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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담배가 건강 더 해칠 수 있다

‘라이트’ 담배가 건강 더 해칠 수 있다

연기 희석하고 타르 수준 낮추기 위해 추가하는 필터의 통기구멍이 오히려 독성물질 흡입량 늘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안전한 담배란 이 세상에 없다”며 위험을 줄이려면 금연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강조한다.
흡연자는 담배를 서서히 끊어보겠다거나 건강에 ‘덜 나쁜’ 담배를 선택하겠다는 생각에서 ‘라이트’(순하다는 뜻) 담배로 바꾸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순한 담배가 암을 적게 일으킬까? 새 연구에 따르면 순한 담배는 건강에 해로울 뿐 아니라 특정 종류의 폐암 발생률이 증가한 이유 중 하나일 수도 있다.

선암은 췌장처럼 점액을 분비하는 샘에 생기는 암으로 폐암의 가장 흔한 종류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 50년 동안 흡연률이 감소하면서 다른 종류의 폐암은 줄었지만 폐선암은 증가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에 따르면 순한 담배는 다공성 종이(화학물질을 유출시킨다)와 통기구멍이 많은 필터(연기를 희석하고 타르 수준을 낮춘다)를 사용한다. 그러나 연구팀은 그런 장치가 건강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으며 통기구멍이 흡입하는 독성 물질량을 늘려 오히려 더 해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에 참여한 종양학자 피터 실즈 박사는 “라이트 담배는 흡연자와 공중보건 당국이 더 안전하다고 믿도록 하려는 담배회사의 기만이었다”고 말했다. “우리 데이터는 지난 20년 동안 담배 필터 통기구멍의 추가와 폐선암 발병률 증가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더 우려스런 점은 이런 통기구멍이 요즘 나오는 거의 모든 담배에 ‘라이트’라는 이름으로 추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행 미국 법은 ‘저타르’나 ‘라이트’로 담배를 광고할 수 없도록 규제하지만 통기구멍은 여전히 존재한다. 실즈 박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공중보건상의 의무로 담배의 통기구멍 추가를 금지하는 규제 조치를 즉시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행하려면 다소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그런 규제를 뒷받침할 데이터는 충분하다. 그런 조치가 담배의 독성을 줄이고 흡연을 억제할 수 있다. 흡연자가 담배를 끊거나 덜 해로운 제품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려면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연구를 위해 종양학자와 공중보건·담배 정책 전문가들은 기존의 독성학·화학물질 연구, 임상시험, 암-흡연 관련 논문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담배의 통기구멍이 오히려 연기와 발암물질 등의 양을 늘린다고 믿는다.

지금까지 연구는 통기구멍이 흡연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통기구멍을 없앴을 때 어떻게 되는지에 관한 연구도 필요하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안전한 담배란 이 세상에 없다”며 위험을 줄이려면 금연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강조한다.

미국 암학회(ACS)에 따르면 폐선암은 흡연자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담배를 입에 댄 적이 없는 사람에게서도 가장 흔한 폐암의 일종이다. CDC는 미국인 100명 중 약 15명이 흡연자라고 추산한다

- 멜리사 매튜스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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