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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다이아몬드’는 이제 그만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이제 그만

인공 제품의 수요 늘면서 품질 향상되고 확대경으로 봐도 천연 제품과 식별 어려워
미 항공우주국(NASA) 위성에서 촬영한 앙골라 다이아몬드 광산. 녹색은 숲, 청색은 물, 갈색은 채굴을 위한 개활지를 나타낸다.
분쟁 다이아몬드(판매 수익이 내전 등의 자금원으로 쓰이는 제품)라는 이름은 채굴된 지역에서 생겼다. 빈곤, 위험한 근로 환경, 때로는 전면적인 전쟁이 만연한 곳들이다. 다이아몬드 채굴은 환경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이제 죄의식을 갖지 않고 ‘블링블링’하기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인공 다이아몬드가 실질적인 대안으로 떠오르는 듯하다.

천연 다이아몬드가 비싼 한 가지 이유는 재생가능한 자원이 아니라는 사실에 있다. 미국 보석연구소의 톰 모지스 선임 부사장 겸 최고연구책임자는 “천연 다이아몬드는 10억여 년 전 지하 약 160㎞에서 엄청난 열과 압력을 받아 형성됐다”며 “수백만 년 전 화산이 폭발할 때 지표면으로 올라왔다”고 말했다.

최초의 인공 다이아몬드 중 일부는 황색 또는 갈색을 띠었기 때문에 ‘진짜’ 다이아몬드로는 인정받지 못했지만 수요가 늘면서 품질도 향상됐다. 캘리포니아대학(샌디에이고) 지구과학과 에밀리 친 조교수는 “천연과 인공 다이아몬드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루페(보석상의 소형 확대경)를 통해 봐도 식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IB타임스에 말했다.

두 종류의 다이아몬드는 구조적으로나 화학적으로 같다. 불순물을 확인할 수 있는 원자 수준에서 차이가 드러난다. 그러나 차이가 너무 미세해 보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식별할 수 없을 정도라고 그녀는 말했다.

애나-미에키 앤더슨은 자신이 소유한 것이 분쟁 다이아몬드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자 비윤리적으로 캐낸 광물의 대안을 제시하는 회사를 차리기로 했다. 그녀는 “분쟁에서 자유로운 다이아몬드의 개발이 내 목표였다”고 IB타임스에 말했다. 2005년 인공 ‘에코 다이아몬드’를 판매하는 미아돈나(MiaDonna)라는 주얼리 회사를 차렸다.

우주에서 내려다보면 다이아몬드 채굴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인다. 미 항공우주국(NASA) 위성이 촬영한 사진에 황폐화된 채굴지역의 모습이 보인다. 물을 자주 사용하는 채굴공정이 하류에 거주하는 사람과 동물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렇다고 인공 다이아몬드가 반드시 더 친환경이지는 않다.친 조교수는 “인공 다이아몬드가 천연 다이아몬드보다 더 ‘친환경’이냐는 데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특히 실험실 또는 공장에서 다이아몬드를 생산하는 데도 에너지, 몇몇 경우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사실에서 기인한다. 현재 인공 다이아몬드의 시장 규모가 작다는 사실도 한 가지 변수다. 친 조교수는 “합성 다이아몬드 업계가 규모의 경제 효과를 얻을 만한 수준에 도달했는지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에코 다이아몬드’를 판매하는 미아돈나사의 반지는 인공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졌다.
그렇다 해도 캐나다 에카티 다이아몬드 광산과 미국 플로리다 주 제메시스 다이아몬드 연구소의 데이터를 보면 인공 생산된 다이아몬드가 캐럿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5배가량 적었다. 캐럿 당 탄소 배출량이 합성 다이아몬드의 경우 12㎏인 반면 천연 다이아몬드는 65㎏이었다. 그리고 데이터는 캐럿 당 이산화탄소 수치만 반영됐을 뿐 다이아몬드 채굴이 광산 인근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비롯한 기타 환경적 피해는 포함되지 않았다.

천연 다이아몬드를 발견하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채굴 업자들은 해저 등 더 멀고 깊숙한 지역을 찾아간다. 이는 더 많은 생태계와 동식물 서식지가 파괴된다는 의미다. 앤더슨 대표는 “다이아몬드 매장량이 바닥나고 있다”며 “그에 따라 채굴업자들이 사실상 환경을 전보다 더 많이 파괴한다”고 말했다.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인공 다이아몬드 합성 과정은 냉동실에서 얼음을 만드는 비슷하다. 북극이나 남극에 가서 얼음을 캐내 그에 의존하는 생태계를 파괴하거나 아니면 냉장고의 얼음 트레이에 물을 채우는 방법이 있다. 인공합성 공장에선 지구가 탄소에 작용하는 과정을 단지 더 빨리 진행할 뿐이다. 앤더슨 대표는 “지구에서 탄소 결정화가 진행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통제된 환경에서 합성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각 다이아몬드의 제조원을 추적해 고객에게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정확하게 알려줄 수 있다. 제품 유통 과정의 탄소 배출을 상쇄하기 위해 앤더슨 대표는 국제자연보호협회(Nature Conservancy)와 제휴했다. 그들은 제품을 출하할 때마다 나무 한 그루를 심어 삼림재생 노력을 돕는다. 또한 보석 생산에 사용된 물을 재활용하고 재활용 금속을 사용한다고 그녀는 말했다.

모건 스탠리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2020년에는 인공 다이아몬드가 보석급 멜레(원료 형태에서 0.5캐럿 이하) 다이아몬드 시장의 15%, 더 대형 다이아몬드 시장의 7.5%를 차지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보고서 발표 당시 글로벌 다이아몬드 원석 시장에서 인공 제품의 비중은 금액 기준 약 1%에 불과했다.

앤더슨 대표는 2005년 회사 창업 이후 천연 다이아몬드에 대한 지속가능한 대안을 찾는 고객이 증가해 왔다고 말했다. 일례로 밀레니엄 세대가 약혼하기 시작하면서 인공 다이아몬드가 대안으로 떠오른다. 또한 “요즘 다이아몬드뿐 아니라 온갖 제품의 원산지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그녀는 말했다. “소비자가 자신의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신경 쓴다.”

- 니나 고들루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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