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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에게 첨단기술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스파이에게 첨단기술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신분 위장하기 더 어려워져 … 생체인식과 빅데이터 분석기술은 양날의 칼로 작용해
스파이가 소셜미디어 위장 아이디를 계속 유지하지 않을 경우 노출될 수 있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서 스파이 활동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소셜미디어의 등장 이후 신분을 위장해 은밀하게 비밀을 훔쳐내기가 더 어려워졌다. 한편 얼굴 스캐닝 생체인식부터 빅데이터 분석기술에 이르는 첨단 기술은 축복인 동시에 저주가 됐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영국의 MI6 즉 비밀정보부(SIS)를 포함한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이런 문제를 잘 알고 있다. 인터넷이 첩보 게임을 바꿔놓았다고 2명의 정보요원 출신이 국가안보 블로그 사이퍼 브리프에 밝혔다.

CIA 지국장을 지낸 대니얼 호프먼은 “적대적인 정보기관들이 우리의 소셜미디어에 초점을 맞춘다”며 “누군가 정보요원이거나 추적할 만한 가치가 있는 요주의 인물이라는 의심이 들면 그들의 소셜미디어를 철저히 해부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트위터·링크드인 같은 플랫폼은 민간인에게는 유용한 수단이지만 해외에서 비밀첩보 활동을 하는 스파이라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CIA 국가비밀국 부국장을 지낸 마크 켈턴의 설명이다.

그는 첩보원의 소셜미디어 활동이 레전드로도 알려진 위장 신분과의 일관성이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사이버 브리프에 밝혔다. 10년 뒤 합류할 미래 첩보원이 사용할 소셜미디어 프로필을 미리 준비하는 기관도 있을지 모른다고 사이퍼 브리프는 지적했다.

켈턴 전 부국장은 요즘엔 한번 스파이로 의심받으면 방첩당국으로부터 얼마나 심한 감시를 받는지, 그리고 소셜채널들이 어떻게 현미경 조사를 받는지 설명했다. “요즘 젊은이는 항상 인터넷을 이용하며 대부분 소셜미디어 활동을 한다. 그런 활동이 없으면 사람들은 의문을 품고 온라인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살핀다. 누구와 접촉하는지, 무엇을 하는지, 적극적으로 계속하는 일인지, 아니면 휴면 중인지, 그리고 왜 활동을 안 하는지 등. 이런 온갖 의문이 꼬리를 문다.”

전 세계의 방첩 당국자들은 예컨대 링크드인을 훑으며 타임라인을 자신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과 대조한다. 이들 전문가는 또한 온라인 프로필을 스캔하거나 타깃에 얼굴인식 소프트웨어를 적용한다. 통상적으로 공항이나 국경 검문소 같은 공공공간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한다.

켈턴 전 부국장은 “단 하나의 실수나 오류로 모든 작전을 접어야 하거나 노출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난다”며 “요즘엔 정보분야에서 카메라를 포함한 그런 유의 문제를 일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는 2010년 팔레스타인 전투원 마흐무드 알-마부가 이스라엘 공작원 팀에게 암살당한 뒤 집중 조명을 받았다. 타깃이 암살당한 호텔 CCTV에 공작원 팀이 포착돼 그들의 신원이 드러났다. 거기서 끝나지 않고 그 동영상이 나중에 유튜브에 올려졌다.

최근 영국에선 얼굴인식과 소셜네트워킹을 포함한 첨단기술이 어떻게 양날의 칼이 됐는지 첩보 수장들이 논평하기도 했다. 현대 컴퓨터 시스템의 발달로 예컨대 위장 신분으로 여행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알렉스 영거 MI6 국장은 “정보혁명으로 우리의 작전환경이 근본적인 변화를 겪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보안 컨퍼런스에 참석해 미국 국가안보국(NSA)을 찬양하는 자리에서였다. “5년 뒤에는 두 종류의 첩보 기관이 남게 될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진화한 진영과 그런 흐름을 놓쳐 도태되는 진영이다. MI6는 전자에 속하게 만들 작정이다.”

- 제이슨 머독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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