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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 데드’를 다시 위대하게”

“‘워킹 데드’를 다시 위대하게”

시즌 8 시작한 좀비 드라마 시리즈, 떨어진 시청률 올리고 장수하기 위한 비결 5가지
드라마에 텔테일의 내러티브 게임 ‘워킹 데드’의 인기 캐릭터 클레멘타인을 등장시키면 흥미 유발에 도움이 될 듯하다. / 사진:TELLTALE GAMES
미국 AMC 방송의 좀비 드라마 시리즈 ‘워킹 데드’ 시즌 8이 지난 10월 22일(국내는 폭스 채널에서 10월 23일) 시작됐다. 그동안 수많은 좀비와 정신병자들이 등장하고 뜻밖의 반전과 충격적인 죽음이 어지럽게 펼쳐졌던 이 드라마가 시즌 8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워킹 데드’는 시즌 7에서 5년 만에 최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약간 지루한 느낌도 주었지만 여전히 인기가 높다. 이 드라마를 장기적으로 이끌어 가고 싶다면 스콧 김플을 필두로 한 제작팀은 대대적인 개혁에 나서야 할 듯하다. AMC는 시즌 8이 ‘전면전’이 될 거라고 설명했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할 수 있다. ‘워킹 데드’는 우리가 ‘왕좌의 게임’ 시즌 7에서 목격했던 것과 같은 엄청난 변화가 필요하다. 뉴스위크가 몇 가지 방안을 제안한다.
 팬들에게 친숙한 캐릭터를 등장시켜라
만화책의 인기 캐릭터 미숀이 ‘워킹 데드’ 시즌 2에 등장했을 때를 기억하는가? 분노에 찬 그녀는 두 좀비의 팔과 아래턱뼈를 잘라버린 뒤 쇠사슬에 묶어서 휘둘러 릭을 경악하게 하고 관객에게 스릴을 안겼다. 시즌 8에 이 시리즈의 골수 팬들에게 친숙한 비디오 게임 캐릭터가 등장한다면 어떨까? 클레멘타인은 텔테일의 ‘워킹 데드’ 비디오 게임 첫 번째 시즌에서 사랑스러운 조연으로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 게임을 하는 팬들은 클레멘타인을 오랜 지인처럼 친숙하게 느끼며 만약 드라마에 그녀가 등장한다면 매우 반길 듯하다. 게다가 어린 아시아계 미국인인 클레멘타인은 드라마에 다양성을 더해줄 것이다.
 진부한 캐릭터는 퇴출시켜라
갑옷 입은 좀비 윈슬로는 이 시리즈에서 가장 인상 깊은 좀비 캐릭터로 꼽힌다. / 사진:AMC
시즌 7이 시작됐을 때 시청자가 가장 궁금하게 여겼던 건 ‘네간에게 죽임을 당하는 게 누구일까?’였다. AMC는 모든 주인공이 네간의 방망이 루실을 노려보는 이미지를 내보내 팬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킨 뒤 어떤 캐릭터가 살아남을지 시즌 내내 헷갈리게 만들었다. 김플은 만화책에서처럼 글렌을 죽이지만 아브라함 역시 네간의 손에 죽게 만든다. 이 잔인하고 우울한 에피소드가 나간 뒤 시청률이 뚝 떨어졌다. AMC는 시즌 8을 홍보할 때 2가지 전략을 이용했다. 우선 ‘전면전’이라는 부제로 대립하는 세력 간에 많은 죽음과 문화적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예고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서 릭 그라임스가 죽을지를 추측하는 기사가 온라인에 많이 떠돌아다니도록 만들었다. 릭은 재미있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전형적인 주인공의 면모를 지녔다. 신념이 굳고 결점이 많으며 예측할 수 있다. 릭을 죽이면 그 캐릭터 없이 드라마가 어떻게 흘러가는지가 궁금해서라도 시청자가 드라마를 다시 보게 될 것이다.
 좀비를 진화시켜라
좀비는 퇴화한다. 이것이 이 드라마의 현실이다. 요즘 릭과 그 일당이 네간의 추종자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무기로 사용하는 좀비들은 시즌 1에서 본 살집이 있고 진물이 흐르는 괴물과는 달리 바싹 마르고 불안정해 보인다. 좀비가 먹이사슬에서 자신들의 역할에 근거해 스스로 행동과 전술을 가다듬게 만들면 어떨까?

그렇다고 좀비가 갑자기 고도로 진화된 인간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스티븐 킹의 소설 ‘셀’과 영국의 SF 영화 ‘멜라니: 인류의 마지막 희망인 소녀’에서는 이런 스토리라인이 자연스럽게 구현되긴 하지만 말이다). 그보다는 각자의 체형에 맞는 사냥 전술을 이용해 몇 그룹으로 나눠서 활동하면 어떨까? 인기 좀비 비디오 게임 ‘레프트 4 데드’에는 여러 유형의 무시무시한 좀비가 등장한다. 예를 들어 원래 비만한 사람이었던 ‘부머’ 좀비는 특별한 종류의 담즙을 토해내 상대를 공격한다. 그리고 썩어가는 그들의 몸속에서 나는 냄새가 다른 좀비를 불러모은다. 또 유난히 팔이 긴 ‘자키’ 좀비는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사람의 어깨에 올라타기를 좋아한다. 그런가 하면 ‘스모커’ 좀비는 긴 혀로 사람을 둘둘 말아 꼼짝 못하게 해 다른 좀비의 공격을 받도록 만든다.

‘워킹 데드’도 때때로 색다른 유형의 좀비를 등장시켜 팬들과 평단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릭이 윈슬로라는 이름의 갑옷 입은 좀비와 싸울 때 그 실험적인 비주얼이 시청자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요즘 ‘워킹 데드’의 좀비는 겉모습도 행동도 모두 똑같아 보여 흥미를 떨어뜨린다.
 과감한 시간 도약을 감행해라
시즌 8 예고편에 등장한 미래 장면 속 ‘나이 든 릭’의 모습은 수많은 추측 기사를 낳았다. / 사진:AMC
시즌 7에서 시간 도약은 좀 지루했다.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대목에서 시청자에게 필요한 정보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인 듯하다. 만약 시즌 8의 마지막에서 몇 십 년 앞으로 과감한 시간 도약을 한다면 어떨까? 예를 들어 칼 그라임스가 여전히 좀비들로 파괴된 세계에서 인간 수용소를 운영한다면 작가들은 신선하고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만들어낼 수 있을 듯하다.
 세계로 시야를 넓혀라
‘워킹 데드’가 미디어나 테크놀로지와 단절된 미국 남동부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팬들은 좀비로 인한 대재앙이 미국에 국한된 것인지 아닌지 알 길이 없다. 시야를 좀 넓혀보면 어떨까? 예를 들어 미국 남부가 외부와 격리돼 그 안에서 릭의 친구들이 서로를 죽이는 와중에도 뉴욕 사람들은 정상적인 생활을 해나가는 상황을 그린다든가 말이다. 아니면 세계 각국 정부들이 미국은 좀비 바이러스 때문에 망할 것으로 판단해 등을 돌린다면 어떨까?

또 미국 이외의 환경을 배경으로 한 좀비 이야기는 시청자가 목말라하는 흥미진진한 문화적 차이를 보여줄 수 있다. 2013년 파라마운트 픽처스는 맥스 브룩스의 소설 ‘월드워Z’를 형편없는 액션 영화로 만들었다. 하지만 ‘나라마다 좀비를 다루는 방식이 다르다’는 책의 요지는 여전히 흥미롭다. ‘워킹 데드’는 이런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무대를 통째로 바꿀 필요는 없다. 캐릭터들이 단파 라디오를 작동시켜 외부 소식을 들을 수 있게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 에밀리 고데트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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