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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하느냐 사는냐’ 몸집이 열쇠

‘멸종하느냐 사는냐’ 몸집이 열쇠

아주 작거나 큰 척추동물이 가장 위험해 …서식지 크기와 인간의 활동도 중요한 멸종 위협 요인
코모도 왕도마뱀처럼 몸집이 큰 동물의 보존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지구에 제6차 대멸종기(인위적 원인에 의한 동·식물 종 대량 급감)가 닥치고 있다는 과학자들의 경고가 나왔다. 지난 25년 동안 모든 척추동물 종의 30% 이상에서 개체수 감소 현상이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세계 각지의 척추동물 수천 종을 분석한 연구자들은 몸집 크기가 멸종 위험의 수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을 발견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멸종의 다른 중요한 위협 요인은 해당 종의 서식지 규모(특히 몸집이 작은 종의 경우가 서식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와 인간의 활동이었다.

이 연구 결과는 ‘몸집이 아주 크거나 작은 척추동물의 멸종 위험이 가장 크다’는 제목으로 미국 국립과학원회보 온라인판에 최근 실렸다. 연구팀은 척추동물 2만7647종의 몸무게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다. 그 종들의 멸종 위협을 분석한 결과 몸집이 아주 작거나 큰 척추동물의 멸종 위험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육지 동물과 파충류, 양서류, 조류, 해양 동물이 거기에 포함된다.미국 오리건주립대학의 생태학 교수로 논문의 주 저자인 윌리엄 리플은 “동물의 몸집 크기와 동물 종의 멸종 위험 사이에 상관관계가 분명히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그런 사실은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많은 종의 멸종 위험을 평가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스위스·미국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이 멸종 위협을 받는 종을 지정한 ‘적색목록’을 기준으로 삼았다(그중 약 4400종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 연구팀은 몸집 크기가 중간인 동물은 상대적으로 멸종 위협을 적게 받지만 더 크거나 작은 종이 직면한 문제는 그와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리플 교수는 “몸집이 큰 종의 다수는 인간에 의해 죽거나 먹힌다”고 말했다. “몸무게 1㎏ 이상으로 멸종에 취약한 모든 종의 약 90%는 인간의 수렵·채취 활동으로 가장 큰 위협을 받는다. 그 활동은 합법·불법 어획, 육류 소비와 의약 용도의 사냥과 포획, 의도치 않은 부수어획 등 다양한 형태를 띤다.”

다른 한편으로 몸무게가 77g 미만인 작은 종은 서식지 손실과 파괴로 가장 큰 위협을 받는다. 서식지 파괴는 오염이나 벌채, 농업 등 인간의 활동에 따른 결과다. 특히 민물 서식지에 사는 작은 종이 가장 큰 위협을 받는다.

논문에 따르면 보존 활동의 초점이 돼야 할 대형 동물은 고래상어, 대서양 철갑상어, 소말리아 타조, 중국 큰불 도마뱀, 코모도왕도마뱀 등이다. 보존 노력이 필요한 작은 동물로는 클라크 바나나 개구리, 새파이어배 벌새, 회색 도마뱀붙이, 돼지코 박쥐, 크립토토라 타미콜라(걷거나 폭포의 벽을 기어 올라가는 등 특이한 ‘능력’을 가진 물고기) 등이 있다. 이런 다양한 종의 멸종을 막으려면 각각에 적합한 맞춤식 보존 전략이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우리 연구 결과는 대형·소형 종의 취약성을 밝히고 몸집 크기에 따른 위협 수준을 확인함으로써 현재 진행 중인 척추동물 멸종 사태를 중지시키는 데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알려준다. 더구나 우리가 노력하지 않는다면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세계의 척추동물 중에서 몸집이 크거나 작은 동물은 전부 사라질 것이다. 궁극적으로 지구 생명체의 질서를 재편하게 된다는 뜻이다.”

- 히만슈 고엔카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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