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브루스 플랫 | 브룩필드애셋매니지먼트 대표

브루스 플랫 | 브룩필드애셋매니지먼트 대표

월스트리트가 다른 곳에 눈을 돌리고 있는 동안, 회계사 브루스 플랫은 사무용 건물과 발전소, 인프라 프로젝트로 세계 최대 투자 포트폴리오 중 하나를 구축하며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했다. 이 과정에서 그가 이끄는 브룩필드 애셋 매니지먼트는 지구상 가장 안전한 성장주로 거듭났다.두바이에서 비행기로 14시간 떨어진 곳에서 브룩필드 애셋 매니지먼트(Brookfield Asset Management)의 대표 브루스 플랫(Bruce Flatt)은 심장절개 수술을 받는 것처럼 안을 훤히 드러낸 맨해튼 블록의 깊은 구멍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저기 쌓인 건물 기둥과 미로처럼 얽힌 건설 비계가 보였고, 사이사이로 끊임 없이 교차하는 운행 철로가 보였다.

“여기에서 보이는 강철의 양만 해도 엄청나다”고 시끄럽게 울리는 차 경적 소리와 콘크리트 혼합기 돌아가는 소리, 기중기 소리가 섞인 불협화음 속에서 플랫이 외쳤다. 교통 혼잡으로 악명 높은 링컨 터널 끝 쪽에서였다. 그가 말한 강철의 양은 정확히 말하면 1720만 파운드다. 그 정도면 67층짜리 사무용 글래스타워를 지탱하기에 충분한 양이다. 옆에는 고층 빌딩 2채와 함께 30층짜리 부티크 호텔이 건설되는 중이다. 층고가 26피트로 높고 축구 경기장만큼 넓은 사다리꼴 모양의 16층 건물도 함께 들어선다. 1층 바닥 면적 중 대부분은 철로 위에 떠 있는 현수 방식으로 건설할 예정이다. 700만 평방피트 면적에 50억 달러가 투자되는 ‘맨해튼 웨스트’는 도시 2개 블록 전체를 아우르는 엄청난 개발 프로젝트다.
 5개 대륙 30개국에서 2000개 투자 프로젝트 진행
규모가 엄청난데도 일반 대중은 이를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뉴요커에게 물어보면 대다수는 맨해튼 웨스트 프로젝트가 뭔지 잘 모른다. 이들은 공사가 근처 허드슨 야드에서 진행되는 개발 공사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억만장자 스티븐 로스(Stephen Ross)와 그의 회사 릴레이티드 컴퍼니즈(Related Companies)가 250억 달러를 투자해 1800만 평방피트 면적에 고층건물 16채를 짓는 프로젝트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스티븐 로스는 재계에서도 워낙 유명한 투자자다. 팜비치 해변가에 거대한 저택을 가지고 있고, 마이애미 돌핀스 풋볼팀 구단주이며, 도널드 트럼프와 ‘같은 물에서 노는’ 실세다. 반면, 브루스 플랫은 캐나다 매니토바에서 태어나 토론토의 조용한 동네에서 살고 지하철로 통근하는 날이 많은 회계사다.

그러나 둘의 포트폴리오를 비교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아니, 비교 자체가 안 된다. 브룩필드는 소리소문 없이 토론토와 시드니 등의 도시 스카이라인 전체를 소유하고 있다. 런던과 로스앤젤레스 도심에서 사무공간 기준 최대 건물주이기도 하다. 베를린에서는 중심지 포츠다머 플라츠(Potsdamer Platz)를, 런던에서는 카나리 워프(Canary Wharf)를 소유하고 있다. 유럽 최대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중 2개의 주인인 셈이다. 바하마 아틀란티스 호텔과 플로리다의 디플로마트를 포함해 1만4200개 호텔 객실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라우즈 프라퍼티(Rouse Properties)와 제너럴 그로우스(General Growth) 등 부동산개발 신탁과 손 잡고 개발한 쇼핑몰만 수십 군데다. 다 합쳐서 브룩필드는 총 4억 평방피트 면적의 상업용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만 합쳤을 때 그 정도다. 사실, 플랫이 진짜 열정을 가진 분야는 인프라다. 그는 맨해튼 웨스트 프로젝트처럼 눈에 잘 보이지만 아무도 눈치 못 채는 투자 기회가 인프라 부문에서 35조 달러에 달한다고 생각한다. “인프라는 향후 25년간 기관투자자에게 엄청난 비중을 가진 자산군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플랫은 주장한다.

브룩필드는 북미와 남미 지역에서 82개 강에 수력발전소 218개를 가지고 있다. 프랑스에서 브룩필드는 공공기관에 속하지 않은 독립기업 중 기지국을 가장 많이 소유하고 있다. 칠레에서는 브룩필드가 소유한 전선이 전체 인구 중 98%에 전기를 공급하며, 아일랜드에서는 풍력 발전의 20%가 브룩필드 소유의 발전소에서 이루어진다. 영국과 북미, 호주, 유럽에서 총 36개 항구를 가지고 있으며, 인도와 남미에서는 3600㎞에 달하는 유료 도로가 브룩필드의 소유다. 다 따져 보면, 브룩필드는 5개 대륙 30개국에서 총 2000개 투자 프로젝트를 보유하고 있다. 보유 자산가치는 2500억 달러, 직원 수는 7만 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프라 개발 계획을 떠들고 있다면, 브루스 플랫은 실제 그 계획을 실행 중이라고 보면 된다.

월스트리트는 열렬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브룩필드의 이름이 대중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회사 주식은 2002년 플랫이 취임한 이후 1350%의 수익을 올렸다. S&P500 평균 수익률이 183%인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적이다. 연평균 수익률만 보면 버핏에 가까운 19%를 기록했는데, 이는 자산가치 상승으로 지난해 매출액 250억 달러, 순수익 33억 달러를 기록하며 힘을 받은 덕분이다. 시가총액이 360억 달러에 도달한 브룩필드는 KKR과 아폴로, 칼라일그룹, 콜로니 노스스타를 합친 크기에 맞먹는다. “브루스는 기회만 포착하면 엄청난 금액을 베팅하는 데에도 거리낌이 없다”고 블랙스톤 부동산 총괄이자 스티븐 슈워츠먼의 유력한 후임으로 꼽히는 조나단 그레이(Jonathan Gray)는 말했다. “파이프라인이나 전선, 대형 부동산 등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양질의 자산을 매입한다. 수익률과 시세차익을 둘 다 가져갈 수 있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투자수익이 탄탄하다.” 51세의 플랫은 순재산 13억 달러로 최근 포브스 억만장자 순위에 얼굴을 내밀었다.

플랫이 ‘캐나다의 워렌 버핏’으로 불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남들과 다른 역발상으로 장기투자에 나설 뿐 아니라 가격보다는 인내심과 복리수입 확보 등의 투자 전략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자산의 품질만 높다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실물자산은 언제나 우상향으로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이라고 플랫은 말했다. “3년간 25%를 버는 것보다 20년간 12~15%를 버는 걸 선호한다.”

훗날 미 국채나 금처럼 안전자산의 지위를 가질 만큼 투자자가 마음을 놓을 수 있는 투자 대상이 있다면, 브룩필드의 2500억 달러 규모 포트폴리오에 담긴 다양한 실물자산이라고 답할 수 있다. 브룩필드의 포트폴리오는 말 그대로 미래 문명에 대한 콜 옵션과 다름 없다. 그리고 그 규모는 앞으로 엄청나게 커질 전망이다.

플랫이 토론토에 머무는 것도 버핏과 비교되는 연결 고리를 강화해준다. 버핏은 소박한 집에 사는 걸로 유명하다. 그렇다면 플랫은? 그 또한 도보와 거의 연결되다시피 한 2층짜리 벽돌 주택에 산다. 사무실은? 버핏처럼 검소하기 짝이 없는 밋밋한 회색 방이 그의 사무실이다. 사무실에서 마주보는 창문 바깥으로는 브룩필드가 소유한 오피스 건물의 안뜰이 내다보인다. 역발상 투자자의 흔적은? 플랫의 책상에 놓인 유일한 예술품이라 할 수 있는 액자 속 그림을 보면, 흰 양떼가 절벽을 향해 나아가는 가운데 검은 양 한 마리가 반대 방향으로 씩씩하게 걸어가는 걸 볼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숫자에 소질, 회계법인 근무
성공의 기회는 일찍 찾아왔다. 매니토바 뮤추얼펀드 중역이었던 아버지를 보고 자란 플랫은 어릴 때부터 숫자에 소질이 있었고, 대학 졸업 후에는 토론토 회계 법인에 들어갔다. 1990년 25살의 나이에는 대기업 브래스칸(Brascan)에 입사했다. 씨그램(Seagram) 창업자의 후손인 피터 브론프맨과 에드워드 브론프맨이 지배지분을 가진 회사였다. 이곳에서 플랫은 회사 산하 종금사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래뱃 비어(Labatt Beer)와 토론토 블루제이, 수백만 에이커의 원목 생산지 등 캐나다 대기업 및 사업체 지분을 가진 금융기관의 수뇌부에 자리를 잡았다. 시련은 얼마 후 찾아왔다. 브래스칸의 지분은 피터 브론프만과 남아공 투자자 잭 콕웰(Jack Cockwell)의 투자로 매입한 것이었는데, 콕웰은 서로 얽히고설킨 기업 보유지분을 통해 투자금을 대고 있었다. 그런데 1990년대 초반 경기침체가 찾아오면서 그의 복잡한 자금구조가 흔들렸고, 자금난에 빠진 브래스칸은 맥주와 야구, 임업에서 보유 지분을 매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플랫과 대부분 회계사였던 다른 젊은 파트너들은 힘을 모아 브래스칸의 제국 구조를 재편하기 시작했다. 주가는 깊은 침체에 빠져 있었고, 1990년대 중반부터 보유 지분을 파트너십에 매도하며 경영진에 주식을 분배한 브론프만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였다. 플랫에게 억만장자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대출을 받은 그는 주식을 인수받아 자신의 지분을 늘렸다. 그와 그의 파트너들이 전략을 다듬는다면 엄청난 부가 되어 줄 지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일을 벌이면 기업이 위험해질 수 있음을 목격한 플랫은 다른 이들의 계산 착오를 이용해 돈을 버는 투자 스타일을 고안했다. “커리어 초반 우리는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시장침체기를 경험했다”고 그는 말했다. “주변을 살펴보며 한창 정보를 습득하던 시기, 침체기에 대처하는 법을 배웠다. 지금과 같은 사업환경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지 체득한 셈이다. 그 때 ‘사야 할 시기에 팔아야 하는 상황을 절대 만들지 말자’는 교훈을 얻었다.”

기회는 빨리 찾아왔다. 위기를 맞은 캐나다의 또 다른 대기업 올림피아&요크(O&Y)에서 런던 카나리 와프 개발로 엄청난 손실을 입고 1992년 파산 신청을 한 것이다. 플랫은 O&Y의 선순위 채권을 재빨리 주워 담았고, 홍콩 억만장자 리카싱 등 채권자와 함께 회생 계획을 설계하며 아폴로(Apollo), 티시만 스페이어(Tishman Speyer) 등의 경쟁자를 물리쳤다. 일단 상황을 진정시킨 뒤, 플랫은 세계금융센터(WFC)와 맨해튼 웨스트 사이드의 블록 전체에 대한 지배지분을 획득했다. 플랫은 자신이 가진 부동산을 1997년 브룩필드 프로퍼티즈(Brookfield Properties) 포트폴리오에 넣어 증시에 상장했다. 그리고 소수지분을 가진 파트너사를 인수하기 시작했다. 회사 주가는 즉시 급등했고, 모기업 브래스칸은 회생할 수 있었다.
 엔론 사태 발생 후 수백 개 수력발전소 인수
다음 경기침체가 찾아오기 전 역사는 다시 한 번 되풀이됐다. 2001년 9·11 테러 공격이 발생했을 때, 플랫은 재빨리 수습에 들어갔다. 그는 WFC 건물이 훼손되긴 했지만 무너지진 않았다며 투자자를 가장 먼저 안심시켰고, 이후 바로 리무진을 타고 토론토에서 로어 맨해튼으로 가서 직원들과 건물의 상태를 살폈다. 뉴욕 부시장이었던 회사 중역 존 주코티(John Zuccotti)와 함께 플랫은 팀을 구성해 수 개월 동안 피해 복구 작업에 돌입했다. 위기를 잘 수습한 그는 브래스칸 파트너십 의결로 CEO에 임명됐다. 당시 36살이었던 그에게는 파격적인 승진이었다.

지휘권을 가진 플랫은 문어발처럼 퍼져 있던 브래스칸의 사업부를 부동산과 재생에너지, 인프라 3개 사업으로 정리했다. 이들 사업부 위에는 자산관리 사업부가 자리해서 국부펀드와의 공동 투자 등 외부 자금을 관리했다. 운용 및 성과 수수료로 수입을 창출하고, 시장 혼란으로 가격이 정상 범위를 이탈할 때 재빨리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시장 혼란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엔론 사태가 발생한 후, 플랫의 재생에너지 사업부에서는 수백 개 수력전기 발전소를 인수했다. 2005년이 되자 플랫은 브래스칸의 전체 사업부를 브룩필드로 편입시켜 재명명하기로 결심했다.

세계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7년, 뉴욕역사협회(New York Historical Society) 박물관에서 하루 동안 개최된 금융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두려움에 휩싸인 투자자 수백 명이 몰려들었다. 회의 주제는 세계경제의 취약성이었다. 회의에서는 낙관적 분석으로 유명한 메릴린치 경제 전문가 데이비드 로젠버그조차 심각한 경기침체가 임박했다고 엄중한 경고를 했다. 헤지펀드 매니저 빌 애크먼은 월스트리트의 신종 금융상품 CDO를 거세게 비난하며 이들이 곧 자폭할 거라고 예견했다.

그러나 캐나다 브룩필드 애셋 매니지먼트의 젊은 CEO는 연단에 나가 주제를 인프라로 바꾸었다. 그리고 눈앞에 35조 달러의 기회가 펼쳐져 있는데 아무도 그걸 알아보지 못한다고 말했다. 경기침체는 잊어라, 파이프라인과 무선 전신탑, 발전소, 항만, 유료 도로 등 글로벌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이들 인프라가 연기금과 은행 예금에 묵혀둔 수조 달러를 투자할 수 있는 ‘성배’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데이비드(로젠버그)의 발표는 앞으로 6개월을 내다본 주장”이라고 플랫은 시장 침체에 집착하던 청중에게 말했다. “그러나 제 발표는 향후 25년에서 60년을 내다본 것입니다.”

경기침체 여부를 떠나서 그가 제시한 인프라 시장은 부동산보다 커질 잠재력이 있었다. 게다가 플랫은 위기에 자산을 매입하는 자신의 장점을 다시 발휘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규모가 이전보다 훨씬 커졌다는 점뿐이었다. 가장 먼저 포착한 기회는 호주의 건설 및 부동산 대기업 멀티플렉스(Multiplex)였다.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건설 비용의 예산 초과로 파산 직전에 몰린 회사였다. 브룩필드는 멀티플렉스를 38억 달러라는 헐값에 인수하며 글로벌 건설 사업뿐 아니라 66억 달러 가치의 부동산과 호주에서의 운영 사업 발판을 마련했다. 다음 기회는 2009년 모습을 드러냈다. 거대 인프라 기업 뱁콕 & 브라운(Babcock & Brown)의 파산 신청이었다. 브룩필드는 11억 달러를 주고 뱁콕 & 브라운의 과반수 지분을 획득했다. 이와 함께 영국 3위의 항만 운영사, 호주 퀸즐랜드의 세계 최대 석탄수출 터미널 지분 50%를 얻으며 80억 달러에 달하는 인프라 자산을 추가적으로 얻기도 했다.

1년 뒤, 애크만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브룩필드는 파산을 신청한 쇼핑몰 운영업체 제너럴 그로우스의 지분 26%를 25억 달러에 인수했다. 위기 속에서 이루어진 투자 가운데 가장 획기적인 결정 중 하나였다. 이 투자는 지금까지 브룩필드와 투자자에게 100억 달러의 수익을 안겨줬다. 플랫은 제너럴 그로우스의 회장으로 남아 있고, 브룩필드는 회사의 지분 35%를 가진 대주주로 있다.

“위기가 발생하기 전, 어떤 어려운 상황에도 빠지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었다. 최대한 빨리 움직이며 치고 나갔다”고 플랫은 말했다. “돈이 필요한 곳으로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다.”
 위기 때 자산 매입하는 게 브루스 플랫의 장점
인수 결정도 놀라웠지만, 탈출 전략도 타이밍이 기가 막혔다. 2008년 초, 그는 각각의 사업부를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이전에 상장을 마치고 브룩필드 프로퍼티 파트너스로 이름을 바꾼 부동산 사업부와 별개로 이루어진 상장이었다. 우선은 인프라 사업부(브룩필드 인프라스트럭쳐 파트너스)를 상장했고, 그 다음에는 재생에너지(브룩필드 리뉴어블 파트너스), 다음에는 사모투자(브룩필드 비즈니스 파트너스)를 상장했다. 브룩필드 애셋 매니지먼트를 지주사로 만들고 이루어진 상장이었다. 브룩필드 5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다 합쳐서 700억 달러가 넘는다.

4개 파생기업에 대한 지주사 지분은 30%에서 75% 수준이다. 상장된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고정수수료에 연 1.25%의 운영수수료, 배당금 수준을 기준으로 15~25%의 성과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모기업으로 현금이 확실히 유입되고 그 양은 매년 증가하는 아주 복잡 미묘한 지배구조가 완성됐다. 여기에 회사가 소유한 사모펀드 수십 개와 대표 펀드를 더하면 수수료로만 11억 달러의 수입이 들어온다. 전년대비 31%, 2012년 대비 160%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브룩필드는 2021년까지 연 수수료로 24억 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지배구조를 갖추게 되면, 투자자 자본 관리를 통해 매년 벌어들이는 돈 말고도 전술적으로 큰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상장사가 고정자본을 확보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덕분에 브룩필드가 활용하는 자본의 절반 정도는 투자자에게 돌려줄 필요가 없는 영구 자본이다. 덕분에 원금과 수익을 다시 함께 투자하는 복리 투자가 가능하고, 지구상 다른 어떤 투자사보다 풍부한 자본력과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 “평생 갈 수 있는 기업구조”라고 노이버거 버만의 찰스 캔터(Charles Kantor)는 말했다. “아주 영리했다.”

브룩필드와 버크셔 해서웨이의 확연한 차이점 하나를 고르라면 바로 연례 주주회의다. 버핏의 주주회의가 자본주의의 카니발 같다면, 브룩필드의 연례 투자자회의는 엄숙한 정장들의 만남이다. 언론 취재도 없고 호기심에 눈을 반짝거리는 팬도 없다. 금융 애널리스트와 자산 관리자들이 모여 앉아 잘 깎은 연필을 들고 브룩필드의 강점이자 아킬레스 건이라고 할 수 있는 복잡한 금융공식을 받아 적을 준비를 하는 곳이다.

발표를 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플랫은 연단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우리가 하는 일, 하고자 하는 일은 다른 업체와 별다를 게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변한 건 없습니다.” 그러나 겸손을 가장한 엄살일 뿐이다. 2016년 브룩필드는 대단한 성과를 올렸고, 그의 얼굴은 빛이 나고 있었다. “성과는 좋아졌고, 투자금은 더 빨리 모집됐습니다. 그 결과 더 많은 수익을 더 빨리 실현할 것입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1년간 270억 달러어치 사모펀드 자금 모집 성공
우선, 자금 측면을 살펴보자. 인프라는 증권가에서 가장 열기가 뜨거운 인기 상품이 됐다. 2016년 59개 인프라 펀드 투자를 위해 625억 달러의 자금이 모집됐다. 이 가운데 브룩필드는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지난 1년 동안 브룩필드는 270억 달러어치의 사모펀드 자금 모집을 완료했는데, 이는 월스트리트 역사상 최대의 현금 모집이었다. 인프라 투자금 140억 달러에 더해 국부펀드와 연기금, 기관재단 450개로 구성된 브룩필드의 투자자 네트워크를 통해 조성된 금액이다.

다른 투자계약도 있다. 브룩필드는 보통의 투자자 눈에는 위기로 보이지만 자금 유연성을 통해 매입에 나설 수 있는 시장에서 180억 달러를 투자했다. 경기침체와 정치 부패 스캔들에 휩싸인 브라질이 브룩필드의 주요 투자 대상이었다. 페트로브라스(Petrobras)는 브룩필드에게 브라질 거대 파이프라인 업체 NTS를 52억 달러에 매도했다. 조건을 달지 않고 자본금을 대줄 수 있는 브룩필드의 자본력이 계약을 성사시킨 결정적 요인이 됐다. 다음으로는 2016년 지주사 CEO가 구속되고 휘청거리던 브라질 최대 민간 상하수도 업체 오데브레히트 앰비엔탈(Odebrecht Ambiental)의 지분 70% 인수에도 나섰다. 호주 최대의 철도 화물 및 컨테이너 항구 관리 업체도 파트너사와 함께 인수했다. 한때 베를린 장벽으로 갈라져 사람이 갈 수 없었던 포츠다머 플라츠도 14억 달러에 인수했다. 지금은 주가 폭락으로 CEO가 사임하고 공격적 헤지펀드 투자자와 경영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메이시스 백화점이 보유 부동산에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전략 수립을 돕는 중이다. 3월에는 파산 신청한 선에디슨(SunEdison)의 대표 사업부인 태양력 및 풍력 발전 테라폼(TerraForm) 파워와 테라폼 글로벌의 지배지분을 가져가는 계약을 체결했다.

다 합하면, 브룩필드는 연간 700건의 글로벌 투자 계획을 물색하며 이 중 100건의 투자계약을 성사시키는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플랫은 각 계약을 하나하나 검토하는 소규모 팀에서 직접 보고를 받고 있다. 회사가 수십 년에 걸쳐 제도화된 엄격한 투자 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회사의 투자 설명 및 홍보를 거절한 적이 거의 없다고 플랫은 자랑한다.

그의 회사 경영진은 다른 사모투자사 파트너와 달리, 하루 아침에 돈 방석에 앉는 투자 방식을 지양한다. 그보다는 주가 상향을 통해 수익을 내는, 느리지만 확실한 전략으로 투자를 결정한다. 이런 모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플랫과 그의 팀은 다른 많은 펀드와 달리 투자자 이익을 도모하며 회사 수익을 내는 운영을 할 수 있다. 브룩필드 애셋 매니지먼트의 내부 지분 보유율은 약 20% 정도다. 플랫이 가진 12억 달러의 보유지분 규모가 가장 크고, 전임 CEO 잭 콕웰을 비롯한 기타 경영진이 수억 달러 가치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 생산성과 성장률에 기댄 장기 투자를 하고 있지만, 브룩필드가 감당하는 리스크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2008년과 2009년의 금융위기에 플랫이 투자를 2배로 늘렸을 때, 브룩필드의 주가는 70% 이상 폭락한 적이 있다. 워낙 많은 국가에서 다양한 실물자산에 투자하다 보니 뇌물과 부패 스캔들 또한 큰 이슈가 된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있다. 52억 달러의 파이프라인 계약은 2월 브라질 법원에서 중단 명령을 받기도 했다. 변호사 군단을 고용해 가처분 결정에 대해 항소심을 진행한 결과 판결을 뒤집을 수 있었다. 2015년 플랫이 간신히 지배지분을 확보한 카나리 워프 프로젝트는 브렉시트로 예상치 못한 발목을 잡히기도 했다.

그러나 진행 중인 투자 건수에 대해 확실하게 20년(혹은 버핏을 계속 닮고 싶다면 이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의 투자 기간을 확보하고 이를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을 투자 원칙으로 내세우기 때문에 불안해 하지 않는다.
 플랫의 세계
글로벌 다각화와 성장성 기준에서 봤을 때, 브룩필드의 부동산 컬렉션은 경쟁자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동산 쪽을 보면 토론토와 시드니, 베를린 등의 도시 스카이라인 전체가 브룩필드의 소유이며, 이에 더해 쇼핑몰과 아파트, 임대 창고 등도 가지고 있다. 브룩필드는 전 세계에 36개 항구와 218개 수력발전소, 수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파이프라인과 철로 네트워크, 전신탑, 풍력 발전지, 유료 도로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



토론토:
토론토에 본사를 둔 브룩필드는 850만 평방피트의 사무용 공간과 이를 넘어서는 면적을 개발하는 등 본국에서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L.A. 도심에 위치한 7개 고층건물에서 830만 평방피트의 사무용 공간을 보유하고 있다. L.A. 사무실 임대주 중 최대 면적이다.



북미:
브룩필드의 인프라 및 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에는 6000메가와트의 전력을 발전하는 180개 발전소와 함께 로스앤젤레스와 오클랜드의 항구, 시카고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가스관 등이 포함되어 있다.



뉴욕시:
뉴욕시에서 상업용 부동산 보유 순위 3위다. 브룩필드 플레이스와 맨해튼 웨스트 등 1860만 평방피트의 상업용 공간을 보유하고 있다.



런던:
이미 런던 최대의 사무공간 임대기업으로 자리를 굳혔다. 2015 년 97에이커 면적의 카나리 워프에 대한 지배지분을 확보한 후 20개 실물자산을 확보한 브룩필드는 영국에서 8개 항구를 운영하는 PD 항구를 인수했다.



독일 베를린:
최근 포츠다머 플라츠를 인수했다. 베를린 중심거리를 가로질러 290만 평방피트 면적의 건물 16채가 들어선 베를린의 상징과 같은 장소다.



콜롬비아 메델린:
콜롬비아 시장 3위 발전업체 이사젠(ISAGEN)은 콜롬비아 발전 용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 / 남미:
인도와 브라질, 칠레, 페루에서 브룩필드는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유료 도로 총 3600km에 대한 지배지분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4만 개 무선 전신탑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 지분 29%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칠레 산티아고:
총 1만km에 달하는 트란셀렉(Transelec)의 배전망은 칠레 인구 98%에 전력을 공급한다.



호주:
헤이포인트(Hey Point)의 달림플베이 석탄 터미널은 호주 광물 및 석탄 수출의 약 20%를 차지한다. 브룩필드는 시드니와 멜버른, 브리즈번, 퍼스의 항구와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의 철로를 운영한다.
 브룩필드의 일부를 포트폴리오에 담는 5가지 방법
브룩필드 자회사는 다층적 구조를 통해 모기업인 브룩필드 애셋 매니지먼트에 수수료 수입을 현금으로 공급하고, 투자자에게는 브룩필드 프로퍼티 파트너스, 브룩필드 인프라스트럭쳐 파트너스, 브룩필드 리뉴어블 에너지와 함께 최근 설립한 사모펀드 사업부 브룩필드 비즈니스 파트너스 등의 다양한 선택안을 제공한다. 2008년 이후 연평균 수익률 18%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 중 인프라의 수익률이 제일 높다.



퀘백 하이폴즈(High Falls) 수력 발전소
영국 티스포트(Teesport)의 PD 항구
브라질 VLI 철도
뉴욕 브룩필드 플레이스(Brookfield Place)
런던 카나리 와프
- Antoine Gara 포브스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포브스 코리아 온라인 서비스는 포브스 본사와의 저작권 계약상 해외 기사의 전문보기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효성, 형제 독립경영 체제로…계열 분리 가속화 전망

2윤 대통령, 이종섭 호주대사 면직안 재가

3행안부 “전국 26개 사전투표소 등 불법카메라 의심 장비 발견”

45대 저축은행 지난해 순이익 1311억원…전년比 81.2% 급감

5조석래 명예회장 별세…기술 효성 이끈 ‘미스터 글로벌’

6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별세

7남양유업, 60년 ‘오너 시대’ 끝...한앤코 본격 경영

8하나은행, 은행권 최초 홍콩 H지수 ELS 자율배상금 지급

9행안부 “전국 18개 투·개표소 불법카메라 의심 장치 발견”

실시간 뉴스

1효성, 형제 독립경영 체제로…계열 분리 가속화 전망

2윤 대통령, 이종섭 호주대사 면직안 재가

3행안부 “전국 26개 사전투표소 등 불법카메라 의심 장비 발견”

45대 저축은행 지난해 순이익 1311억원…전년比 81.2% 급감

5조석래 명예회장 별세…기술 효성 이끈 ‘미스터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