감한 미각을 지닌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카페모카
카페모카 애호가들에겐 단맛이 나는 게뷔르츠트라미네가 제격이다.
“달콤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드라이하고 견고하며 바디감이 충만한 와인이 잘 맞을 거라는 얘기를 들어봤을 것”이라고 패토리니는 말한다. “18~19세기에는 일반적으로 디저트 와인을 테이블 와인으로 마셨다. 단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잘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나폴레옹이나 윈스턴 처칠, 빅토리아 여왕 등 당대의 저명인사들이 스위트 와인을 즐겨 마셨다. “단맛이 나는 와인 중에 화이트 진펀델을 최고로 치는 사람들에게 오프-드라이 리즐링과 오프-드라이 무스카트 와인을 추천한다”고 패토리니는 말한다. “하지만 그보다 덜 알려진 와인 중에 게뷔르츠트라미네도 꽤 괜찮다. 오프-드라이 쪽이지만 산도가 매우 낮고 거부감을 줄 수 있는 톡 쏘는 맛도 없다. ”
 에스프레소, 코르타도, 마키아토
진한 블랙 커피를 좋아한다면 최고급 와인이 잘 맞을 듯하다. “이런 사람들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을 좋아할 확률이 높지만 와인 값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라고 패토리니는 말한다. 꼭 비싼 와인이 아니더라도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키안티 클라시코 품종은 대체로 에스프레소 애호가들에게 잘 맞는다. 패토리니는 그보다 더 저렴한 와인으로 세계 어디서나 생산되는 샤르도네와 호주산 쉬라즈, 아르헨티나 산 말벡을 추천한다.
 차이티라테
커피 애호가 중에 계피와 카다몬 향을 유난히 좋아하는 사람들은 ‘입맛이 아주 민감한’ 축에 속한다고 패토리니는 말한다. “뉴질랜드 산 피노 그리는 이들을 만족시킬 만한 와인 중 하나다. 유럽 산보다 더 우아하고 세련된 맛이 느껴진다. 부드러우면서도 우아하고 향긋한 아로마가 매력적이다.”

- 투파옐 아메드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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