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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업종이 가장 먼저 자동화될까

어떤 업종이 가장 먼저 자동화될까

‘로봇이 지배하기’보다는 인간의 지능과 머신 러닝이 결합하는 현상 두드러질 것
향후 20~30년 사이 완전 자동화로 전환되는 최초의 업종은 제품 생산 공장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 / 사진:IBTIMES
요즘 시대엔 신기술이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의 끊임없는 진화를 견인하는 엔진 역할을 한다. 지난 세기 동안 사회는 역사상 어느 시점보다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해 왔으며 갈수록 가속도가 붙는 듯하다. 로봇 기술이 이런 변화에 박차를 가하며 일터를 바꿔놓을 것이다. 전통적으로 사람이 해오던 작업을 넘겨받아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완수하는 방식이다. 불과 20~30년 뒤엔 일부 산업은 로봇에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어떤 업종이 영순위일까?

산업혁명 시대 이후 산업은 계속적으로 큰 변화를 겪어 왔다. 그런 변화가 계속되면서 국제로봇협회(IFR)는 “2년 뒤엔 전 세계의 공장에 140만 개 이상의 산업로봇이 새로 설치된다”고 전망한다. 이런 IFR의 예상을 감안할 때 이들 공장이 향후 20~30년 사이 완전 자동화로 전환되는 최초의 업종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그리고 갈수록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증가하는 세계 인구에게 각종 제품을 끊임없이 더 빠르고 싸게 생산해 공급해야 할 필요성도 또 다른 근거다. 그러나 이것이 그렇게 놀라운 일일까? 공장 자동화는 오래 전부터 확대돼 왔다. 더 흥미로운 개념은 자동화가 공장들을 통합해 더 폭넓게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인더스트리 4.0의 개념은 자동화·사물인터넷·클라우드컴퓨팅, 그리고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다른 시스템과의 연동 능력)과 분산된 의사결정 기능을 수반한다. 다시 말해 공장이 더 ‘스마트’하고 효율적이 된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공장 로봇의 통합뿐 아니라 전체 물류 개념이 변한다. 오늘날 제품 주문 후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는 기본적으로 제품이 다른 장소에서 생산돼 생산 체인이 공급 체인과 단절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동화 수준이 높아지면 생산은 문제되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제품을 어떻게 최대한 빨리 공급하느냐다. 공장이 고객 곁으로 가까이 이동함으로써 지사를 분산화하거나 공급을 자동화해 더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방법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전반적으로 주문과 공급 단계 사이의 시간을 단축해 경제적인 관점에서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둘째, 자율주행 차량은 우리의 교통 개념에 혁명을 가져오고 있다. 이 기술을 개발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안전이다. 국제도로교통안전협회(ASIRT)에 따르면 매년 교통사고로 130만 명이 목숨을 잃는다. 이 같은 자율주행 혁명은 교통 방식의 완전한 재편성을 의미한다. 세계적인 관리와 생산성 측면에서 ‘도로이동’ 시간이 새로운 의미를 띠게 된다. 반복적이고 위험한 작업은 로봇공학의 3D(더럽고 위험하고 단조로운 일)를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는 혁명보다 진화에 가까울 수 있으며 시간이 걸리는 반복적인 과정이다. 이는 대표적으로 자율주차·제동지원·보행자인식·야간식별·열감지·차선감지·교통신호인식 그리고 운전대·시트 경보의 형태로 도로주행차량에 자율주행 기능을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앞으로 20~30년에 걸쳐 자동차를 구입 또는 렌트할 때 이런 과정을 목격하겠지만 자율주행이 갑자기 부상하리라 기대해선 안 된다. 차량·인프라·지도 측면에서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이 같은 현상은 지도 구매와 업데이트 같은 지리정보시스템과 자동차 서비스 측면에서 일단의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시간관리 개념도 변할 것이다. 자율주행 모드로 주행하는 시간에 다른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인간의 생산성·레저 또는 교육 관점에서 차내 광고와 전자상거래가 새로운 노선을 택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두 사례 모두 머신러닝(기계의 자율적인 학습과 성능 향상 과정)을 이용해 자동화를 구현하게 된다. 특히 지도 학습(supervised learning)에서 대량정보 처리, 패턴 인식, 결함 감지 또는 새로운 사고방식의 이점은 대단히 크다. 이런 시스템을 이용하면 사업이 더 ‘스마트’해지고 경쟁력이 강화되고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준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의 변경은 주로 ‘인간의 상식’에 의존하기 때문에 그런 기술의 채택이 통합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 인간은 상식과 사고에 대단히 능하고 컴퓨터는 팩트·패턴·기초데이터·숫자·그래프·도표·지표 제시에 극히 뛰어나다. 따라서 장차 ‘로봇이 점령하기’보다는 인간의 지능과 머신러닝이 결합하는 추세가 두드러질 것이다.

끝으로 비판적 사고·상담·맞춤화·예술·디자인·특화 고객서비스·공감·동정 같은 분야가 단기간 내에 로봇기술에 완전 통합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시 말해 창의성·감정 그리고 사회적 지능과 인적 접촉이 수반되는 분야는 로봇이 접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모두 기계를 통해 생성·번역하기 어려운 인간적 특성이다. 따라서 이런 능력에 의존하는 역할과 업종은 한동안은 로봇 혁명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

흥미롭게도 로봇공학의 부상은 앞으로 한동안 로봇혁명으로부터 안전한 새 직업군을 탄생시켰다. 프랑스 작가 볼테르가 말했듯이 “근로는 악행·권태·빈곤의 3대악으로부터 인간을 구해준다(work saves us from three great evils: vice, boredom and need)”. 임박한 로봇 혁명에도 불구하고 ‘일’은 계속될 듯하며 단지 ‘일’의 성격만 변하게 될 전망이다.



※ [필자는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 학술지(IEEE) 로봇공학·자동화 학회 회원으로 박사다.]- 안토니오 에스핀가데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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