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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 사이트까지 넘본 인공지능

포르노 사이트까지 넘본 인공지능

플랫폼 전반의 500만 편이 넘는 동영상 스캔하고 키워드 달아 테마나 취향에 따라 검색하기 쉽게 한다
폰허브는 앞으로 인공지능을 이용해 포르노 연기자와 취향을 찾아내도록 할 예정이다. / 사진:PORNHUB
인기 성인 사이트 폰허브가 지난 10월 11일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비디오를 분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 컴퓨터에서 사람의 눈과 같은 역할을 하는 시각정보처리기술)을 통해 1만 명 이상의 연기자에 태깅(이미지나 파일 등에 키워드를 다는 것)하는 방식이다.

폰허브의 코리 프라이스 부사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그 모델의 베타버전을 테스트한 지난 한 달 동안에만 포르노 스타를 추가 또는 제거한 5만 건의 비디오를 키워드로 스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폰허브는 플랫폼 전반에 걸쳐 500만 편 이상의 동영상을 스캔해 태그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연기자뿐 아니라 테마·특성·체위에 따라 동영상을 항목별로 분류한다. 이는 포르노 업계의 프라이버시와 연기자의 동의에 관해 새로운 의문을 제기한다.

혁신기술 전문 매체 벤처비트는 폰허브의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되는 데 동의한 연기자에게만 얼굴인식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분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기자 조애나 앤젤은 “내 이름이 알려지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도움이 된다”고 IB타임스에 말했다. “폰허브에 내 정보를 올릴 때는 우리 사이트로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광고 효과를 기대하지만 항상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폰허브는 무료 콘텐트를 제대로 검열하지 않고 취합해 섹스 산업 전반에 걸쳐 널리 비판 받는다. 성인 영화제작자 에리카 러스트는 “이들 사이트가 제공하는 콘텐트는 극히 인종차별적이고 여성혐오적이고 쇼비니즘(맹목적 남녀차별)적”이라고 바이스 미디어에 말했다. 반면 연기자 앤젤은 폰허브와 함께 일하는 데 만족감을 표하며 자신들의 폰허브 콘텐트로 수익을 올릴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낸 연기자를 많이 안다고 말한다. “싫든 좋든 포르노 트래픽이 가장 많은 사이트다.”

이 사이트는 조회 수가 하루 8000만 건에 달하며 계속 증가한다. 벤처비트에 따르면 프라이스 부사장은 “우리가 갖고 있던 비디오 태깅 시스템은 구식이어서 그렇게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요즘엔 특히 인공지능과 컴퓨터 비전 분야에서 신기술이 쏟아져나옴에 따라 우리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콘텐트 태깅을 크게 향상시키는 모델을 실현할 수 있다.” IT 전문매체 마더보드는 이 AI 기술로 수집되는 데이터가 누구 소유가 될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폰허브는 새 소프트웨어의 출처를 아직까지 밝히지 않았다.
사진:PORNHUB
프라이스 부사장은 이메일 답장에서 ‘우리 파트너는 컴퓨터 비전을 전문으로 하는 대단히 유명한 업체’라고 IB타임스에 전했다. ‘전에는 검색해도 나오지 않던 콘텐트를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된다. 정확도도 향상된다. 종종 포르노 스타가 우리에게 연락해 비디오에서 부적절하게 분류됐으니 태그를 바꿔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폰허브는 유튜브처럼 거의 누구나 비디오를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프라이버시 문제를 우려하는 법률 전문가도 있다. 따라서 때로는 리벤지 포르노(헤어진 전 애인의 사진·영상을 본인의 허가 없이 인터넷 상에 공개하는 것) 같은 불법 콘텐트 유포에도 사용된다. 이 시스템은 향후 AI 소프트웨어 제공업체가 다른 소셜미디어에 이 데이터를 연결할 경우 쉽게 문제가 될 수 있다.

기술전문 변호사 닐 브라운은 마더보드에 이렇게 말했다. “예를 들어 전 애인이 허가 없이 자신의 동영상을 업로드했다고 상상해 보라. 사이트의 소장 콘텐트에 인공지능이 적용된 결과 자신과 관련된 모든 비디오와 같은 그룹으로 분류될 뿐 아니라 이름, 페이스북 또는 트위터 프로필 등까지 포함된다.” 성노동자와 닮은꼴을 찾아내는 기술을 연구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폰스타.ID 사이트에 설치된 이미지 검색 소프트웨어는 웹 전반의 콘텐트와 7000여 명의 연기자를 연결시켰다고 한다.

팬이 자신이 좋아하는 연기자를 찾아내고자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페티시(특정 사물에의 성적 집착)와 취향별로 AI 기반 태그를 포함하는 폰허브의 계획으로 시청자가 원치 않는 콘텐트를 건너뛰고 원하는 콘텐트를 찾기가 쉬워질 것이다. 모든 걸 감안할 때 앤젤은 폰허브의 최근 조치에 관해 아무런 걱정도 없는 듯했다. 그녀는 갈수록 경쟁이 격화되는 플랫폼에서 더 많은 노출 기회를 환영했다.

그녀는 “지금은 폰허브를 직접 상대하는 스튜디오와 연기자가 충분해 불법 콘텐트가 상당히 빨리 내려지거나 또는 찾기가 어렵다”며 “인공지능이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리 쿠엔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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