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기업 망친 경영자의 10대 오판

기업 망친 경영자의 10대 오판

‘해리 포터’ 퇴짜 놓은 출판사, 비틀스 돌려보낸 음반사 등 훗날 땅을 치며 후회했을 사건은?아무리 대기업이라도 실수는 피할 수 없다. 기업경영상 사상 최대 판단미스 톱 10 리스트가 발표됐다. 사무공간 비교 사이트 런던오피시스닷컴이 작성한 이 리스트에서 지난 수년간 잘못된 사업적 결정으로 일을 망친 몇몇 대기업으로 영국 로열메일, 블록버스터 비디오, M&M 초콜렛의 마스 등이 꼽혔다.

대박 계약과 기회를 걷어차고, 판단미스로 잘못된 마케팅 결정을 내리는 등 아무리 높은 수익을 올리는 기업이라도 터무니없는 실책을 피할 수 없었다.

 1. 해리 포터를 퇴짜 놓은 런던 출판사
.J K. 롤링은 자신의 첫 작품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하퍼콜린스와 펭귄 등 수십 개 출판사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어떤 대형 출판사도 롤링이 그린 마법의 세계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퇴짜를 놓았다.

대신 블룸스베리라는 지명도 낮은 소형 출판사 CEO가 여덟 살 짜리 딸의 간청에 못 이겨 계약하기로 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관련 상품 시장 규모가 약 27조4000억원선에 달하면서 포터마니아가 절정에 달하고 있다. 당초 퇴짜를 놓았던 출판사들은 필시 땅을 치며 후회할 듯하다.

 2. 비틀즈를 돌려보낸 데카 레코드
데카 레코드 관계자 2명이 1962년 비틀즈를 오디션에 초대했지만 깊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 그들은 계약하지 않겠다고 비틀즈 매니저에게 통보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룹의 시대는 지나갔다. 특히 기타를 든 4인조 그룹의 시대는 끝났다.” 비틀즈는 대신 EMI 레코드와 계약해 사상 가장 유명하고 성공한 밴드 중 하나로 떠올랐다.

 3. 콘시그니아로 개명한 로열메일 그룹
영국 우편물 배송업체 로열메일은 2001년 새 천 년을 맞아 브랜드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콘시그니아라는 이름은 회사의 업무 범위가 광범위하다는 뜻을 담으려는 의도였지만 불과 18개월 만에 그 브랜드가 폐기되면서 존 로버츠 당시 CEO가 물러나고 회사는 약 29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4. 구글을 놓친 엑사이트
1996년 엑사이트의 조지 벨 전 CEO는 당시 소기업이던 구글을 75만 달러라는 헐값에 인수할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만한 가치가 없다고 보고 인수 제의를 거절했다. 구글은 보란 듯이 성장을 거듭해 세계를 정복하면서 시가총액 약 260조원을 웃도는 세계 최고 가치 브랜드로 떠올랐다.

 5. 마이크로소프트의 챗봇 실패
대화형 인공지능(AI)의 선도적 업체가 되고자 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트위터를 통해 인간과 대화하는 ‘챗봇’을 개발했다. ‘테이’라는 이름의 이 봇은 AI가 인간으로부터 어떻게 배울 수 있는지를 입증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는 트위터 이용자들이 종종 드러내는 인종차별·성차별적인 관점을 MS가 고려하지 않으면서 파국을 맞았다. 테이가 금방 상스럽고 무례한 말투를 배우면서 계정을 개설한 지 16시간도 안돼 사용 정지됐다. 이 사건이 브랜드에 어떤 후유증을 남겼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6. 넷플릭스를 외면한 블록버스터
넷플릭스 등장 전에는 홈비디오 대여점이 전성기를 구가하며 블록버스터 비디오가 시장의 절대적인 지배자였다. 블록버스터는 2000년대 초 신생기업 넷플릭스를 5000만 달러에 인수할 기회를 걷어찼다. 그리고 이 결정으로 회사는 결국 몰락의 길을 걸었다. 반면 그 뒤 홈비디오 대여시장이 사양길을 걷는 동안 넷플릭스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7. 뉴코크의 실패
1985년 실시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코카콜라는 고객이 실제론 라이벌 펩시의 단맛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코카콜라는 이 사실만으로 100년 전통의 레시피를 바꾸기로 결정하고 ‘뉴코크’를 개발했지만 결국 보기 좋게 실패하고 말았다. 팬들은 이 ‘더 좋은’ 새 레시피에 불만을 나타내며 옛 맛의 복원을 요구했다. 얼마 뒤 ‘뉴코크’는 시장에서 완전히 종적을 감춰 버렸다.

 8. E.T.를 문전박대한 M&M 초콜렛
영화사 앰블린 프러덕션이 새로 제작 중인 영화 ET에 인기 초콜릿 M&M을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왜 그랬는지는 불확실하지만 마스의 광고예산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뻔한 설을 포함해 여러 해 동안 해석이 분분했다.

대신 숨어 있는 작은 외계인을 유인해 낼 때 꼬마 주인공 엘리엇이 사용한 초콜렛은 허쉬즈 초콜릿의 리지스 피시스였다. 그 뒤 이 초콜릿은 일정 부분 이 카메오 출연 덕분에 지난 30년 동안 절정의 인기를 구가해 왔다.

 9. 불법무기를 유통한 EA
미국 굴지의 비디오게임 업체인 일렉트로닉 아츠(EA)는 비디오게임 ‘대부 II’ 홍보 이벤트의 일환으로 나무상자에 든 브래스너클(주먹에 끼워 펀치의 강도를 높이는 금속 무기)을 공급했다. 재미있고 콘텐트와 어울리는 선물이었지만 일명 너클더스터(knuckle dusters)로도 불리는 브래스너클은 그것이 배달된 미국의 많은 주에서 불법무기로 간주됐다. EA는 브래스너클 발송이 실수였음을 깨닫고 곧바로 모든 소포를 거둬들였다.

 10. 시대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모토로라
모토로라는 스마트폰이 처음 일반 대중의 관심을 모으던 시기인 2006년 얇고 세련된 레이저폰으로 시장의 22%를 점유하며 선두로 치고 나갔다. 그러나 흐름이 급속도로 바뀌었다. 모토로라가 레이저의 첫 업데이트 모델을 내놓을 즈음 아이폰과 블랙베리에 시장 선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모토로라의 혁신이 정체된 6개월 사이 점유율이 90% 이상 줄어들었고 다시는 왕좌를 되찾지 못했다.

런던오피스닷컴의 크리스 메리디스는 “대다수 중견 사업가들은 기업을 경영하는 동안 특정 시점에 자신이 내렸던 문제의 결정을 최소한 한 가지 이상 손꼽을 수 있겠지만 이 리스트 항목에 비견될 만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우리 리스트의 판단 미스는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벌인 새로운 시도의 결과인 경우도 있고 기업이 현실에 안주해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이는 이런 문제에 딱 떨어지는 정답은 없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모두 각자의 개별적인 상황을 얼마나 정확히 판단하느냐로 귀결된다.”

- 아이비타임즈 편집부

[뉴스위크 한국판 2018년 1월 15일자에 실린 기사를 전재합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네오위즈 인기 모바일게임 ‘고양이와 스프’, 중국 정식 출시

2‘세계 3대 시장’ 인도 방문한 정의선 회장…”“인도권역은 현대차그룹의 성장에 큰 기여”

3 메모리 ‘봄’…SK하이닉스 1Q 매출 12조4296억, 영업이익 2조8860억

4넷마블의 비밀병기 ‘아스달 연대기’…IP 저력 보여줄까

5GS25, 오양주로 빚은 한정판 막걸리 업계 최초 출시

6편의점서 금테크… CU, 1g 카드형 골드 이틀 만에 완판

7‘베이징 모터쇼’ 4년 만에 역대급으로 돌아왔다

8“2030 소비자 잡아라”…홈쇼핑, 젊어지는 이유는

9“전자담배 발명 보상 못받아”…KT&G 前연구원, 2.8조 소송

실시간 뉴스

1네오위즈 인기 모바일게임 ‘고양이와 스프’, 중국 정식 출시

2‘세계 3대 시장’ 인도 방문한 정의선 회장…”“인도권역은 현대차그룹의 성장에 큰 기여”

3 메모리 ‘봄’…SK하이닉스 1Q 매출 12조4296억, 영업이익 2조8860억

4넷마블의 비밀병기 ‘아스달 연대기’…IP 저력 보여줄까

5GS25, 오양주로 빚은 한정판 막걸리 업계 최초 출시