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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확보하려면 ‘탤런트 브랜드’ 높여라

인재 확보하려면 ‘탤런트 브랜드’ 높여라

입사하면 실제로 어떤지 직원들의 입을 통해 만들어지는 브랜딩 강화해야 기업으로 성공할 가능성 커
고용주가 직원들에게 기탄 없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 그들의 목소리가 최고경영자보다 훨씬 더 잘 먹힌다.
링크드인 영국이 선정하는 ‘올해 최고의 영국 기업’ 목록에 따르면 존 루이스는 2년째 연속 영국인이 일하고 싶어 하는 회사 1위에 올랐다. ASOS, 해러즈, 아카디아 그룹 같은 유수한 기업이 전부 톱5에 들었다. 그 외 IT와 미디어 업체, 금융사도 상당히 인기 있는 회사로 목록에 올랐다.

그처럼 구직자가 선택할 수 있는 회사가 매우 다양하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그들 회사의 브랜드에서 과연 무엇을 보고 사람들이 그처럼 그곳에서 일하고 싶어 할까? 급여, 복지, 직장-가정 균형 등 모든 요인이 고려 대상이겠지만 결국은 ‘탤런트 브랜드(talent brand)’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우수한 인재의 관심을 끌어모을 수 있다.

탤런트 브랜드란 뭘까? 고용주 브랜드(employer brand)는 자주 거론되지만 탤런트 브랜드는 아직 생소한 용어다. 고용주 브랜드는 고용주가 일방적으로 회사가 이런 식으로 일하기 좋은 곳이니 많이 지원하라고 홍보하는 전략을 가리킨다. 따라서 강력한 고용주 브랜드는 기업이 고용주로서 제공할 수 있는 것과 입사 지원자가 고용주에게 기대하는 사항 사이의 간극을 좁힘으로써 기업이 뛰어난 인재를 채용하고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탤런트 브랜드도 그와 비슷하지만 바탕에서 차이가 난다. 입사해서 일하면 실제로 어떤지 주로 전·현직 사원의 입장에서 미리 알려주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서 ‘인력 브랜딩’ 또는 ‘경험 브랜딩’이라고도 한다.

지금처럼 격변하는 시장에선 탤런트 브랜드를 확고히 인지시키는 것이 기업의 가장 현명한 투자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치가 말해준다. 링크드인의 탤런트 브랜드 지수(해당 업체가 인재 풀에 얼마나 인기 있는지 알려주는 잣대가 된다)에 따르면 강한 탤런트 브랜드를 가진 기업은 1인 채용에 드는 비용의 최고 50%를 절감할 수 있으며 이직률도 28% 낮다. 사업하기에 아주 좋은 조건이다.

가장 강한 탤런트 브랜드는 직원들 스스로 만든다. 고용주가 직원들에게 기탄 없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 그들의 목소리가 최고경영자보다 훨씬 더 잘 먹힌다. 링크드인이 올해 최고의 영국 기업으로 선정한 존 루이스는 그 분야에서 뛰어나다. 이 회사는 신문·잡지 기사, 웹 콘텐트, 소셜 미디어 게재물 등을 통해 회사의 가장 밑바닥에서부터 탤런트 브랜드를 차곡차곡 쌓아올렸다. 따라서 그 브랜드는 정확하고 진실하다는 인상을 주며 존 루이스에서 일하는 게 과연 어떤지 피부에 와닿게 알려준다.

사실 회사 규모나 자본금에 상관없이 어떤 회사도 그렇게 할 수 있다. 결코 어려운 일도 아니다. 내가 늘 제시하는 쉬운 방법 중 하나는 직원들에게 소셜 미디어에 긍정적인 업무 경험의 게시물을 올리거나 최신 충원 정보를 공유하도록 권장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좋은 콘텐트 덕분에 탤런트 브랜드가 더욱 빛날 뿐더러 채용 표적 대상도 넓힐 수 있다.

탤런트 브랜드의 콘텐트로 말하자면 링크드인 영국 최고의 기업 목록에서 9위에 오른 BBC 방송이 뛰어나다. BBC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채용될 확률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제작된 그들의 동영상과 충고의 글은 BBC가 아직 채용하지도 않은 핵심 인재풀에 대해서도 얼마나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따라서 콘텐트 마케팅 전담부서가 있든 직원 1명이 콘텐트를 책임지든 간에 표적이 호감을 가질 수 있는 콘텐트를 만드는 쪽으로 마케팅과 HR 전략을 맞추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링크드인의 최고 회사 목록이 말해주듯이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상품을 만들거나 파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따라서 소비자와 탤런트 브랜드는 반드시 일치해야 한다.

전문직 종사자의 52%는 헤드헌터의 일자리 제의를 받아들일지 결정하는 문제에서 회사가 중시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업체가 자사의 문화와 가치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지만 링크드인 목록에 오른 회사들은 중시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논의하는 면에서 매우 개방적이다.

예를 들어 로이즈 뱅킹 그룹은 채용에서 다양성을 무시한다는 비난을 자주 받지만 배타적이지 않은 고용주로서의 가치를 알리는 것을 사명으로 삼았다. 그 결과 로이즈 뱅킹 그룹은 지난해 성소수자 인권단체 스톤월이 선정한 수용성 톱100 조직 목록에서 최고의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기업으로 선정됐고, 그런 특징을 탤런트 브랜드에 성공적으로 주입시켰다.

따라서 회사가 중시하는 것에 관해 직원들이 자유롭게 논의하도록 장려하는 것이 탤런트 브랜드를 강화하는 데 가장 바람직한 전략이다. 입사 후보자는 그런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며, 입사 지원서를 내기 전부터도 그 브랜드와 정서적인 유대를 갖고자 한다.

“우리 회사는 일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니 많이 지원하기 바란다”고 말하는 것만으로 탤런트 브랜드를 높일 순 없다. 업체마다 문화와 목표, 야망이 다르듯이 일률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접근법은 없다. 그러나 링크드인의 탤런트 브랜드 최고 회사 목록를 철저히 분석하면 최고의 인재를 얻고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내년엔 당신의 회사가 이 목록에 오를지 누가 알겠는가?

- 존 애디슨 아이비타임즈 기자



[ 필자는 링크드인 영국의 탤런트 솔루션 책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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